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쏠비치에서의 호화로운 휴가를 잠시 접어두고, 진정한 진도의 맛을 찾아 나섰다. 화려한 관광지의 레스토랑이 아닌, 현지인들의 삶 속에 녹아있는 소박한 밥집을 탐험하고 싶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맛집이라는 소문이 자자한 ‘자영이네’였다.
진도 쏠비치에서 차를 달려 20분쯤 지났을까, 드디어 자영이네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큰 길가에서 살짝 안쪽 골목으로 들어오니, 소박하지만 정겨운 분위기의 식당이 모습을 드러냈다. 붉은 벽돌 건물에 파란색으로 큼지막하게 쓰인 ‘자영이네’라는 간판이 어딘가 모르게 푸근한 느낌을 준다.
점심시간을 살짝 비켜 방문했음에도,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테이블은 네 개 남짓, 아담한 공간이었지만, 그 안은 활기와 따뜻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예약 손님들이 많은지, 끊임없이 손님들이 드나들었고, 빈자리가 금세 채워졌다. 다행히 나는 미리 예약을 해둔 덕분에 기다림 없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예약을 하지 않았다면 발길을 돌려야 했을지도 모른다.
자리에 앉자마자 놀라움이 시작됐다. 테이블 위에는 이미 스무 가지가 넘는 반찬들이 빼곡하게 차려져 있었다. 알록달록한 색감과 정갈한 담음새는, 마치 잔치상을 받은 듯한 기분이었다. 멸치볶음, 김치, 나물, 젓갈 등 하나하나 직접 만든 듯한 손맛이 느껴지는 반찬들이었다.

뜨겁게 갓 지은 밥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고, 구수한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밥 한 숟갈을 크게 떠서 입에 넣으니, 쌀알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 탱글탱글했다. 밥맛만으로도 이미 합격점이었다.
자영이네의 백반은 단일 메뉴다. 백반을 주문하면, 20가지가 넘는 반찬과 함께 메인 요리인 고등어조림과 닭볶음탕이 나온다. 가격은 1인당 12,000원. 3인 이상 주문이 가능하다. 혼자 여행 온 나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조건이었지만, 1인분을 더 내고서라도 이 밥상을 꼭 맛보고 싶었다.
가장 먼저 젓가락이 향한 곳은, 빨갛게 잘 익은 고등어조림이었다. 큼지막한 고등어 한 토막과 무를 함께 집어 입에 넣으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졌다. 특히 무는, 오랜 시간 푹 조려져서인지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내렸다.

닭볶음탕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메뉴였다. 큼지막한 닭고기와 감자, 양파가 매콤한 양념에 버무려져 나왔는데,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닭고기는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웠고, 감자와 양파는 달콤했다. 특히 닭볶음탕 양념에 밥을 비벼 먹으니, 그 맛이 기가 막혔다.

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가득했다. 짭짤한 멸치볶음은 밥반찬으로 제격이었고, 아삭한 김치는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해초류 튀김은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는데, 바삭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독특했다.
따뜻한 황태국은, 매콤한 음식들을 먹는 중간중간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국물이 시원하고 담백해서, 계속해서 손이 갔다.
밥을 먹는 동안, 사장님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반찬이 부족하면 더 주시겠다며, 연신 넉넉한 미소를 지으셨다. 마치 고향집에 온 듯한 푸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식당이 협소한 탓에,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았다. 옆 테이블 손님들의 대화 소리가 그대로 들려, 다소 소란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고 3인 이상 주문이 가능하다는 점은, 혼자 여행 온 사람에게는 아쉬운 부분이었다.
또한 일부 방문객들은 불친절함을 느꼈다고 한다. 특히 어린 아이의 인원수를 두고 실랑이가 있었다는 후기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사장님과 직원분들 모두 친절하게 대해주셨다. 아마도 바쁜 시간대에는 손님 응대에 소홀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벽에 붙어있는 메뉴판에 ‘식사 3인부터 됩니다’라는 문구가 크게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7월 1일부터 물가 상승으로 인하여 백반 가격을 12,000원으로 인상합니다”라는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 가격은 다소 올랐지만, 여전히 훌륭한 가성비라고 생각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배가 든든했다. 단순히 배만 부른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자영이네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소박하고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푸짐한 남도 밥상을 맛볼 수 있는 곳이었다.
진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자영이네에서 진정한 남도의 맛을 경험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넉넉한 인심과 푸짐한 밥상에, 분명 만족할 것이다. 단, 3인 이상 방문하거나,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혼자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손님들과 합석을 하거나, 3인분을 주문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자영이네를 나와, 진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숙소로 돌아가는 길. 든든한 배와 따뜻한 마음 덕분인지, 모든 것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진도에서의 소중한 추억 한 페이지를, 자영이네가 장식해준 듯했다.
진도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마치고,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자영이네에서 맛보았던 푸짐한 밥상과 따뜻한 정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 다시 진도를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찾아가고 싶은 곳이다.

여행은 맛있는 음식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기도 하다. 진도 자영이네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진도의 문화와 정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자영이네는, 진도군 진도읍에 위치해 있다. 좁은 골목길에 위치해 있어 주차는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근처에 공영주차장이 있으니 이용하면 된다. 영업시간은 아침부터 점심까지만 운영하며, 재료 소진 시 문을 닫으니, 방문 전에 미리 전화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진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자영이네에서 푸짐한 남도 밥상을 맛보며, 진도의 정을 느껴보길 바란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