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며칠 전부터 눈여겨봤던 동대구역 인근의 작은 이자카야, ‘요모’로 향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은은한 불빛이 새어 나오는 아담한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간판에는 정갈한 글씨체로 ‘四方’이라 적혀 있었고, 그 아래 작은 칠판에는 메뉴가 손글씨로 적혀 있었다. 왠지 모르게, 일본의 어느 골목에서 마주친 듯한 정겨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예상대로 아늑하고 따뜻한 공간이 펼쳐졌다. 다찌 테이블에는 이미 몇몇 손님들이 앉아 있었고, 테이블 석도 거의 다 차 있었다. 평일 저녁인데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곳의 매력에 빠져 있는 듯했다. 나는 다찌 테이블 한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꼬치구이 전문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종류의 꼬치들이 눈에 띄었고, 츠쿠네, 라곰소바 등 다른 메뉴들도 하나같이 맛있어 보였다.

메뉴를 고르기 전, 시원한 아사히 생맥주부터 한 잔 주문했다. 375ml 잔에 담겨 나온 맥주는, 보기만 해도 갈증이 해소되는 듯했다. 황금빛 액체 위로 뽀얗게 쌓인 거품은, 마치 섬세한 예술 작품 같았다. 첫 모금을 들이켜니, 탄산의 청량함과 맥주의 깊은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역시, 야끼토리에는 맥주가 빠질 수 없지!
고민 끝에, 난반세트(치킨난반+꼬지류4종)와 츠쿠네를 주문했다. 주문이 들어가자, 주방에서는 숯불에 꼬치를 굽는 연기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져 왔다. 가게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왠지 모르게 편안하고 활기찬 분위기가 감돌았다. 마치 일본 현지 이자카야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츠쿠네였다. 동그랗고 납작한 모양의 츠쿠네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갈색 소스로 코팅되어 있었다. 특이하게도, 이곳에서는 츠쿠네를 노른자가 아닌 수란에 찍어 먹도록 제공되었다. 젓가락으로 츠쿠네를 반으로 가르자, 촉촉한 육즙이 흘러나왔다. 수란에 듬뿍 찍어 한 입 맛보니, 부드러운 닭고기의 풍미와 달콤 짭짤한 소스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수란의 고소함이 츠쿠네의 맛을 한층 더 깊게 만들어주는 듯했다. 츠쿠네는 정말 맥주와 찰떡궁합이었다.

곧이어 난반세트가 나왔다. 커다란 접시에는 큼지막한 치킨난반과 함께 4가지 종류의 꼬치들이 보기 좋게 담겨 있었다. 닭다리살, 닭껍질, 염통, 통마늘 꼬치가 가지런히 놓여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비주얼을 자랑했다.
먼저, 치킨난반부터 맛보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닭튀김 위에, 타르타르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한 입 베어 무니, 닭고기의 고소함과 소스의 상큼함이 입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튀김옷은 느끼하지 않고 바삭했으며, 닭고기는 퍽퍽함 없이 부드러웠다. 타르타르 소스 또한 너무 과하지 않고 적당히 새콤달콤해서, 치킨난반의 맛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다음으로는 꼬치들을 하나씩 맛보았다. 닭다리살 꼬치는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었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닭껍질 꼬치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해서,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느껴졌다. 특히, 짭짤한 양념이 닭껍질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염통 꼬치는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신선한 염통을 사용해서인지, 잡내 없이 깔끔한 맛을 자랑했다. 마지막으로, 통마늘 꼬치는 겉은 살짝 탄 듯했지만, 속은 촉촉하고 달콤했다. 마늘 특유의 알싸한 향은 은은하게 느껴졌고, 숯불 향과 어우러져 더욱 깊은 풍미를 자아냈다.

맛있는 안주 덕분에, 맥주잔은 어느새 비워져 있었다. 아사히 생맥주를 한 잔 더 주문하고, 이번에는 라곰소바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라곰소바는, 얼핏 보면 까르보나라 파스타와 비슷한 비주얼을 자랑했다. 크림소스에 버무려진 면 위에는, 잘게 썰린 파와 김 가루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 올리니,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라곰소바를 한 입 맛보니, 예상했던 대로 진한 크림소스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쫄깃한 면발은 크림소스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고, 파와 김 가루는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감칠맛을 더했다. 라곰소바는, 맥주와도 잘 어울렸지만, 하이볼과 함께 즐겨도 좋을 것 같았다. 특히, 샷 추가가 가능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다음에는 꼭 하이볼에 샷을 추가해서 마셔봐야지!
맛있는 음식과 시원한 맥주를 즐기면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에도 귀를 기울였다. 다찌 테이블에 앉아 혼술을 즐기는 직장인, 친구들과 함께 웃음꽃을 피우는 대학생, 연인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커플 등, 다양한 사람들이 ‘요모’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요모’는, 맛있는 음식뿐만 아니라, 편안하고 활기찬 분위기 또한 매력적인 곳이었다. 직원들은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친절하게 응대했고, 덕분에 더욱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비록 주차장은 따로 없었지만, 동대구역 맛집 라인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었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서면서, 다음에는 꼭 다른 꼬치 메뉴들도 맛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염통 꼬치는 정말 퀄리티가 좋았기 때문에, 다음 방문 때에도 꼭 다시 시켜야 할 메뉴로 찜해두었다. ‘요모’는, 극악의 웨이팅만 피할 수 있다면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방문하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곳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맛있는 음식과 좋은 분위기 덕분에, 하루의 스트레스를 말끔히 날려버릴 수 있었다. 동대구역 근처에서 찐 맛집을 찾는다면, ‘요모’를 강력 추천한다. 단, 웨이팅은 각오해야 할 것이다.

총평:
* 맛: 츠쿠네, 난반세트, 라곰소바 등 모든 메뉴가 훌륭한 맛을 자랑한다. 특히, 꼬치구이는 당일 작업한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여,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 가격: 가격대는 다소 높은 편이지만, 음식의 퀄리티와 양을 고려하면 가성비가 나쁘지 않다.
* 분위기: 일본 현지 이자카야에 온 듯한 아늑하고 활기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 서비스: 직원들이 매우 친절하며, 덕분에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 웨이팅: 평일 저녁에도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므로, 방문 전에 미리 테이블링으로 대기하는 것이 좋다.
* 재방문 의사: 웨이팅만 없다면,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방문하고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곳이다.

‘요모’에서의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밤거리는 더욱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골목길을 따라 걸으며, 다음에 또 방문할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동대구역 숨은 맛집 ‘요모’, 잊지 못할 맛과 추억을 선사해 준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