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는 아침, 따뜻한 국물 한 모금이 간절했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는 본순대국의 간판이 떠올랐다. 망설임 없이 우산을 챙겨 집을 나섰다. 늦은 아침, 이른 점심, 그 어중간한 시간 속에서도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그곳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왠지 모르게 설렘으로 가득 찼다.
가게 문을 열자, 예상과는 달리 꽤 많은 손님들이 아침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아웃도어 차림의 중년 남성들, 혼자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 그리고 나처럼 늦잠을 자고 나온 듯한 젊은이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섞여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마치 새벽의 활기를 그대로 이어받은 듯한 공간이었다. 테이블 위에는 벌써 푸짐한 한 상이 차려져 있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순대국, 윤기가 흐르는 머리고기 수육, 그리고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오징어순대까지.

가게 안은 생각보다 넓었다. 천장에는 밝은 조명이 촘촘히 박혀 있어 어두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환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짙은 보라색 가죽 소파가 놓인 벽면 자리는 편안함을 더했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옆 사람의 방해 없이 식사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한쪽 벽면에는 커다란 메뉴판이 붙어 있었다. 순대국, 우거지순대국, 머리고기수육, 오징어순대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얼큰우거지순대국이라는 메뉴가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왠지 모르게 끌리는 이름에 이끌려 나는 얼큰우거지순대국을 주문했다. 가격은 9천 원. 서울 물가를 생각하면 꽤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얼큰우거지순대국이 내 앞에 놓였다. 뚝배기 안에는 우거지와 순대, 그리고 각종 채소들이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붉은 국물 위에는 들깨가루가 듬뿍 뿌려져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코를 찌르는 매콤한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국물을 한 입 맛보았다.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얼큰함 속에 숨겨진 구수함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혀를 즐겁게 했다.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매운맛이었지만, 멈출 수 없는 중독성이 있었다. 쫄깃한 순대와 부드러운 우거지는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특히 우거지는 국물의 맛을 듬뿍 흡수하여 더욱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순대국에 밥 한 공기를 말아 깍두기를 얹어 먹으니, 그 맛은 더욱 환상적이었다. 적당히 익은 깍두기의 아삭한 식감과 달콤한 맛은 얼큰한 순대국과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쉴 새 없이 숟가락을 움직였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마지막 국물 한 방울까지 남김없이 들이켰다.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특히 깍두기와 배추김치는 순대국과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싱싱한 고추와 마늘은 매운맛을 더해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왔다.

옆 테이블에서 머리고기 수육을 시킨 것을 보고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 곧이어 나온 머리고기 수육은 얇게 썰린 살코기와 비계가 적절한 비율로 섞여 있었다. 다진 파를 아래에 깔고 편 마늘로 장식한 모습이 꽤나 매력적이었다. 삶아둔 고기를 따뜻하게 데워서 나오는 듯했는데, 야들야들한 식감과 고소한 풍미가 일품이었다. 특히 살코기와 비계의 조화가 환상적이어서, 전혀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씹혔다. 다음에는 꼭 머리고기 수육에 소주 한잔 기울여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테이블에서는 오징어순대를 시켜 먹고 있었다. 톡톡 터지는 오징어의 식감과 쫄깃한 속이 어우러져 술안주로 제격일 것 같았다. 특히 오징어순대 안의 속은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고 하니, 다음 방문 때는 꼭 맛봐야 할 메뉴로 찜해두었다.
혼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분들은 친절하게 응대해주셨다. 필요한 반찬은 없는지, 맛은 괜찮은지 꼼꼼하게 챙겨주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늦은 저녁 시간에도 많은 손님들로 북적였지만, 직원들은 한결같이 밝은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따뜻한 순대국 한 그릇 덕분에 몸과 마음이 훈훈해진 기분이었다. 까치산 맛집 본순대국은 맛과 양,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두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특히 24시간 영업한다는 점이 큰 메리트였다. 언제든 부담 없이 방문하여 따뜻한 국물 한 그릇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비 오는 날, 뜨끈한 국물이 생각날 때면 어김없이 이곳을 찾게 될 것 같다.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방문하여 머리고기 수육과 오징어순대에 소주 한잔 기울여봐야겠다. 서울에서 맛보는 든든한 한 끼, 본순대국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