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할머니 손맛이 그리워질 때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 바로 정갈한 반찬들이 가득한 백반이다. 순창에 볼일이 있어 내려갔다가, 이원일 셰프의 손길이 닿았다는 함양식당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마치 운명처럼 이끌려 그곳으로 향했다. 낯선 곳에서 맛보는 익숙한 맛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유명 셰프의 손길이 더해진 백반은 어떤 모습일까 하는 궁금증이 발걸음을 재촉했다.
식당으로 향하는 길,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에서 보이는 것처럼, 맑은 하늘 아래 드넓게 펼쳐진 들판과 듬성듬성 자리 잡은 나무들이 어우러져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 속으로 들어온 듯한 기분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저 멀리 보이는 조형물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듯했는데, 순창의 활기찬 기운을 상징하는 것 같았다.
식당 앞에 도착하니, 에서 보았던 익숙한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함양식당”이라는 정직한 이름이 왠지 모르게 믿음직스러웠다. 커다란 메뉴 사진이 붙어있는 외관은 오래된 맛집의 포스를 풍겼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테이블마다 놓인 따뜻한 물통과 컵, 그리고 정갈하게 놓인 수저들이 마치 오랜 단골집에 온 듯한 편안함을 선사했다.
메뉴판을 펼쳐보니, 역시나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순창고추장불고기’였다. 이원일 셰프의 이름을 걸고 만든 메뉴라고 하니, 그 맛이 더욱 궁금해졌다. 백반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메뉴였기에, 고추장불고기와 함께 백반을 주문했다. 에서 보았던 메뉴판에는 소박하지만 정갈한 메뉴들이 가득했다. 메뉴판 한 켠에 자리 잡은 막걸리 사진은 왠지 모르게 향수를 자극했다.
주문을 마치자, 순식간에 상이 가득 채워졌다. 과 에서 보았던 것처럼, 쟁반 가득 담긴 반찬들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10가지가 넘는 다양한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 느껴졌다. 김치, 나물, 젓갈 등 다채로운 구성은 마치 임금님 수라상을 연상케 했다. 특히, 갓 구워져 나온 따끈한 전은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식욕을 자극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창고추장불고기가 등장했다. 과 에서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 먹음직스러운 붉은 빛깔을 뽐내며 철판 위에 올려져 나왔다. 고추장 양념이 깊게 배어 있는 불고기는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불고기 아래에는 양파와 파가 깔려 있어, 은은한 단맛과 향긋한 풍미를 더했다. 불판 위에서 지글거리는 소리는 마치 맛있는 노래처럼 들렸다.
젓가락을 들어 불고기 한 점을 집어 입안에 넣으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고추장 양념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은은하게 느껴지는 불향은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은 씹을수록 기분 좋았다. 특히, 순창 고추장 특유의 깊은 맛은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함이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몇몇 리뷰에서 언급된 것처럼, 고기의 질감이 다소 퍽퍽하게 느껴졌다. 유명 셰프의 레시피라고는 하지만, 재료의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완벽한 맛을 내기 어렵다는 것을 실감했다. 신선한 재료에 조금 더 신경 쓴다면, 순창고추장불고기는 더욱 훌륭한 메뉴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백반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과 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밥 한 공기로는 도저히 만족할 수 없는 푸짐한 구성이었다. 짭짤한 젓갈은 밥도둑이 따로 없었고, 신선한 나물은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줬다. 특히, 잘 익은 김치는 한국인의 소울푸드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줬다.
따뜻한 밥 위에 김치를 올려 한 입 가득 넣으니, 어릴 적 할머니가 차려주시던 밥상이 떠올랐다. 투박하지만 정겨운 맛은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들어줬다. 숟가락으로 숭늉을 떠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구수한 향이 행복감을 선사했다. 숭늉은 불고기의 매콤함을 부드럽게 감싸 안아주어,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역할도 했다.
아쉬웠던 점은 청국장찌개였다. 깊고 진한 맛을 기대했지만, 다소 밋밋한 맛은 아쉬움을 남겼다. 5천 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더욱 진하고 풍성한 맛을 기대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반찬들이 워낙 훌륭했기에, 청국장찌개의 아쉬움은 금세 잊혀졌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는 든든했지만 마음은 더욱 풍족해진 기분이었다. 순창 함양식당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닌, 정과 추억을 함께 나누는 공간이었다. 친절한 서비스 역시 인상적이었다. 반찬이 부족하면 언제든 푸짐하게 리필해주시는 인심 덕분에 더욱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식당을 나서며, 순창의 아름다운 풍경을 다시 한번 눈에 담았다. 에서 보았던 “향토와 웰빙의 만남”이라는 문구가 가슴에 와닿았다. 순창은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고장이었다. 다음에 순창에 다시 오게 된다면, 함양식당에 들러 따뜻한 백반 한 상을 다시 맛보고 싶다. 그때는 고추장불고기의 품질이 더욱 개선되어 있기를 기대해본다.
순창 함양식당은 완벽한 맛집은 아니었지만, 정겨운 분위기와 푸짐한 인심 덕분에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해준 곳이었다. 순창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함양식당에 들러 따뜻한 백반 한 상을 맛보며 고향의 정취를 느껴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순창의 숨겨진 보석 같은 백반 맛집, 함양식당에서 맛있는 식사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