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 뷰에 취하고, 대게 맛에 감동하는 사천 동남수산 맛집 기행

어쩌면 며칠 전부터 예견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쉴 새 없이 울려대는 핸드폰 알림, 단톡방에서 오가는 지인들의 음식 사진들, 그리고 결정적으로 며칠 밤을 킹크랩 꿈에 시달린 나…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래, 떠나자!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한 남해, 그중에서도 사천으로! 목적지는 정해졌다. 지인들의 강력 추천과 수많은 리뷰들이 증명하는 곳, 사천의 숨은 맛집, ‘동남수산’이었다.

금요일 퇴근 후, 짐을 대충 챙겨 차에 몸을 실었다. 내비게이션에 ‘동남수산’을 찍으니, 설레는 마음과 함께 긴장이 감돌았다. 과연 그 명성만큼 훌륭한 맛을 보여줄까? 주차는 편할까? 친절한 서비스는 기대해도 좋을까?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있는 사이, 어느새 차는 삼천포대교를 지나고 있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푸른 바다와 하늘, 그리고 웅장한 다리의 조화는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이었다. 마치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탐험가처럼,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목적지를 향해 나아갔다.

드디어 ‘동남수산’에 도착했다. 넓은 주차장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주차 공간이 부족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말끔히 씻어주는 넉넉함이었다. 건물 외관은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이었다. 마치 고급 레스토랑에 온 듯한 기분이랄까. 문을 열고 들어서자, 활기찬 분위기와 함께 싱싱한 해산물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수조 안에는 킹크랩, 대게, 랍스터들이 싱싱하게 헤엄치고 있었다. 녀석들의 당당한 모습에서 오늘 맛볼 음식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예약하셨어요?”

직원분의 친절한 안내에 따라 예약자 명단을 확인하고, 2층 창가 자리로 안내받았다. 테이블에 앉자마자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푸른 바다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케이블카, 그리고 멀리 보이는 섬들의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특히 해질녘 노을이 바다에 부딪혀 반짝이는 모습은 감탄을 자아낼 정도였다. 이런 멋진 뷰를 감상하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니,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킹크랩, 대게, 랍스터… 고민 끝에, 오늘은 대게를 먹기로 결정했다. 12월 20일 기준, 키로당 79,000원이라는 가격이 적혀 있었다. 가격은 시세에 따라 변동되는 듯했다. 우리는 여자 넷이서 3kg 조금 넘게 주문했다. 넉넉하게 먹고 싶기도 했고, 볶음밥과 대게라면도 맛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주문을 마치자,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로 차려졌다.

밑반찬은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웠다. 신선한 해초 무침, 상큼한 샐러드, 짭짤한 젓갈 등, 대게를 먹기 전에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특히 뜨겁게 구워져 나온 해물전은 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밑반찬을 하나씩 맛보는 사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게가 등장했다.

살이 가득 찬 대게 다리와 몸통
황홀한 자태를 뽐내는 대게 한 상.

커다란 접시 위에 보기 좋게 손질된 대게는 그야말로 황홀한 자태를 뽐냈다. 붉은빛을 띠는 껍질 안으로 뽀얀 속살이 비치는 모습은 식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다리 하나를 집어 들고, 조심스럽게 껍질을 벌려 속살을 꺼냈다. 뽀얗고 탱글탱글한 대게 살은 보는 것만으로도 신선함이 느껴졌다. 망설임 없이 입 안으로 가져갔다.

입 안 가득 퍼지는 대게의 풍미는 그야말로 천상의 맛이었다. 부드럽게 씹히는 살결, 은은하게 퍼지는 단맛, 그리고 코를 간지럽히는 바다 향…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젓가락질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다리, 몸통, 집게발… 어느 부위 하나 놓칠 수 없었다. 특히 대게 특유의 녹진한 내장은 고소하면서도 쌉싸름한 맛이 일품이었다.

대게 내장이 가득 담긴 게딱지
고소함과 쌉싸름함이 공존하는 마성의 게딱지.

대게를 먹는 동안,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직 젓가락 소리만이 정적을 깼다. 그만큼 대게의 맛에 푹 빠져 있었다는 뜻이리라. 게 눈 감추듯 대게를 해치우고, 우리는 볶음밥과 대게라면을 주문했다. 게딱지에 볶아져 나온 볶음밥은 고소한 참기름 냄새와 함께 김 가루가 솔솔 뿌려져 있었다. 밥알 하나하나에 대게 내장의 풍미가 깊숙이 배어 있어 정말 꿀맛이었다.

게딱지 볶음밥
게 눈 감추듯 사라진 환상의 게딱지 볶음밥.

대게라면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메뉴였다. 붉은 국물 안에는 쫄깃한 면발과 함께 대게 다리가 통째로 들어가 있었다. 국물은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일품이었다. 면발을 후루룩 삼키고, 국물을 들이켜니 속이 확 풀리는 기분이었다. 대게 살을 발라 면과 함께 먹으니, 그 맛은 더욱 환상적이었다. 정말이지, 볶음밥과 대게라면은 필수 코스였다.

대게 라면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이 일품인 대게 라면.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잠시 밖으로 나와 바닷바람을 쐬었다. 은은하게 빛나는 삼천포대교 야경을 바라보며, 우리는 오늘 경험했던 맛과 풍경에 대해 이야기했다. 모두가 ‘동남수산’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신선한 대게, 훌륭한 맛,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아름다운 뷰… 어느 하나 빠지는 것이 없었다.

물론 아쉬운 점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 지인은 킹크랩 내장의 상태가 좋지 않아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직원의 신속한 대처가 없었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고 한다. 또 다른 지인은 주말에는 손님이 너무 많아 다소 시끄러울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조용하고 오붓한 식사를 원한다면, 예약 시 룸을 요청하거나, 비교적 한가한 시간대에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남수산’은 사천에서 꼭 가봐야 할 맛집임에 틀림없다. 싱싱한 해산물과 아름다운 뷰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 가족, 연인, 친구 누구와 함께 와도 만족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부모님을 모시고 오면, 분명 최고의 식사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번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 안에는 은은한 대게 향이 감돌았다. 오늘 맛보았던 대게의 풍미는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사천 ‘동남수산’, 그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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