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타고 즐기는 무주 덕유산 맛집, 일월에서 찾은 따스한 행복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 웅장한 덕유산 자락은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스키를 타기 위해 무주를 찾은 나는 설렘과 약간의 긴장감을 안고 슬로프를 질주했다. 하얀 설원을 가르며 내려오는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렇게 신나게 스키를 타고 나니, 온몸이 노곤해지면서 따뜻한 무언가가 간절해졌다. 뜨끈한 국물에 소주 한잔 기울일 수 있는 그런 아늑한 공간 말이다.

스키장 근처 맛집을 찾던 중, 우연히 발견한 “일월”이라는 작은 술집. 은은한 조명이 새어 나오는 외관은 마치 산장처럼 포근한 느낌을 주었다. 가게 앞에 서니, 따뜻한 공기가 흘러나오는 듯했다.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문을 열자, 생각보다 아늑하고 깔끔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나무 테이블과 의자는 편안함을 더했고, 벽면을 장식한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이곳만의 개성을 드러냈다. 흘러나오는 잔잔한 음악은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난 듯한 편안함을 안겨주었다. 과하지 않은 세련됨과 정겨움이 공존하는 공간이었다. 벽 한켠에는 ‘일월’이라는 상호가 정갈하게 쓰여진 하얀 천이 드리워져 있었는데, 그 모습이 은은한 조명과 어우러져 더욱 분위기 있었다. 참고)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곱창, 파스타, 전골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들기름 파스타’였다. 스키장에서 맛보는 파스타라니, 묘한 조합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첫 방문인 만큼, 가장 인기 있다는 ‘곱창순대볶음’을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니,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귤이 나왔다. 예상치 못한 귤의 등장에 살짝 미소가 지어졌다. 차가운 바람에 얼었던 손을 녹이며 달콤한 귤을 맛보니, 마치 고향집에 온 듯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런 사소한 배려가 손님을 얼마나 기분 좋게 만드는지, “일월”은 잘 알고 있는 듯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곱창순대볶음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뜨거운 철판 위에서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곱창과 순대, 그리고 신선한 야채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철판을 감싼 은박지가 더욱 먹음직스러운 느낌을 더했다. 참고) 볶음 위에는 깨가 솔솔 뿌려져 있어 고소한 풍미를 더했다.

젓가락을 들어 곱창을 집어 들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곱창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렸다. 특히 곱창 안에 가득 찬 곱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면서 깊은 고소함을 선사했다. 순대 또한 쫄깃하고 탱글탱글했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나왔고, 곱창과의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볶음 안에 들어 있는 야채들도 신선했다. 아삭아삭 씹히는 양배추와 향긋한 깻잎은 볶음의 풍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특히 양념이 잘 배어든 야채들은 곱창, 순대와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을 정도로 중독성 강한 맛이었다.

스키를 타느라 허기졌던 나는 순식간에 곱창순대볶음을 해치웠다. 매콤한 양념 덕분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지만, 기분은 최고였다. 볶음을 다 먹고 남은 양념에 밥을 볶아 먹을까 고민했지만, 다른 메뉴도 맛보고 싶어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다음으로 주문한 메뉴는 ‘육전’이었다. 얇게 저민 소고기에 계란 옷을 입혀 노릇하게 구워낸 육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육전을 간장 소스에 살짝 찍어 먹으니,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특히 육전 특유의 고소한 풍미는 막걸리를 절로 떠오르게 했다.

육전과 함께 ‘계란찜’도 주문했다. 화산처럼 봉긋 솟아오른 계란찜은 보기만 해도 푸근했다. 부드러운 계란찜을 한 입 떠먹으니, 입안 가득 따뜻함이 퍼져 나갔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은 육전과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특히 매콤한 곱창순대볶음을 먹은 후에 먹는 계란찜은 입안을 부드럽게 감싸주면서 매운맛을 중화시켜 주었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술이 빠질 수 없었다. 시원한 맥주를 주문하여 목을 축이니, 온몸의 피로가 싹 가시는 듯했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아늑한 공간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술을 마시니, 마치 세상 시름을 잊은 듯 행복했다.

“일월”에서는 맛있는 음식뿐만 아니라,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사장님은 항상 웃는 얼굴로 손님들을 맞이했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었다.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덕분에 더욱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사장님의 친절함에 감동받아 다시 방문하는 듯했다.

가게 안에는 나처럼 스키를 즐기러 온 사람들뿐만 아니라, 무주 현지 주민들도 많이 보였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담소를 나누는 모습은 “일월”이 단순한 술집이 아닌, 지역 주민들의 소통 공간임을 짐작하게 했다. 음악 선곡도 센스있어, 많은 이들이 “일월”의 플레이리스트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새벽 4시까지 영업한다는 점도 “일월”의 매력 중 하나다. 늦은 시간까지 스키를 타거나, 밤늦게까지 술자리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야간 스키를 즐긴 후 “일월”을 찾아 맛있는 음식과 술을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한다고 한다. 나 역시 다음에는 야간 스키를 타고 “일월”에 방문하여 밤늦도록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셨다. “다음에 또 오세요!”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에 다시 한번 감동을 받았다. “일월”은 단순한 술집이 아닌,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무주에서 맛본 “일월”의 음식들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특히 곱창순대볶음의 매콤한 맛과 육전의 고소한 풍미는 앞으로도 계속 생각날 것 같다. 다음에는 꼭 들기름 파스타와 곱창전골을 맛봐야겠다. 스키를 타러 무주에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일월”을 강력 추천한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무주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선물해 준 “일월”. 다음에 또 방문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이 글을 마친다. 무주의 밤은 “일월” 덕분에 더욱 아름다웠다.

일월 외관
정감있는 분위기의 “일월”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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