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퇴근 후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간 곳은 영등포였다.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돼지갈비, 그 달콤 짭짤한 유혹을 떨쳐낼 수 없었다. 영등포에는 수많은 음식점이 있지만, 오늘 나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바로 “청기와타운” 본점이었다.
청기와타운이라는 이름에서 풍겨져 오는 묘한 이국적인 느낌. 간판에는 “BLUE ROOF TOWN”이라는 영어 문구와 함께 기와집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8~90년대 미국 LA 한인타운의 정취를 담아냈다는 컨셉이 흥미로웠다. 촌스러움과 세련됨이 공존하는 듯한 외관은,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레트로풍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평일 저녁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고기를 굽고 있었다. 활기찬 분위기와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수원 LA 왕갈비와 서울 돼지갈비가 대표 메뉴인 듯했다. 잠시 고민하다가, 오늘은 왠지 돼지갈비가 더 끌렸다. 서울 돼지갈비 2인분과 함께, 청기와타운의 또 다른 인기 메뉴인 육회, 그리고 따끈한 순두부찌개를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곧바로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를 가득 채웠다. 샐러드, 양념게장, 묵은지, 감자샐러드 등 다채로운 구성이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양념게장이었다. 큼지막한 게에 매콤달콤한 양념이 듬뿍 발려 있었다. 껍질이 얇아 먹기 편했고, 살도 통통하게 차 있었다. 밥 없이 그냥 먹어도 꿀맛이었다.
잠시 후, 숯불이 들어오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돼지갈비가 등장했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큼지막한 갈비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직원분께서 능숙한 솜씨로 고기를 불판 위에 올려주셨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달콤한 갈비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고기가 익어가는 동안, 육회가 먼저 나왔다. 곱게 다진 육회 위에 아보카도 퓌레가 곁들여져 있었다. 독특한 조합이었지만, 의외로 잘 어울렸다. 신선한 육회의 풍미와 부드러운 아보카도의 조화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어느덧 돼지갈비가 노릇노릇하게 익어갔다. 직원분께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셨다. 잘 익은 갈비 한 점을 집어, 육장 소스에 살짝 찍어 입으로 가져갔다. 입안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부드러운 육질과 달콤 짭짤한 양념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과하게 달지 않아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다.
청기와타운에서는 다양한 소스를 제공한다. 육장, 치미추리 소스, 와사비 등 취향에 따라 곁들여 먹을 수 있다. 특히 치미추리 소스는 신선한 허브 향이 가득해서, 돼지갈비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갈비를 먹는 중간에 순두부찌개가 나왔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찌개는 보기만 해도 속이 풀리는 듯했다. 얼큰하고 칼칼한 국물은 돼지갈비의 느끼함을 싹 씻어주는 역할을 했다. 몽글몽글한 순두부와 각종 해산물이 듬뿍 들어 있어, 씹는 재미도 있었다.
정신없이 돼지갈비를 흡입했다. 쌈 채소에 싸서 먹어도 맛있고, 밥 위에 올려 먹어도 꿀맛이었다. 밑반찬으로 나온 묵은지와 함께 먹으니, 더욱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어느덧 마지막 갈비 한 점까지 깨끗하게 해치웠다. 배는 불렀지만, 왠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청기와타운의 또 다른 인기 메뉴인 투움바 무생채 볶음밥을 주문할까 고민했지만,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하는데, 와인 냉장고가 눈에 띄었다. 청기와타운은 콜키지 프리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한다. 좋아하는 와인을 가져와 함께 즐기면 더욱 풍성한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가게 문을 나섰다. 입가에는 은은한 미소가 번졌다. 청기와타운은 맛있는 돼지갈비는 물론, 8~90년대 LA 한인타운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인 친구와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맛있는 음식과 좋은 분위기 덕분이었을까. 청기와타운은 단순한 음식점을 넘어,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영등포에서 맛있는 돼지갈비를 맛보고 싶다면, 청기와타운을 강력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