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으로 향하는 길, 창밖으로 펼쳐지는 푸른 논밭을 바라보며 마음은 이미 콩밭에 가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뜨끈한 돌솥밥에 있었다. 남원에 가면 꼭 먹어야 한다는 그 솥밥을 맛보기 위해, 설레는 마음을 안고 ‘반야돌솥밥’으로 향했다.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을 테이크아웃해, 천천히 걷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가 눈앞에 나타났다.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기와지붕과 ‘반야돌솥밥’이라는 간판이 정겹게 느껴졌다.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나는 듯한 반가움이랄까. 주변에는 요천천변이 있어 식사 전후로 가볍게 산책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점심시간에 딱 맞춰 도착한 탓인지, 식당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10평 남짓한 아담한 공간은 금세 사람들로 가득 찼고, 밖에는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30년 전통의 원조 맛집이라는 문구가 괜히 붙은 게 아니구나 싶었다. 잠시 기다리는 동안, 식당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한옥의 튼튼한 목재들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했다. 은은하게 풍기는 나무 향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었다.
마침 자리가 나서 안으로 들어갔다. 메뉴는 단 두 가지, 돌솥밥과 불고기 정식. 고민할 것도 없이 돌솥밥을 주문했다. 솥밥은 짓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안내에, 잠시 기다리기로 했다. 기다리는 동안, 따뜻한 숭늉이 주전자에 담겨 나왔다. 은은하게 퍼지는 구수한 향이 입맛을 돋웠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돌솥밥이 나왔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솥 안에는 갓 지은 밥과 함께 은행, 밤, 콩, 당근 등 몸에 좋은 재료들이 듬뿍 들어 있었다. 밥 위에는 노른자가 살아있는 계란이 톡 올려져 있었다.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돌솥밥과 함께 차려진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갈했다. 겉절이, 나물 무침, 샐러리 무침 등 신선한 재료로 만든 반찬들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특히 갓 담근 김치는 그 맛이 일품이었다. 된장찌개와 콩나물국도 함께 나와 밥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젓가락으로 밥을 살살 비벼 한 입 먹어보니,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향이 정말 좋았다. 밥알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 찰지고, 씹을수록 단맛이 느껴졌다. 특히 겉절이와 나물 무침을 함께 곁들여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환상적이었다. 신선한 야채의 아삭한 식감과 갓 지은 밥의 조화는 정말 훌륭했다.
비빔간장을 넣고 슥슥 비벼 먹으니, 이번에는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짜지 않고 적당한 간이 밥맛을 더욱 돋우었다. 돌솥밥에 들어있는 버터 한 조각이 느끼함을 더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밥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마치 고급진 버터 간장 계란밥을 먹는 듯한 기분이었다.

밥을 다 먹고 나서는 숭늉을 부어 누룽지를 만들어 먹었다. 뜨끈한 누룽지를 김치 한 점 올려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구수한 맛이 정말 최고였다. 숭늉은 어찌나 고소한지, 마치 보리차를 마시는 듯했다.
한 그릇 뚝딱 비우고 나니, 배가 든든해졌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맛있게 먹은 밥에 대한 아쉬움일까, 아니면 이곳을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일까. 아마도 둘 다였을 것이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넷플릭스 시리즈 ‘미스터 플랑크톤’ 촬영 장소였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드라마 촬영지로도 사용될 만큼, 이곳의 분위기가 얼마나 좋은지 짐작할 수 있었다.

식당을 나서며, 다시 한번 ‘반야돌솥밥’ 간판을 올려다보았다. 30년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제공해 온 이곳. 앞으로도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켜주길 바란다.
아, 주차는 조금 불편할 수 있다. 식당 앞 주차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에, 요천 천변에 주차하는 것이 좋다. 또, 솥밥은 주문 후 20분 정도 시간이 걸리니, 여유를 가지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남원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반야돌솥밥’에서 맛있는 솥밥 한 끼를 즐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고즈넉한 한옥 분위기 속에서 맛보는 따뜻한 솥밥은,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남원 맛집인 만큼, 후회는 없을 것이다. 반야돌솥밥에서 맛보는 솥밥의 향연, 지금 바로 떠나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