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오전에 시간이 나서, 평소 눈여겨 봐뒀던 빵집 순례에 나섰다. 목적지는 대구 범어동,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빵 맛집, 르리르 베이커리였다. 아침 갓 구운 빵 냄새를 맡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득 안고 집을 나섰다.
일부러 오픈 시간에 맞춰 갔더니, 매장 안은 갓 구워져 나온 빵들로 가득 차 있었다. 따뜻한 기운과 달콤한 냄새가 섞여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공간. 그 자체로 완벽한 아침을 맞이하는 기분이었다. 나무로 짜여진 듯한 갈색 진열대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빵들의 모습은 정겹기 그지없었다.

빵 종류가 워낙 다양해서 뭘 골라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스콘부터 식빵, 치아바타, 깜빠뉴까지… 빵들의 향연에 정신을 놓고 한참을 서성이며 트레이를 채울 빵들을 신중하게 골랐다. 큼지막한 밤이 콕콕 박힌 밤식빵,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치아바타, 팥과 앙금이 듬뿍 들어간 팥트라슈, 그리고 고소한 쌀가루로 만든 베베까지.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고른 빵들을 보니 벌써부터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진열대 한 켠에는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특별한 스콘 행사도 진행 중이었다. 블링블링한 포장지에 담긴 스콘들은 선물용으로도 제격일 듯했다. 얼그레이 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스콘과 찐한 초콜릿과 마카다미아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바게트의 조합이라니. 발렌타인 데이 선물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것 같았다.

특히 르리르의 크루아상은 꼭 먹어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터라, 게랑드 크루아상을 하나 집어 들었다. 겹겹이 살아있는 결이 한눈에 보기에도 바삭해 보였다. 빵을 가르자 버터 풍미가 진하게 느껴졌다. 한 입 베어 무니 겉은 파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식감에 감탄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하는데, 사장님의 밝은 미소가 나를 반겼다. 첫인상부터 느껴지는 친절함에 기분이 좋아졌다. 빵에 대한 설명도 꼼꼼하게 해주시고, 따뜻한 인사까지 건네주시니 르리르 베이커리가 왜 동네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인지 알 수 있었다. 빵 맛은 물론이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완벽하니 말이다.
집에 돌아와 빵들을 하나씩 맛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손이 간 건 ‘가을밤에 든 생각’이라는 이름의 밤식빵이었다. 빵을 찢자마자 밤 알갱이가 툭툭 쏟아져 나왔다. 공주밤을 아낌없이 넣었다는 밤식빵은,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일품이었다. 빵 자체도 어찌나 부드러운지,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다음으로는 ‘팥트라슈’라는 팥식빵을 맛봤다. 르리르에서 직접 만든 수제 팥앙금과 호두, 아몬드가 듬뿍 들어간 팥식빵은,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빵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해서 식감도 훌륭했다. 특히 팥앙금이 과하게 달지 않아서 좋았다. 어른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맛이었다.
‘베베’라는 이름의 빵은 쌀가루와 두부로 만들어졌다고 했다. 담백한 맛이 특징인 베베는,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느껴졌다. 빵 자체는 쫄깃했고, 속은 촉촉해서 식감도 좋았다. 자극적인 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 같았다.

최근 새롭게 출시되었다는 마카다미아 초코 바게트도 놓칠 수 없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바게트 안에, 찐한 초콜릿과 통마카다미아가 콕콕 박혀 있었다.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정말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특히 르리르의 수제 얼그레이 크림을 찍어 먹으니, 그 풍미가 더욱 깊어졌다.
뿐만 아니라 르리르에서는 쌀가루로 만든 치드레곤 식빵도 맛볼 수 있었다. 쌀가루에 곤드레와 치즈가 듬뿍 들어간 치드레곤 식빵은,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쌀가루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속도 편안했다.
며칠 뒤, 르리르의 신메뉴 소식을 듣고 다시 방문했다. 이번에는 ‘팥트라슈’와 ‘앙버터 샷 추가’라는 메뉴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팥트라슈는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았다. 르리르에서 직접 만든 달달한 수제 팥앙금이 듬뿍 들어가 있었고, 호두와 아몬드가 더해져 씹는 재미까지 있었다. 갓 구워져 나온 빵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워서, 정말 꿀맛이었다.

앙버터 샷 추가는 르리르의 수제 팥과 커피잼, 버터의 조합이 인상적인 메뉴였다. 바게트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해서 식감이 좋았고, 팥과 버터, 커피잼의 조화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특히 커피잼이 앙버터의 느끼함을 잡아줘서,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르리르에는 다양한 종류의 빵들이 있었다. 먹물 치즈 치아바타는 겉은 파삭하고 속은 쫄깃했으며, 치즈가 적당히 들어가 있어 고소한 맛을 더했다. 감자사라다빵은 직접 재배한 감자를 사용해서 만든다고 하는데, 식사 대용으로도 든든할 것 같았다. 스콘 종류도 다양했는데, 얼그레이와 화이트 초코, 무화과가 들어간 까르띠에 스콘은 얼그레이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것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피칸이 듬뿍 들어간 피카피칸 스콘은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피스타치오 크림이 듬뿍 올라간 ‘초록을 거머쥔 우리는’이라는 빵도 인상적이었다. 바삭한 페스츄리와 초콜릿, 피스타치오 크림의 조합은 정말 훌륭했다. 빵을 먹는 내내 피스타치오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정말 행복했다.
르리르 베이커리의 빵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사용하고, 빵마다 개성을 살린 것이 르리르의 매력인 것 같다. 빵을 먹고 나서 속이 편안한 것도 좋았다.
르리르 베이커리를 다녀온 후, 나는 르리르의 빵에 푹 빠져버렸다. 빵 맛은 물론이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완벽한 곳. 대구 범어동에 갈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시길 추천한다. 분명 르리르의 빵 맛에 반하게 될 것이다.

참고로 르리르 베이커리는 주차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빵 맛을 위해 그 정도 불편함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 갓 구운 빵 냄새를 맡으며,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르리르의 빵을 즐기는 상상을 해보라.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오늘도 르리르 베이커리 덕분에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빵 맛집 불모지인 대구에서, 이런 보석 같은 곳을 발견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 앞으로도 르리르 베이커리의 맛있는 빵들을 꾸준히 즐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