어릴 적 기억 속에는 늘 북적이는 시장의 활기가 가득하다. 왁자지껄한 사람들, 맛있는 음식 냄새, 그리고 덤으로 얻어오는 따뜻한 인심까지. 증평 장뜰시장은 내게 그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나는,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 설레는 마음으로 시장 골목을 누볐다. 오늘 나의 발길을 멈추게 한 곳은 바로, 장뜰순대였다.
충주 방향으로 향하는 길, 혹은 증평역을 이용하는 이들에게 이곳은 이미 입소문이 자자한 맛집이라고 한다. 낡은 간판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은, 이곳의 깊은 맛을 짐작하게 했다. 붉은색 간판에 큼지막하게 쓰인 ‘장뜰순대’ 네 글자가 정겹게 느껴진다. 하늘을 가득 채운 전선들 아래, 오랜 시간 이 자리를 지켜온 듯한 건물이 묵묵히 서 있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예상대로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테이블마다 놓인 스테인리스 물통과 컵, 그리고 가지런히 놓인 양념통들이 깔끔하게 정돈된 느낌을 주었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혼자 방문한 나도 어색함 없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순대국밥을 비롯해 머릿고기 수육, 순대, 곱창볶음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순대국밥을 주문했다. 특히 이곳은 순대국밥 종류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일반 순대국밥은 물론, 내장만, 순대만 등 자신이 좋아하는 부위만 선택해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잠시 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순대국밥이 눈앞에 놓였다. 뽀얀 국물 위로 송송 썰린 파와 깨가 듬뿍 뿌려져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뚝배기 안에는 머릿고기, 내장, 순대가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보기만 해도 든든해지는 양이었다. 9000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가장 먼저 국물 맛을 보았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나지 않고, 깊고 깔끔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맑은 육수 덕분에 느끼함 없이, 뜨거운데도 계속해서 국물을 들이키게 되는 매력이 있었다.
테이블 한 켠에는 순대국밥을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양념이 준비되어 있었다. 새우젓, 양념장, 고추 다진 것 등이 스테인리스 뚜껑이 덮인 채 위생적으로 보관되어 있었다. 나는 내 입맛에 맞게 새우젓과 다진 고추를 조금씩 넣어 간을 맞추었다.

함께 나온 깍두기와 김치도 훌륭했다. 깍두기는 적당히 달콤하면서 시원했고, 김치는 잘 익어 순대국밥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특히 김치는 푹 익은 상태로, 국밥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반찬은 깔끔한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왔다.
머릿고기는 쫄깃하면서 부드러웠고, 내장은 신선한지 냄새 없이 고소했다. 특히 순대는 찹쌀순대인지 쫀득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국밥에 들어있는 고기의 양도 푸짐해서,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느낌이었다.

순대국밥을 먹다 보니, 자연스레 소주 한 잔이 생각났다. 시원하게 냉장된 소주를 주문하여, 뚝배기 한 켠에 살짝 부어 마시니, 그 맛이 더욱 깊어졌다. 이 맛에 고향을 찾는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혼자 와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아마도 나처럼, 이곳의 맛을 잊지 못해 찾아오는 단골손님들이겠지. 벽 한쪽에는 메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적혀 있어,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도 쉽게 메뉴를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였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하니, 사장님 내외분이 환한 미소로 나를 맞이해주셨다. “오랜만에 오셨네요.” 라는 따뜻한 인사에, 마치 고향집에 온 듯한 푸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변함없는 맛과 친절함 덕분에, 이곳을 한 번 찾은 사람들은 단골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가게가 대로변 안쪽 이면도로에 위치하고 있어, 주차가 다소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장뜰시장 공영주차장이나 인근 골목에 주차를 하면 되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가게 문을 나섰다. 따뜻한 국물 덕분인지, 온몸이 훈훈해지는 기분이었다. 증평에 다시 올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방문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정겹고 토속적인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증평 맛집 장뜰순대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특히 장뜰시장 근처에서 식사를 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오랜만에 방문한 고향에서,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던 증평 장뜰순대. 이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