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신료에 취해 영혼마저 정화되는 곳, 안산 다문화거리의 히말라야 맛집 차크라

낯선 땅의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는 곳, 안산 다문화거리. 그곳은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지는 특별한 공간이다. 주말 저녁, 나는 그 거리 한켠에 자리잡은 작은 네팔/인도 음식점, ‘차크라’의 문을 열었다.

가게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는 순간부터, 강렬한 향신료의 기운이 마치 히말라야의 차크라처럼 온몸을 감싸는 듯했다. 낡은 듯 정겨운 문을 열자, 네팔 근로자들의 활기찬 대화 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순간, 나는 마치 다른 차원으로 순간 이동한 듯한 착각에 빠졌다.

테이블 위에 가득 차려진 난과 커리, 탄두리 치킨
테이블 위에 가득 차려진 난과 커리, 탄두리 치킨. 이국적인 향신료의 향연이 눈과 코를 자극한다.

인도풍의 이국적인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화려한 색감의 벽 장식과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테이블은 조금 낡았지만, 그마저도 이곳의 오랜 역사를 말해주는 듯했다. 마치 네팔 현지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나는 페어 코스를 주문했다. 사모사, 파코라, 탄두리 치킨, 양고기 커리, 그리고 바나나 망고 라씨 두 잔까지, 테이블이 가득 찰 정도로 푸짐한 구성이었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소주, 와인, 위스키, 맥주 등 주류 라인업도 다양했다. 원하는 대로 음료를 페어링하여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사모사였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매콤한 감자 소로 가득 찬 사모사는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사모사와 파코라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사모사와 파코라. 갓 튀겨져 나와 따뜻하고 향긋하다.

이어서 나온 탄두리 치킨은 겉은 붉고 속은 하얀, 강렬한 비주얼을 자랑했다. 한 입 베어 무니, 훈연 향과 함께 깊은 향신료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겉은 살짝 퍽퍽했지만, 함께 제공된 소스와 양파무침과 곁들여 먹으니 풍미가 더욱 살아났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램 커리였다. 매운맛으로 주문했는데, 입안을 얼얼하게 만드는 매콤함이 정말 최고였다.

매콤한 램 커리
매콤한 램 커리. 깊고 풍부한 향신료의 향이 코를 자극한다.

나는 밥 대신 갈릭난을 선택했는데, 마늘 후레이크가 듬뿍 박혀 있어 풍미를 더했다. 쫄깃한 난에 매콤한 커리를 듬뿍 찍어 먹으니, 그야말로 천상의 조합이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갈릭난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갈릭난.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마늘 향이 일품이다.

양고기볶음밥 또한 훌륭했다. 양고기 특유의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고, 향신료가 적절히 들어가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후식으로 제공된 굴랍자문은 이곳에서 직접 만든다고 했다. 인스턴트 굴랍자문과는 차원이 다른, 깊고 풍부한 단맛이 인상적이었다.

식사를 마치니 사장님께서 밀크티를 서비스로 내어주셨다. 따뜻하고 달콤한 밀크티는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완벽한 선택이었다. 사장님은 외국인이었지만, 한국말이 유창하셨다. 덕분에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탈리를 먹고 싶었는데, 일요일이라서인지 주문이 불가능했다. 다른 테이블에는 탈리가 배달되는 것을 보고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또한 주방에서 가래 끓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 식사에 다소 방해가 되었다. 가게 내부 청결 상태가 조금 아쉬웠다는 의견도 있었다. 창가에 놓인 장식품에는 먼지가 쌓여 있었고, 테이블 위생 상태도 썩 좋지는 않았다. 위생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방문을 고려해봐야 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곳을 다시 방문할 의향이 있다. 저렴한 가격에 제대로 된 인도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음식이 정말 맛있다는 점이 모든 단점을 상쇄할 만큼 매력적이다.

나는 다음번에는 꼭 네팔 메뉴를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조금 더 깔끔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테이블 가득 차려진 커리와 난
테이블 가득 차려진 커리와 난. 다양한 커리를 맛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차크라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를 넘어,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영혼을 정화하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안산 다문화거리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단, 향신료에 익숙하지 않다면 방문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현지의 맛을 그리워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만족할 것이다.

나는 가게를 나서며, 왠지 모를 아쉬움에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여전히 활기찬 웃음소리와 강렬한 향신료 냄새가 가득했다. 나는 다음을 기약하며, 안산 지역 다문화거리의 작은 맛집, 차크라를 뒤로하고 발길을 돌렸다.

다양한 종류의 커리
다양한 종류의 커리. 취향에 따라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고슬고슬한 볶음밥
고슬고슬한 볶음밥. 향신료가 적절히 들어가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탄두리 치킨
겉은 붉고 속은 하얀 탄두리 치킨. 훈연 향과 향신료의 풍미가 일품이다.
다양한 소스와 함께 제공되는 탄두리 치킨
다양한 소스와 함께 제공되는 탄두리 치킨. 취향에 따라 곁들여 먹으면 더욱 맛있다.
붉은 빛깔의 탄두리 치킨
붉은 빛깔의 탄두리 치킨.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
달콤한 라씨
달콤한 라씨. 식사 후 입가심으로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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