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좁은 길을 따라 깊숙이 들어갔다. 과연 이 길이 맞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쯤, 거짓말처럼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그간의 불안감을 순식간에 잊게 만들었다. 창원 여항산 중턱, 마치 산신령이 숨겨놓은 듯 자리 잡은 산장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이었다. 굽이굽이 이어진 산길은 운전 초보에게는 다소 버거울 수도 있지만, 도착했을 때의 만족감은 그 모든 어려움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강렬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1분 남짓 걸어 식당으로 향하는 길, 도시의 소음은 완전히 사라지고 귓가에는 새들의 지저귐과 나뭇잎 스치는 소리만이 맴돌았다. 자연이 선사하는 시원한 바람은 에어컨이 필요 없을 정도로 상쾌했고, 더위를 많이 타는 나조차도 기분 좋게 숨을 쉴 수 있었다. 산장 바로 뒤에는 경사가 꽤 있는 산길이 이어져 있어 가벼운 산책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미리 예약해둔 덕분에 기다림 없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창밖으로 펼쳐진 풍경은 그야말로 ‘기가 막히다’라는 표현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첩첩산중을 바라보며 맑은 공기를 마시니, 몸과 마음이 절로 치유되는 듯했다. 특히 요즘처럼 야외 테이블에 앉기 좋은 날씨에는 그 만족감이 배가될 것 같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밑반찬이 차려졌다. 깻잎 장아찌, 고사리, 김치 등 소박하지만 정갈한 반찬들은 하나하나 맛깔스러웠다. 특히 쌉쌀하면서도 향긋한 깻잎 장아찌는 오리불고기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싱싱한 쌈 채소도 넉넉하게 제공되어 풍성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반찬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사라다나 백김치 같은 메뉴가 추가된다면 가족 단위 손님들에게 더욱 인기가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오리불고기가 등장했다.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오리고기는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테이블 위에서는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양념이 강하지 않아 오리고기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었고, 깻잎과 함께 쌈으로 먹으니 향긋함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흐르는 윤기를 머금은 오리 불고기는 입안에서 살살 녹아내리는 듯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질을 하게 만드는 마성의 맛이었다.
어느 정도 오리고기를 먹고 난 후에는 볶음밥을 빼놓을 수 없다. 남은 양념에 밥과 김치, 김 가루 등을 넣고 볶아 먹는 볶음밥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살짝 눌어붙은 밥알은 고소함을 더했고, 매콤한 양념과 어우러져 멈출 수 없는 맛을 만들어냈다. 배가 불렀지만, 숟가락을 놓을 수 없었다.
후식으로 제공되는 오디 팥빙수는 이 집의 또 다른 매력이다.

달콤하고 시원한 팥빙수는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특히 직접 재배한 오디로 만든 팥빙수는 시중에서 파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신선함을 자랑했다. 다만, 예전에 비해 팥빙수의 퀄리티가 다소 떨어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산책을 즐기며 소화를 시켰다. 산장 주변에는 다양한 조형물과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사진 찍기에도 좋았다. 특히 여항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찍는 사진은 그 어떤 스튜디오보다 멋진 작품을 만들어냈다.
산장에는 귀여운 강아지 ‘후추’도 살고 있다. 사람을 잘 따르는 후추는 손님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마스코트였다. 애견 동반이 가능하다는 점도 이 산장의 큰 장점 중 하나다. 단, 좌식 테이블은 없고 입식 룸만 가능하며, 분리된 방에서 강아지를 풀어놓고 식사를 할 수 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예전에는 평상에 앉아 산을 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었지만, 현재는 평상에서 빙수 정도만 먹을 수 있게 바뀌었다. 또한, 산장인데도 불구하고 족구 등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점도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곳은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다. 아름다운 풍경, 맛있는 음식,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사랑스러운 강아지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곳이다.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힐링하고 싶다면, 창원 여항산 속 숨겨진 보석 같은 맛집으로 떠나보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특히 부모님을 모시고 가면 분명 만족하실 것이다. 다만, 가는 길이 다소 험하니 안전 운전에 유의해야 한다. 여항산에서 힐링하고 맛있는 음식도 즐기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더 기억에 남는 것은 주인분이 말씀하신 고양이 이야기였다. 주변에 사는 산고양이들이 식당 근처에 몰래 와서 손님이 먹고 남은 상을 어지럽히거나, 손님들에게 다가와 음식을 얻어먹는다고 한다. 개체 수가 점점 늘어나는 것이 고민이라고 하셨는데,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산장의 어려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여항산의 풍경은 떠나기 아쉬운 마음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다음에 다시 방문할 것을 기약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는 꼭 닭백숙을 먹어봐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창원 맛집을 찾는다면, 여항산의 아름다운 경치와 함께 맛있는 오리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이 곳을 꼭 한번 방문해보길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