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후문, 풋풋한 젊음의 열기가 가득한 이 골목길을 걷는 날은 언제나 설렌다. 오래된 책방의 잉크 냄새, 왁자지껄한 학생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골목 어귀에서 풍겨오는 맛있는 음식 냄새까지. 이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져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오늘 나의 발길을 멈추게 한 곳은 바로 ‘타카라카레’였다. 마로와플과 미초 사이, 아담한 공간에서 풍겨져 나오는 깊고 진한 카레 향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문을 열고 들어섰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예상치 못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단순한 카레집이라고 생각했던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원피스 피규어들이 마치 나를 다른 세계로 초대하는 듯했다. 사장님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긴 아지트 같은 공간. 피규어들을 하나하나 구경하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어린 시절, TV 앞에서 눈을 반짝이며 원피스를 시청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카레를 맛보기도 전에 이미 ‘타카라카레’는 내 마음속에 특별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키오스크 앞에서 메뉴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72시간 동안 끓였다는 문구가 눈에 띄는 대표 메뉴, 카레. 기본 카레 가격이 저렴한 대신, 다양한 토핑을 추가하여 나만의 카레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마치 나만의 작은 요리를 창조하는 기분이랄까. 소세지, 타코야끼 등 맛있는 토핑들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었다. 결국, 욕심껏 토핑을 추가한 카레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카레가 나왔다. 검은색 트레이 위에 정갈하게 담긴 카레와 반찬들. 샛노란 단무지와 붉은 김치가 식욕을 자극했다. 뽀얀 빛깔의 돈까스 소스도 눈에 띈다. 카레 위에는 귀여운 하트 모양의 밥이 얹어져 있었다. 왠지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는 비주얼이었다.
카레를 한 입 맛보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깊고 진한 풍미에 감탄했다. 72시간 동안 끓였다는 설명이 과장이 아니었다. 일반적인 카레와는 확연히 다른,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텍스처가 인상적이었다. 향신료의 향도 과하지 않고 은은하게 느껴져, 카레를 즐겨 먹지 않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추가한 소세지와 타코야끼 토핑도 훌륭했다. 톡톡 터지는 소세지의 식감과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타코야끼 소스가 카레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특히 타코야끼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서, 먹는 재미를 더했다. 하지만 욕심이 과했던 탓일까, 양이 생각보다 훨씬 많았다. 아까운 마음에 꾸역꾸역 먹었지만, 결국 조금 남기고 말았다. 다음에는 토핑을 적당히 추가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카레와 함께 나온 기본 돈까스도 빼놓을 수 없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돼지 잡내도 전혀 나지 않고, 육즙이 풍부해서 정말 맛있었다. 카레 소스에 찍어 먹으니, 느끼함도 잡아주고 풍미도 한층 더 깊어졌다. 돈까스만 따로 판매해도 인기가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란찜 또한 놀라웠다.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은 물론, 은은하게 퍼지는 계란의 풍미가 일품이었다. 마치 일본식 계란찜인 ‘차완무시’를 먹는 듯한 느낌이었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계란찜은 카레의 매콤함을 부드럽게 감싸주었다. 계란찜을 메뉴로 따로 판매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었다.
아쉬웠던 점도 있었다. 식당 회전율은 빠른 편이었지만, 테이블을 닦는 직원이 부족해 보였다. 내가 자리에 앉았을 때도 테이블이 깨끗하게 닦여 있지 않아서 조금 찝찝했다. 또한, 반찬을 셀프로 가져다 먹어야 했는데, 동선이 효율적이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김치, 단무지, 피클 등이 한 곳에 모여 있어서 사람들이 몰릴 때는 복잡했다.

하지만 이러한 아쉬움은 카레의 맛으로 충분히 상쇄되었다. 특히 김치우동 맛이 나는 독특한 카레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에 쫄깃한 우동 면발, 그리고 깊은 풍미의 카레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선사했다. 마치 새로운 장르의 요리를 경험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 길, 배는 든든했지만 마음은 더욱 풍족해진 기분이었다. 맛있는 카레와 함께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전대후문에서 맛있는 카레**를 찾는다면, ‘타카라카레’를 꼭 한번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사장님의 취향이 묻어나는 아늑한 공간에서, 깊고 진한 풍미의 카레를 맛보며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광주에서 이런 맛집을 발견하게 될 줄이야! 다음에는 또 어떤 토핑을 추가해서 나만의 카레를 만들어볼까 벌써부터 기대된다. 아, 그리고 다음에는 꼭 테이블이 깨끗하게 닦여 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