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새벽, 잠 못 이루는 밤의 끝자락에 야릇한 허기가 찾아왔다. 냉장고 문을 열어봤지만, 텅 빈 공간만이 나를 맞이할 뿐. 이럴 땐 답이 정해져 있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언제든 뜨겁게 나를 위로해 줄 돼지고기 식당으로 향하는 것이다. 구미에서 늦은 밤, 혹은 이른 아침에도 맛있는 고기를 즐길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큰 축복인가.
차를 몰아 도착한 곳은 언제나 변함없는 모습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돼지고기 전문점이었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가게 안은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삼삼오오 모여 앉아 솥뚜껑 위에 지글거리는 고기를 안주 삼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혼자서 묵묵히 고기 한 점, 술 한 잔을 기울이는 사람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밤을 채우고 있었다. 24시간 영업이라는 매력 덕분인지, 늦은 시간에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편안함이 느껴졌다.
자리에 앉자마자, 쏜살같이 밑반찬들이 쫙 깔렸다. 싱싱한 쌈 채소는 기본, 돼지고기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는 파채 무침, 콩나물무침, 깻잎 장아찌까지.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온 모습에서, 이곳의 오랜 내공이 느껴졌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잘 익은 김치였다. 묵은지를 숭덩숭덩 썰어 솥뚜껑에 함께 구워 먹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라고 하니, 기대감이 샘솟았다.

고민할 것도 없이, 이곳의 대표 메뉴인 삼겹살을 주문했다. 잠시 후, 뽀얀 자태를 뽐내는 삼겹살이 등장했다. 선홍빛 살코기와 적절하게 어우러진 지방의 조화가, 보기만 해도 군침을 삼키게 만들었다. 특히 돼지 한 마리에서 얼마 나오지 않는다는 귀한 부위인 ‘미추리’가 함께 나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뜨겁게 달궈진 솥뚜껑 위에 삼겹살을 올리니, 치익-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고소한 기름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김치와 마늘, 양파, 큼지막한 새송이버섯까지 함께 올려 구워주니, 솥뚜껑은 순식간에 풍성한 잔칫상으로 변모했다.
잘 익은 삼겹살 한 점을 들어 입안에 넣으니, 육즙이 팡팡 터져 나왔다. 신선한 돼지고기 특유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고,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혀를 즐겁게 했다. 특히 솥뚜껑에 구워 기름기가 쫙 빠진 김치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은 사라지고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배가 되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질을 하며, 쌈도 싸 먹고, 파채와 함께 먹고, 김치와 함께 먹고… 다양한 조합으로 삼겹살을 즐겼다. 쌈 채소의 신선함, 파채의 알싸함, 김치의 깊은 맛이 삼겹살과 어우러져, 먹는 즐거움을 더했다. 특히 이곳의 멜젓은, 비린 맛은 전혀 없고 감칠맛만 가득해서, 삼겹살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려 줬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솥뚜껑 위에 볶음밥을 해 먹고 싶은 강렬한 욕구가 솟아올랐다. 직원분께 볶음밥을 부탁드리니, 능숙한 솜씨로 솥뚜껑 위에 밥과 김치, 김 가루, 참기름 등을 넣고 볶아주셨다.

뜨겁게 달궈진 솥뚜껑 위에서 살짝 눌어붙은 볶음밥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맛이었다. 고소하면서도 매콤한 김치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고, 톡톡 터지는 밥알의 식감이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특히 볶음밥 위에 남은 삼겹살 한 점을 올려 먹으니, 최고의 조합이었다.
이곳의 또 다른 필수 메뉴는 바로 순두부수제비다.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은, 돼지고기의 느끼함을 싹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쫄깃한 수제비와 부드러운 순두부의 조화는, 든든한 식사로도, 술안주로도 손색이 없었다. 특히 고기를 주문하면 50% 할인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벽 한켠에 걸린 메뉴판을 훑어보니, 폭탄 계란찜, 뭉텅찌개 등 맛깔스러워 보이는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폭탄 계란찜은, 화산처럼 봉긋 솟아오른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다음 방문 때는 꼭 한번 맛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계산을 하고 가게 문을 나서는 순간, 배부름과 만족감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24시간 언제든 맛있는 돼지고기를 즐길 수 있다는 점, 신선한 재료와 푸짐한 인심,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앞으로도 늦은 밤, 혹은 이른 아침에 허기가 찾아올 때면, 망설임 없이 이곳을 찾을 것 같다. 구미에서 24시간 빛나는 돼지 맛집으로,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주길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