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 멈출 수 없는 밥도둑의 유혹! 보령 꽃게장의 향연 속으로 떠나는 미식 여행

보령으로 떠나는 길, 내 마음은 이미 붉게 물든 꽃게 밭을 거닐고 있었다. 싱싱한 게살이 꽉 찬, 짭조름하면서도 달콤한 그 맛을 상상하며 차창 밖 풍경을 스치듯 바라봤다. 목적지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보령에서 게장 무한리필로 명성이 자자한 한 맛집. 이름만 들어도 침샘을 자극하는 ‘밥도둑 꽃게장’이었다.

11시 오픈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서둘러 도착했지만, 10시 50분, 식당 안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빈 테이블을 찾아 겨우 자리를 잡고 앉으니, 곧이어 손님들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11시 40분쯤 되니,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모습에 이곳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밥도둑 꽃게장 식당 외관
보령 맛집, 밥도둑 꽃게장 외관. 간판에서부터 맛집의 향기가 느껴진다.

식당 앞 넓은 주차장은 이미 차들로 가득했지만, 다행히 빈자리를 찾아 주차할 수 있었다. 외관은 소박했지만, 간판에 그려진 귀여운 꽃게 캐릭터가 미소를 자아냈다. ‘밥도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내 뱃속의 도둑도 벌써부터 꼬르륵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무한리필 게장 전문점, 1인 23,900원(2024년 5월 기준). 가격이 살짝 오른 듯했지만, 게장 퀄리티를 생각하면 전혀 아깝지 않았다. 간장게장과 양념게장, 두 가지 모두를 맛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자리에 앉자마자, 기본 반찬들이 빠르게 세팅되었다. 김치, 콩나물, 김, 그리고 날치알. 소박하지만 게장과 곁들여 먹기에 부족함이 없는 구성이었다. 특히 김과 날치알은 게딱지에 밥과 함께 비벼 먹으면 환상의 조합을 자랑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간장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흑색의 갑옷을 입은 꽃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예술이었다. 싱싱함을 자랑하듯, 게 뚜껑에는 초록색 내장이 가득 차 있었다. 살짝 비릿하면서도 고소한 향이 코를 찔렀다.

윤기가 흐르는 간장게장
윤기가 흐르는 간장게장의 자태. 짭조름한 향이 코를 자극한다.

젓가락으로 게딱지를 살짝 들어 올리니, 주황색 알이 촘촘히 박혀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숟가락으로 톡톡 긁어 모아 밥 위에 얹으니,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한 입 가득 털어 넣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그야말로 황홀경이었다. 짜지 않고 비린 맛도 전혀 없는,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 왜 이곳이 밥도둑으로 불리는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양념게장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붉은 양념을 듬뿍 머금은 게들은,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한 입 베어 무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졌다. 캡사이신의 인위적인 매운맛이 아닌, 고춧가루 본연의 깔끔한 매운맛이었다. 양념 역시 과하지 않아, 게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았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윤기가 흐르는 양념은 시각적으로도 식욕을 자극했다.

매콤달콤한 양념게장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양념게장. 매콤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운다.

게장과 함께 제공되는 따뜻한 숭늉은, 매콤함을 달래주는 역할을 했다. 은은한 단맛이 감도는 숭늉은,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느낌이었다. 막걸리 역시 무한리필로 제공되지만, 아쉽게도 운전 때문에 맛보지 못했다.

본격적으로 게장 먹방을 시작했다. 흰 쌀밥에 간장게장 살을 듬뿍 발라 김에 싸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톡톡 터지는 날치알은 식감을 더했고, 짭조름한 게장과 고소한 김의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양념게장 역시 밥 위에 얹어 쓱쓱 비벼 먹으니,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매콤한 양념이 밥알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입안 가득 행복을 선사했다.

게딱지에 밥을 비벼 먹는 것도 빼놓을 수 없었다. 간장게장 게딱지에 밥, 김, 날치알을 넣고 쓱쓱 비벼 먹으니, 그 어떤 고급 요리도 부럽지 않았다. 고소한 내장과 짭조름한 간장, 톡톡 터지는 날치알의 조화는, 진정한 밥도둑의 면모를 보여줬다.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의 조화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의 환상적인 조화. 쉴 새 없이 젓가락이 움직인다.

게장을 리필하는 데 전혀 눈치가 보이지 않았다. 직원분들이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적극적으로 리필을 권해주셨다. 게다가 리필되는 게장 역시 처음 나왔던 것과 똑같은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었다. 무한리필이라고 해서 질이 떨어지는 게장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다.

옆 테이블에서 주문한 꽃게탕의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라면 사리를 넣어 끓여 먹는 모습이 어찌나 맛있어 보이던지. 나도 뒤늦게 꽃게탕 작은 사이즈를 주문했다. 가격은 단돈 6천 원.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에 놀랐다.

꽃게탕에 라면사리 추가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을 자랑하는 꽃게탕. 라면사리 추가는 필수!

테이블 버너에 올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한 꽃게탕. 콩나물과 팽이버섯, 그리고 쑥갓이 듬뿍 들어가 시원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게장으로 살짝 느끼해진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느낌이었다. 라면 사리를 넣어 끓여 먹으니, 든든함까지 더해졌다.

배가 불렀지만, 멈출 수 없었다. 간장게장 2번, 양념게장 3번, 꽃게탕까지. 정말 쉴 새 없이 먹어댔다. 마지막으로 입가심을 위해 식당 입구에 마련된 매실차를 한 잔 마셨다.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매실차는,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대기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 있었다. 역시, 맛집은 기다림을 감수해야 하는 법. 하지만 기다린 만큼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푸짐한 한 상 차림
간장게장, 양념게장, 꽃게탕까지. 푸짐한 한 상 차림에 행복이 가득하다.

보령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밥도둑 꽃게장’은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이다. 신선하고 맛있는 게장을 무한리필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은, 그 어떤 단점도 상쇄할 만큼 매력적이다. 친절한 서비스와 넉넉한 인심은 덤이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꽃게탕의 경우, 콩나물 향이 너무 강해 갑각류 특유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없었다. 물론 저렴한 가격을 생각하면 감수할 만하지만, 조금 더 깊은 맛을 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또한, 세 번째 리필한 게장에서 약간의 냄새가 났다는 후기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극히 드문 경우인 듯하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전혀 그런 냄새를 느낄 수 없었다.

주차장이 넓긴 하지만, 워낙 손님이 많아 주차 공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므로, 예약 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매콤한 양념게장 클로즈업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양념게장. 보기만 해도 입맛이 살아난다.

이러한 몇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밥도둑 꽃게장’은 보령을 대표하는 맛집임에 틀림없다. 신선한 게장과 푸짐한 인심, 그리고 저렴한 가격까지. 이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곳은 흔치 않다. 보령에 방문한다면, 꼭 한 번 방문하여 밥도둑의 유혹에 빠져보길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번 방문에는 꼭 막걸리를 맛봐야겠다. 그리고 꽃게탕에는 라면 사리 대신 칼국수 사리를 넣어 먹어봐야지. 벌써부터 다음 보령 여행이 기다려진다. 밥도둑, 조금만 기다려! 내가 다시 돌아갈게!

양념게장 한 상
보기만 해도 배부른 양념게장 한 상. 무한리필이라 더욱 행복하다.
밥 위에 양념게장
따끈한 밥 위에 양념게장 한 점. 이보다 더 완벽한 조합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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