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그 이름만 들어도 왠지 모르게 마음이 푸근해지는 곳. 특히 굴비하면 으레 떠오르는 법성포는 어린 시절부터 숱하게 들어왔던 곳이라, 언젠가는 꼭 한번 방문해 굴비 한 상 제대로 맛보리라 다짐했었다. 드디어 그 날이 왔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도착한 곳은 법성포에서도 이름난 굴비 전문점, ‘토우’였다.
건물 외관부터가 남달랐다. 1층은 굴비와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매장, 2층은 식당으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널찍한 주차장과 깔끔한 건물이 인상적이었다. 아무래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인 듯, 1층 매장은 벌써부터 굴비를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 내부는 생각보다 훨씬 넓고 쾌적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한쪽 벽면에는 메뉴 사진과 함께 가격이 보기 좋게 안내되어 있었다. 메뉴를 살펴보니 굴비백반부터 시작해 다양한 굴비 정식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4인 기준의 ‘토우 한상’이나 ‘송학 한상’처럼 푸짐한 메뉴도 있었지만, 혼자 방문한 나를 위한 1인 메뉴도 준비되어 있다는 점이 좋았다. 메뉴판에는 커다란 글씨로 기본 상차림에 10가지 밑반찬과 돌솥밥이 제공된다고 쓰여 있었다.
나는 ‘나홀로 보리굴비’ 정식을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이 펼쳐졌다. 돌솥밥을 중심으로 굴비구이와 보리굴비가 놓여있고, 다채로운 밑반찬들이 빈틈없이 자리를 채웠다. 시각적인 풍성함에 감탄하며 사진을 찍고 있으니, 직원분께서 보리굴비를 먹기 좋게 손질해 주셨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붉은 토마토 위에 굴비를 잘게 부숴 올린 독특한 밑반찬이었다. 언뜻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었지만, 한 입 맛보니 짭짤하면서도 신선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굴비의 감칠맛이 토마토의 상큼함을 만나 새로운 풍미를 만들어내는 듯했다.
뜨끈한 돌솥밥의 뚜껑을 여니,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알이 모습을 드러냈다. 밥알 한 톨 한 톨이 살아있는 듯 탱글탱글했고,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밥을 그릇에 옮겨 담고, 솥에 뜨거운 물을 부어 누룽지를 만들 준비를 했다.

굴비구이부터 맛을 봤다. 겉은 노릇노릇하게 구워져 바삭했고,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짭짤한 간이 밥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입맛을 돋우었다. 굴비 특유의 쌉쌀한 풍미가 은은하게 느껴지는 것도 좋았다. 굴비는 역시 밥도둑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보리굴비를 맛볼 차례. 직원분께서 먹기 좋게 손질해 주신 덕분에, 젓가락으로 살점만 발라 먹을 수 있었다. 겉은 쫀득하면서도 꼬들꼬들했고,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쿰쿰하면서도 깊은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함께 나온 간장게장이었다. 짜지 않고 적당히 짭짤하면서도 감칠맛이 풍부해서, 밥과 함께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게딱지에 밥을 비벼 김에 싸 먹으니, 다른 반찬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 비린 맛 전혀 없이 신선하고 녹진한 게살이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간장게장이 맛있어서 1층 매장에서 추가로 구매했다는 후기가 있을 정도라니, 그 맛은 보장된 셈이다.
토우에서는 보리굴비를 녹차물에 밥을 말아 함께 먹는 것을 추천하고 있었다. 녹차의 은은한 향이 굴비의 쿰쿰한 맛을 부드럽게 감싸주고, 밥알의 찰기를 더해주는 듯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뜨끈한 누룽지 위에 보리굴비를 올려 먹는 것이 훨씬 더 맛있었다. 숭늉의 구수한 맛과 굴비의 짭짤한 맛이 어우러져 최고의 조합을 만들어냈다.
밑반찬으로 나온 조기 매운탕도 빼놓을 수 없었다.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은 굴비의 느끼함을 잡아주었고,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드는 마법을 부렸다. 특히 조기 살이 부드럽고 담백해서,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몇몇 밑반찬은 간이 너무 세서 먹기 힘들었고, 어떤 반찬은 미리 담아 놓은 듯 차가웠다. 특히 테이블에 비닐이 깔려 있는 점은 위생적인 면에서는 좋았지만,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해치는 듯해 아쉬움이 남았다. 또한, 식당 내부가 다소 소란스럽고 직원들이 바빠 보여, 친절한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우’에서의 식사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굴비 본고장에서 맛보는 굴비의 풍미는 역시 남달랐고, 푸짐한 상차림과 다양한 메뉴는 선택의 폭을 넓혀주었다. 특히 굴비구이와 보리굴비, 간장게장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1층 매장을 둘러봤다. 다양한 종류의 굴비와 특산물들이 진열되어 있었는데, 선물용으로 좋을 것 같았다. 특히 보리굴비는 이곳의 대표 상품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구매하고 있었다. 나도 부모님께 드릴 보리굴비 세트를 하나 구입했다.

‘토우’를 나서며, 굴비의 고장 영광에 대한 인상이 더욱 깊어진 것을 느꼈다. 맛있는 굴비 요리뿐만 아니라, 푸근한 인심과 아름다운 자연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 ‘토우’의 푸짐한 한 상을 함께 즐기고 싶다. 영광 법성포 맛집을 찾는다면, ‘토우’를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