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숙성 삼겹살을 맛보기 위해 하남미사로 향했다. 며칠 전부터 봐두었던 ‘김숙성 하남미사점’.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기는 외관과 왠지 모르게 풍겨져 나오는 맛집 포스에 이끌려 방문하게 되었다. 평소 맛집 레이더를 풀가동하는 나에게 이곳은 꼭 가봐야 할 곳 중 하나였다.
가게 문을 열자, 생각보다 넓고 쾌적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은은한 조명 아래, 곳곳에 놓인 레트로풍 소품들이 향수를 자극하며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마치 시간 여행을 온 듯한 기분 좋은 설렘이 느껴졌다. 벽 한쪽에는 ‘김숙성 맛있게 먹는 법’이 적혀 있었는데, 처음 방문하는 나를 위한 친절한 안내 같아 더욱 기대감이 커졌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고민에 빠졌다. 숙성 삼겹살, 목살, 가브리살… 다 먹고 싶었지만, 역시 처음 방문했을 때는 대표 메뉴를 먹어보는 것이 인지상정. 그래서 나는 김숙성 스페셜 2 세트를 주문했다. 숙성 삼겹살과 목살, 가브리살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구성이라니, 이보다 더 완벽한 선택은 없을 것이다. 덧붙여 이곳의 인기 사이드 메뉴라는 양념게장밥과 미나리 비빔국수도 함께 주문했다. 특히 미나리 메뉴들이 킥이라는 이야기에 왠지 모르게 기대감이 증폭되었다.
주문을 마치자, 직원분께서 능숙한 솜씨로 밑반찬을 세팅해 주셨다.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바로 기본 반찬으로 제공되는 양념게장이었다. 짭조름하면서도 매콤한 양념 냄새가 코를 찌르는 것이, 밥 한 공기는 뚝딱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외에도 신선한 쌈 채소, 묵은지, 쌈무, 깻잎 장아찌 등 다채로운 밑반찬들이 푸짐하게 차려졌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숙성 고기가 등장했다. 20일 이상 교차 숙성된 삼겹살, 목살, 가브리살은 보기만 해도 육즙이 좔좔 흐르는 듯했다. 특히 두툼하게 썰린 고기의 단면은 선홍빛으로 빛나고 있어 신선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불판 위에 올려진 고기가 지글거리는 소리를 내며 익어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황홀경이었다.
이곳의 또 다른 장점은 바로 직원분들이 직접 고기를 구워주신다는 점이다. 덕분에 나는 편안하게 앉아서 고기가 익어가는 모습을 감상하며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직원분들은 고기를 굽는 동안에도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는데, 어떤 부위는 어떻게 먹어야 더 맛있는지, 어떤 소스와 곁들여야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는지 등을 자세히 알려주셔서 좋았다.

잘 익은 삼겹살 한 점을 집어 들고 소금에 살짝 찍어 입으로 가져갔다. 씹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풍부한 육즙과 쫄깃한 식감은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20일 이상 숙성된 고기라 그런지,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깊고 풍부한 풍미가 느껴졌다. 특히 이곳만의 특별한 비법으로 만들어진 소스들은 고기의 맛을 한층 더 끌어올려 줬다. 표고와사비, 쌈장, 치즈소금 등 3가지 소스 모두 개성이 뚜렷해서, 고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특히 치즈소금은 처음 먹어봤는데,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삼겹살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나는 깻잎 장아찌에 삼겹살을 올리고, 쌈무와 묵은지를 곁들여 크게 한 쌈 싸 먹었다. 아삭아삭한 쌈무의 식감, 짭짤하면서도 향긋한 깻잎 장아찌, 그리고 묵은지의 깊은 맛이 숙성 삼겹살과 어우러져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특히 불판 위에 살짝 구워진 미나리와 함께 먹으니 향긋한 풍미가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향긋한 미나리의 향이 돼지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질릴 틈 없이 계속 먹을 수 있었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있을 때, 기다리고 기다리던 양념게장밥이 나왔다. 김가루와 참깨가 듬뿍 뿌려진 양념게장밥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슥슥 비벼서 한 입 먹어보니, 매콤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특히 양념게장의 깊은 감칠맛이 밥알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왜 다들 양념게장밥을 극찬하는지 단번에 이해가 됐다. 양념게장만 따로 판매한다면 당장 사 가고 싶을 정도였다.

미나리 비빔국수 역시 기대 이상의 맛이었다. 새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려진 쫄깃한 면발은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특히 미나리의 향긋함이 더해져 더욱 상큼하게 즐길 수 있었다. 고기를 먹다가 느끼함이 느껴질 때쯤 미나리 비빔국수를 한 입 먹으면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세트 메뉴에 포함된 김치찌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메뉴였다.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김치찌개는 깊고 칼칼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푹 익은 김치의 시원한 맛이 국물에 그대로 녹아 있어,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비우게 만들었다. 고기를 먹는 중간중간 김치찌개 국물을 떠먹으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배가 불렀지만, 볶음밥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남은 고기와 김치, 밥을 넣고 직접 볶아 먹는 볶음밥은 정말 꿀맛이었다. 특히 고기 기름에 볶아진 밥은 고소함이 남달랐다. 나는 볶음밥 위에 김가루와 참기름을 듬뿍 뿌려 더욱 맛있게 만들었다.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싹싹 긁어먹으니, 정말 든든하고 만족스러웠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직원분께서 후식으로 요구르트를 가져다주셨다. 달콤한 요구르트로 입가심을 하니, 정말 완벽한 마무리가 된 기분이었다. 롯데캐슬 지하주차장에 2시간 무료 주차가 가능해서 주차 부담도 없었고, 미사역에서도 가까워 접근성도 좋았다.

‘김숙성 하남미사점’에서의 식사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숙성된 고기의 풍미, 신선한 재료,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아늑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특히 미나리와 함께 먹는 삼겹살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하남미사에서 고기 맛집을 찾는다면, 자신 있게 이곳을 추천하고 싶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 그때는 다른 사이드 메뉴들도 함께 맛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