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 굽이굽이 진고개를 넘어 도착한 진부에는 어린 시절 할머니 손맛이 깃든 따뜻한 밥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40년 전, 꼬맹이 시절부터 드나들던 추억의 장소, 부일식당. 세월의 흐름 속에 현대적인 감각으로 리모델링된 모습이었지만, 그 안에는 변함없는 푸근함이 느껴졌다. 신발을 벗고 방으로 들어가던 옛 기억은 이제 테이블 좌석으로 바뀌었지만, 오히려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식당 입구에 걸린 간판은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듯 낡았지만, 그 안에 담긴 세월의 흔적이 더욱 정겹게 느껴진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간판에는 주인 할머니의 사진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마치 오랜만에 찾아온 손주를 반기는 듯한 따뜻한 미소였다.

메뉴는 단 하나, 산채백반. 메뉴 선택의 고민 없이 자리에 앉자마자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형형색색의 나물들이 20가지도 넘게 펼쳐지는데, 그 풍성함에 입이 떡 벌어졌다. 서울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다양한 나물들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예전에는 비빔 그릇을 따로 요청해야 했지만, 이제는 기본으로 제공된다. 커다란 스테인리스 그릇에 갓 지은 따뜻한 밥을 넣고, 갖가지 나물들을 듬뿍 담아 고추장을 얹으니 그야말로 황홀한 비주얼이었다. 참기름 향이 솔솔 풍기는 것이, 빨리 비벼 먹고 싶어 견딜 수 없었다.
젓가락으로 나물들을 휘휘 저어 밥과 함께 비비니, 색색깔의 조화가 더욱 아름다웠다. 숟가락 가득 퍼서 입에 넣으니, 입 안 가득 퍼지는 향긋한 나물 향과 쌉쌀한 맛이 어우러져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주는 듯했다. 나물 하나하나의 개성이 살아있으면서도 전체적으로 조화로운 맛은, 역시 오랜 내공에서 나오는 비법이리라.

함께 나온 된장찌개는 시골 된장 특유의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이었다. 짭짤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밥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두부조림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메뉴였다. 갓 만들어 따끈한 두부에 양념이 잘 배어,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했다. 특히, 된장찌개는 리필이 가능하다고 하니, 인심 좋은 시골 밥상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
반찬으로 나온 두부조림은 어릴 적 할머니가 해주시던 바로 그 맛이었다. 슴슴하면서도 깊은 맛이 밴 두부는, 입에 넣는 순간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오르게 했다. 된장찌개는 시판용 된장이 아닌, 직접 담근 듯한 깊은 맛이 느껴졌다. 살짝 쿰쿰하면서도 구수한 향이,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게 만드는 마법을 부렸다.
사이드 메뉴로 황태구이를 주문했다. 인제에서 먹던 황태구이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촉촉한, 반건조 황태의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었다. 양념 또한 과하지 않아 황태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아침 8시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덕분에, 아침 일찍 방문했음에도 저녁 식사처럼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황태구이를 한 입 베어 무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졌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조화였다. 특히, 부일식당의 황태구이는 너무 건조하지 않아 더욱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했다.
오랜만에 방문한 부일식당은, 변함없는 맛과 푸짐한 인심으로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현대적인 인테리어로 바뀌었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옛 모습 그대로의 정겨움이 남아있었다. 마치 고향에 돌아온 듯한 편안함과 푸근함, 이것이 바로 부일식당의 매력이 아닐까.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주말 점심시간에 방문했더니, 역시나 웨이팅이 어마어마했다. 한 시간 반을 기다려야 겨우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나물 자체는 맛있었지만, 기다릴 정도의 특별한 맛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주문 후 음식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점도 아쉬웠다.
게다가 황태구이 주문이 누락되는 바람에, 30분 넘게 기다려야 했다. 뒤늦게 주문이 들어간 탓인지, 5분 만에 황태구이가 나왔지만, 맛은 평범했다. 주말이라 바쁜 것은 이해하지만, 주문 누락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다. 블루리본을 받은 맛집이라고 하기에는, 서비스 면에서 부족한 점이 느껴졌다.
오랜만에 방문한 부일식당이었지만, 예전만큼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예전에는 나물 보관 비법이 있어서 다른 식당보다 훨씬 맛있었는데, 이제는 맛의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가격도 예전에 비해 많이 오른 점도 아쉬웠다.
식당 내부는 깔끔하게 리모델링되어 있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예전의 정겨움이 사라진 듯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지만, 왁자지껄한 분위기 탓에 조용히 식사를 즐기기는 어려웠다.

