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순대는 왠지 모르게 꺼려지는 음식 중 하나였다. 특유의 냄새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낯선 비주얼 때문이었을까. 하지만 시간이 흘러 입맛이 변하면서, 순대는 어느새 없어서 못 먹는 음식이 되었다. 특히 뜨끈한 국물에 담긴 순대국밥은 추운 날씨에 언 몸을 녹여주는 최고의 음식이다. 그러던 어느 날, 지인으로부터 순대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꿔줄 만한 곳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부산 연산동에 위치한 맛집, ‘정성순대’였다.
소문을 듣고 찾아간 ‘정성순대’는 연산역 16번 출구에서 도보로 1분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매우 뛰어났고, 자차를 이용하는 손님들을 위해 웰메이드오피스텔 지하에 주차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주차 지원까지 된다니, 이 얼마나 완벽한가! 매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 넓고 깔끔한 내부가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은은하게 퍼지는 따뜻한 조명 아래, 가족 단위 손님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저녁 식사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순대전골, 모둠순대, 수육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한우곱창 우육순대전골’이었다. 곱창, 순대, 소고기까지 푸짐하게 들어간 전골이라니, 맛이 없을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사리 무한리필이라는 문구는 나의 식탐을 더욱 자극했다. 고민 끝에 ‘한우곱창 우육순대전골’과 함께 ‘순맥’이라는 전용 맥주도 함께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로봇이 서빙을 시작했다. 레일을 따라 움직이며 능숙하게 음식을 테이블까지 가져다주는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재미있었다. 곧이어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에 놓이기 시작했다.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특히 깻잎 장아찌는 향긋한 깻잎 향과 짭짤한 간장 양념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한우곱창 우육순대전골’이 등장했다. 커다란 전골 냄비 안에는 곱창, 순대, 소고기, 버섯, 야채 등 다양한 재료들이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뽀얀 국물 위로 송송 썰린 파와 다진 마늘이 듬뿍 뿌려져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코를 찌르는 매콤한 향은 나의 침샘을 자극했다.

전골이 끓기 시작하자, 직원분께서 오셔서 먹기 좋게 손질해주셨다. 능숙한 칼솜씨로 곱창과 순대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시는 모습에 감탄했다. 잠시 후, 드디어 첫 입을 맛볼 차례가 왔다.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으니, 깊고 진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잡내 하나 없이 깔끔하면서도 얼큰한 국물은 정말 일품이었다. 특히 통들깨를 취향에 맞게 넣어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곱창은 쫄깃쫄깃했고, 순대는 톡 터지는 식감이 일품이었다. 특히 이곳의 순대는 돼지피를 사용하지 않고 만들어, 특유의 잡내가 전혀 나지 않았다. 순대에 대한 나의 오랜 편견을 깨주는 맛이었다. 소고기는 부드러워서 입에서 살살 녹았다. 곱창, 순대, 소고기의 조화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쉴 새 없이 숟가락을 움직였다.

전용 맥주인 ‘순맥’도 맛보았다. 시원한 라거 맥주는 얼큰한 전골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맥주 한 모금에 전골 한 입, 끊임없이 이어지는 조합은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정성순대’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사리 무한리필이다. 수제비, 라면사리, 당면 등 다양한 사리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았다. 특히 쫄깃한 수제비는 국물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자랑했다. 라면사리를 넣어 얼큰한 라면으로 즐겨도 좋고, 당면을 넣어 든든하게 배를 채워도 좋다.

배가 불렀지만, 볶음밥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남은 국물에 밥과 김치, 김가루 등을 넣고 볶아 먹는 볶음밥은 정말 꿀맛이었다. 살짝 눌어붙은 밥알은 고소했고, 얼큰한 국물은 볶음밥의 풍미를 더했다.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빵빵하게 불러왔다. 하지만 기분은 최고였다. 맛있는 음식을 배부르게 먹었다는 만족감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친절한 직원분들 덕분이었을까. 이유야 어찌 됐든, ‘정성순대’에서의 식사는 나에게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다.

‘정성순대’는 순대에 대한 나의 인식을 완전히 바꿔준 곳이었다. 순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나지 않았고,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푸짐한 양과 저렴한 가격은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에게 큰 만족감을 주었다. 넓고 깔끔한 매장은 가족 외식 장소로도 안성맞춤일 것 같았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서면서,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모님도 분명 ‘정성순대’의 맛에 반하실 거라고 확신했다. 연산동 맛집 ‘정성순대’, 이곳은 나에게 단순한 식당이 아닌, 행복을 수집하는 공간이 되었다. 앞으로도 종종 방문하여 맛있는 순대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