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대학교 친구 녀석을 만나러 인천에 가게 되었다. 녀석의 캠퍼스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인하대. 학교 구경도 시켜주고, 맛있는 저녁도 사주겠다며 어찌나 호들갑인지. 대체 얼마나 대단한 곳이기에 저리 설레발을 칠까, 반신반의하며 약속 장소로 향했다.
“여기 완전 핫플이야! 인하대 학생들 사이에서 모르면 간첩 소리 듣는 곳이지!” 녀석의 자신만만한 외침과 함께 도착한 곳은 아담한 일식집, ‘가메이’였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식당이었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훨씬 아늑하고 정감 있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은은한 조명 아래 나무 테이블이 놓여 있고, 벽에는 일본풍 소품들이 걸려 있어 마치 일본 가정집에 놀러 온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나는 친구를 따라 주문을 하기 위해 키오스크 앞으로 향했다. 메뉴는 덮밥, 나베, 초밥 등 다양한 일식 메뉴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친구는 망설임 없이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김치치즈가츠동’을 추천했다. 김치와 치즈, 돈가스의 조합이라니… 상상만으로도 침샘이 폭발하는 듯했다. 친구는 연어 덮밥인 ‘사케동’을 골랐다. 그러고 보니 다른 테이블을 둘러봐도 사케동을 하나씩은 꼭 시킨 듯했다.

주문을 마치고 가게를 둘러보니, 곳곳에서 일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나무로 된 벽에는 일본 전통 그림이 걸려 있고, 천장에는 앙증맞은 등이 달려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친구는 ‘가메이’에 얽힌 추억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여기 진짜 오래된 맛집이거든. 내가 신입생 때부터 다녔으니까… 벌써 10년도 더 됐네.” 녀석의 눈빛이 그 시절 풋풋했던 대학생으로 돌아간 듯했다. “그때는 돈이 없어서 늘 김치치즈가츠동만 먹었지. 양도 많고 가격도 착해서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 녀석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나 역시 학창 시절 친구들과 함께했던 추억들이 떠올랐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뉴가 나왔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치치즈가츠동’의 비주얼은 상상 이상이었다. 붉은 김치와 하얀 치즈, 갈색 돈가스가 어우러진 모습은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연어와 신선한 채소가 듬뿍 올려진 ‘사케동’ 역시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젓가락을 들고 ‘김치치즈가츠동’을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 바삭한 돈가스와 아삭한 김치, 그리고 고소한 치즈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특히, 적당히 익은 김치의 아삭함과 감칠맛은 느끼할 수 있는 돈가스의 맛을 깔끔하게 잡아주었다. 치즈의 부드러움은 매콤한 김치와 어우러져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친구의 ‘사케동’도 맛보았다. 두툼하게 썰린 연어는 입안에서 살살 녹았고, 신선한 채소는 아삭한 식감을 더해주었다. 밥알 사이사이 스며든 은은한 단촛물은 연어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 주었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는 세트를 시키지 않아도 따뜻한 미니 우동이 함께 제공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추운 날씨에 뜨끈한 우동 국물은 언 몸을 녹여주기에 충분했다. 면발은 탱글탱글했고, 국물은 시원하고 깔끔했다.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역시나 손님들로 가득했다. 늦은 저녁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가메이’를 찾고 있었다. 혼자 와서 덮밥을 즐기는 학생,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 친구들과 함께 식사하는 무리 등 다양한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모두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져 있었다.
친구는 “여기 원래 학생들한테 인기가 진짜 많아.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푸짐해서 가성비가 최고거든.”이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가메이’는 인하대 학생들 사이에서 ‘인하대의 자랑’이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한 맛집이라고 한다. 오랜 시간 동안 학생들의 사랑을 받아온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훌륭한 맛까지. 이 세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가메이’는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었다.
나는 친구에게 “인하대에 이런 맛집이 있는 줄은 몰랐네. 덕분에 정말 맛있는 저녁 먹는다.”라고 말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친구는 쑥스러운 듯 웃으며 “다음에 또 놀러 와. 그때는 다른 메뉴도 먹어보자.”라고 답했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어느덧 어둑한 밤이 내려앉아 있었다. 캠퍼스에는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낭만적인 분위기가 감돌았다.
‘가메이’에서의 저녁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잊고 지냈던 학창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친구와 나눈 이야기들은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따뜻하게 남아있을 것 같다. 인하대에서 맛집을 찾는다면, 혹은 저렴한 가격에 훌륭한 일식을 즐기고 싶다면 ‘가메이’에 꼭 한번 방문해 보길 바란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돌아오는 길, 나는 녀석에게 “진짜 인천 맛집 인정! 다음에 또 데려가 줘!”라고 말했다. 녀석은 어깨를 으쓱하며 “당연하지! 언제든 환영이야!”라고 화답했다. 녀석과의 짧지만 행복했던 인하대 지역 맛집 기행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