솔직히 말하면, 예전만큼 감동적인 맛은 아니었다. 김치나 나물들이 너무 달고 느끼해졌고, 밥맛도 예전 같지 않았다. 쌀이 저급으로 바뀐 건지, 밥에서 윤기가 사라지고 퍽퍽한 느낌이었다. 반찬 재사용 의혹도 불거져, 찝찝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일식당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내가 방문했던 날도,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오랜 역사와 전통, 그리고 푸짐한 인심 때문이 아닐까.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다시 한번 식당 간판을 올려다보았다. 50년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배를 채워준 곳, 부일식당. 비록 예전만큼 만족스러운 식사는 아니었지만,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다음에 다시 진부를 방문하게 된다면, 부일식당을 다시 찾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내 마음속 한켠에는, 여전히 부일식당에 대한 따뜻한 기억이 남아있을 것이다. 오랜 세월 동안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온 부일식당처럼, 나도 묵묵히 내 길을 걸어가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진부를 떠났다.
부일식당 방문 팁:
* 아침 8시부터 영업하므로, 아침 식사 장소로 좋다.
* 주말 점심시간에는 웨이팅이 길 수 있으므로, 피크 시간을 피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 산채비빔밥 외에 황태구이, 더덕구이도 맛볼 수 있다.
* 된장찌개는 리필이 가능하다.
진부에서 맛보는 소박하지만 푸근한 고향의 맛, 부일식당. 화려함은 없지만, 정겨움과 따뜻함이 가득한 곳. 한 번쯤 방문하여 어린 시절 추억을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 50년 전통의 손맛이, 당신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채워줄 것이다. 특히, 어르신들은 분명 좋아하실 만한 곳이다.
리모델링으로 깔끔해진 내부는 쾌적한 식사를 돕지만, 한편으로는 왁자지껄한 분위기 탓에 조용한 식사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다. 테이블 좌석으로 바뀌어 편안함은 더해졌지만, 예전 좌식 테이블에서 느낄 수 있었던 정겨움은 다소 사라진 듯하다.
메뉴는 산채백반 단일 메뉴이지만, 더덕구이와 황태구이를 추가하여 더욱 풍성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직접 담근 된장으로 끓인 된장찌개는 깊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숭늉 또한 무료로 제공되어, 식사 후 깔끔하게 입가심할 수 있다.
총평:
부일식당은 50년 전통의 산채정식 전문점으로, 푸짐한 나물 반찬과 시골 된장찌개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최근 리모델링을 통해 깔끔한 분위기로 바뀌었지만, 예전의 정겨움은 다소 사라진 듯하다. 맛은 예전만 못하다는 평도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진부 여행 중 건강한 한 끼 식사를 원한다면, 한 번쯤 방문해볼 만한 곳이다.
식당 입구에는 커다란 가마솥이 걸려 있어, 옛날 방식으로 밥을 짓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갓 지은 밥은 윤기가 흐르고 찰기가 넘쳐, 그냥 먹어도 맛있다. 다양한 나물 반찬과 함께 밥을 비벼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진부IC에서 가까워 접근성이 좋고, 넓은 주차 공간을 확보하고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영업하므로, 아침 식사나 늦은 저녁 식사에도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부일식당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강원도 진부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과 향수를 선사해주길 바란다. 다음에 다시 진부를 방문하게 된다면, 부일식당에서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