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밥상 위에 자주 오르던 생선구이는 어느새 특별한 날에 먹는 음식이 되어버렸다. 짭조름한 고등어, 부드러운 갈치, 담백한 조기… 그 풍성한 맛의 향연이 문득 그리워질 때면, 나는 주저 없이 서산으로 향한다. 그곳에는 화덕에 구워 더욱 특별한 생선구이 맛집, ‘생선왕’이 있기 때문이다.
서산 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자리 잡은 생선왕은, 붉은 벽돌 건물에 큼지막한 ‘생선왕’ 간판이 눈에 띄어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간판 옆에는 ‘화덕생선구이 전문점’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화덕에서 구운 생선 맛은 과연 어떨까 하는 기대감을 한껏 부풀게 했다. 매장 앞에는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나무 벤치도 마련되어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넓고 깔끔한 실내 공간이 펼쳐졌다. 은은하게 풍기는 생선 굽는 냄새는 전혀 비릿하지 않고 오히려 식욕을 자극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테이블은 손님들로 거의 다 차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았다. 화덕 생선구이 모둠 (대/중) 외에도 묵은지 돼지고기 김치찌개, 갈치조림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하지만 나의 목표는 오직 하나, 화덕 생선구이였다. 3명이 방문했기에 모둠 대자를 주문했다. 잠시 후, 밑반찬들이 하나 둘 테이블 위로 차려지기 시작했다.
밑반찬은 매일 바뀐다고 하는데, 내가 방문한 날에는 샐러드, 김치, 콩나물무침, 깻잎 쌈, 잡채, 간장게장 등 푸짐한 구성이었다. 특히 깻잎 쌈은 향긋한 깻잎에 밥과 생선을 싸서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간장게장 또한 짜지 않고 감칠맛이 돌아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반찬 하나하나에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마치 어머니가 차려주신 듯한 따뜻한 느낌이랄까.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화덕 생선구이 모둠 대자가 나왔다. 커다란 접시 위에 고등어, 병어, 가자미, 조기, 갈치, 삼치 등 다양한 생선들이 보기 좋게 담겨 나왔다. 화덕에서 구워져 겉은 노릇노릇하고 속은 촉촉해 보이는 비주얼은,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돌게 했다. 특히 화덕에서 구워 기름기가 쫙 빠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가장 먼저 고등어구이 한 점을 집어 들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겉바속촉이었다. 입안에 넣자마자 고소한 풍미가 가득 퍼져 나갔다. 화덕에서 구워 특유의 기름기는 쫙 빠지고 담백함은 더욱 살아난 맛이었다. 과연 화덕 생선구이 전문점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맛이었다.
다음으로 맛본 생선은 가자미구이였다. 뼈를 발라내니 하얀 속살이 드러났다. 한 입 베어 무니,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담백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가자미 특유의 은은한 단맛이 느껴지는 듯했다. 비린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병어구이는 쫄깃쫄깃한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다른 생선들에 비해 사이즈가 조금 아쉬웠지만,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느껴졌다. 조기구이 또한 짭조름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훌륭했다. 특히 갓 지은 따뜻한 밥 위에 조기구이 한 점을 올려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갈치구이는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고소한 풍미가 일품이었다. 가시를 발라내기가 조금 귀찮았지만,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한 식감은 모든 수고를 잊게 할 만큼 훌륭했다. 삼치구이는 큼지막한 크기를 자랑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역시 완벽한 겉바속촉이었다.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생선구이와 함께 제공된 간장 소스에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감칠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와사비를 살짝 올려 먹어도 톡 쏘는 맛과 함께 생선 특유의 풍미를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밥 한 공기를 금세 뚝딱 비워냈다. 하지만 맛있는 생선구이를 남길 수 없어, 밥 한 공기를 추가로 주문했다.
생선왕에서는 공깃밥은 별도로 주문해야 한다. 하지만 가격 대비 훌륭한 맛과 푸짐한 양을 고려하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아쉬운 점은 계란찜 추가가 안 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다양한 밑반찬들이 제공되므로, 계란찜이 없어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았다. 맛있었던 생선구이 맛이 자꾸만 입가에 맴돌았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 또한 생선구이를 정말 좋아하시기 때문이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를 건넸다.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답해주셨다. 친절한 서비스 또한 생선왕의 매력 중 하나였다. 가게 바로 옆에는 놀이터도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실제로 내가 방문했을 때도,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이 보였다.
서산에서 생선구이를 먹어본 곳 중에 단연 최고였다. 화덕에 구워 더욱 맛있는 생선구이를 맛볼 수 있는 곳, 푸짐하고 정갈한 밑반찬과 친절한 서비스는 덤이다. 서산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오늘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삶의 큰 즐거움 중 하나이다. 앞으로도 맛있는 음식을 찾아 떠나는 나의 식도락 여행은 계속될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서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오늘 맛보았던 생선구이의 여운을 느껴본다. 짭조름하면서도 담백한 생선구이 맛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다음에는 또 어떤 맛있는 음식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생선왕에서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서산의 아름다운 노을이 나를 반겼다. 붉게 물든 하늘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이보다 더 완벽한 하루가 있을까? 서산 맛집에서의 특별한 식도락 여행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