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돼지고기 생각에 무작정 울산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오직 한 곳, 현지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하다는 돼지 오겹살 전문점이었다. 평소 웨이팅이 길다는 이야기에 각오는 했지만, 식당 앞에 늘어선 긴 줄을 보니 순간 망설여졌다. 내 앞에 무려 열 팀이나 기다리고 있다니. 하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포기할 수 없었다. 굳게 마음먹고 기다림에 동참했다.
기다리는 동안, 식당 안에서 풍겨져 나오는 고소한 냄새가 끊임없이 코를 자극했다. 초벌구이 된 돼지고기가 석쇠 위에서 지글거리는 소리, 김치찌개가 보글보글 끓는 소리까지, 오감을 자극하는 소리들이 발길을 붙잡았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생각보다 더 활기찬 분위기에 압도당했다. 테이블마다 환하게 불판이 켜져 있었고, 사람들은 저마다 고기를 굽고, 웃고, 이야기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고민할 것도 없이 오겹살을 주문했다. 잠시 후, 숯불이 들어오고, 곧이어 초벌구이 된 오겹살이 눈앞에 나타났다. 겉은 노릇하고 속은 촉촉한, 먹기 좋게 썰어진 오겹살의 자태에 절로 침이 꼴깍 넘어갔다. 직원분께서 직접 고기를 불판 위에 올려주시고, 맛있게 먹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카레 가루, 칠리소스, 와사비, 그리고 직접 담근 절임 채소까지, 다양한 곁들임 메뉴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잘 달궈진 불판 위에 오겹살을 올리니, 치-익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기다리는 동안, 직원분께서 능숙한 솜씨로 고기를 구워주셨다. 덕분에 나는 편안하게 젓가락만 들고 기다릴 수 있었다. 고기가 어느 정도 익자, 직원분께서는 “이제 드셔도 됩니다”라는 말과 함께 첫 점을 내 접시 위에 올려주셨다. 망설임 없이 잽싸게 젓가락을 들어 고기를 입으로 가져갔다.
입안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오겹살의 환상적인 식감, 입안 가득 퍼지는 풍부한 육즙, 그리고 은은하게 느껴지는 숯불 향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특히 갓김치와의 조합은 정말 최고였다. 살짝 익은 갓김치의 아삭한 식감과 매콤한 맛이 오겹살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입맛을 더욱 돋우어 주었다.

카레 가루에 찍어 먹으니 이국적인 풍미가 더해졌고, 칠리소스는 매콤달콤한 맛으로, 와사비는 알싸한 맛으로 입안을 즐겁게 했다. 절임 채소는 신선하고 깔끔한 맛으로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처럼 다양한 곁들임 메뉴 덕분에, 질릴 틈 없이 오겹살을 즐길 수 있었다.
고기를 다 먹어갈 때 즈음, 김치찌개를 주문했다. 커다란 뚝배기에 담겨 나온 김치찌개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김치, 두부,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김치찌개는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돼지고기 기름이 우러나온 국물은 정말 진국이었다.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드는 마성의 맛이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모든 음식을 깨끗하게 비웠다. 솔직히 별로 배가 고프지 않은 상태였는데도, 남편의 성화에 못 이겨 방문했던 건데… 정말 거짓말처럼 싹싹 비워냈다.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는 그 어떤 의지력도 소용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의 표정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나 역시 기다림 끝에 맛본 최고의 오겹살 맛을 알기에, 그들의 기다림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솔직히 온라인에서 유명한 맛집보다 훨씬 더 훌륭한 맛이었다.
울산에 다시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주저하지 않고 이 식당을 다시 찾을 것이다. 그때는 웨이팅이 더 길어질지도 모르겠지만, 이 정도 맛이라면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다. 진정한 맛집을 찾았다는 기쁨과 만족감을 안고,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