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삼척, 그 중에서도 도계읍이라는 작은 동네에 숨겨진 보석 같은 맛집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바로 ‘원희네닭갈비’. 흔히 떠올리는 빨간 양념의 닭갈비가 아닌, 물닭갈비라는 독특한 메뉴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곳이라고 했다.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도착한 도계읍은, 탄광촌의 흔적을 간직한 조용하고 정겨운 마을이었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풍경 속에서, 나는 ‘원희네닭갈비’를 찾아 설레는 발걸음을 옮겼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넓은 주차장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넉넉한 주차 공간 덕분에 편안하게 차를 세울 수 있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테이블석과 좌식 자리가 모두 마련되어 있어, 취향에 따라 자리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테이블 사이 간격도 넉넉해서, 다른 손님들에게 방해받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18시쯤 방문했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빈자리가 없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한 테이블이 남아있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메뉴판을 보니, 역시 메인 메뉴는 물닭갈비였다. 순살과 뼈 있는 닭갈비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는데, 나는 왠지 뼈 있는 닭갈비가 더 맛있을 것 같아 뼈닭갈비를 주문했다. 잠시 후, 밑반찬이 나왔다. 소박하지만 정갈한 깍두기와 단무지가 전부였지만, 왠지 모르게 손이 자꾸 가는 맛이었다. 특히 깍두기는 적당히 익어 아삭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메인 메뉴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여주는 맛이랄까.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물닭갈비가 등장했다. 큼지막한 냄비에 닭고기와 각종 채소가 푸짐하게 담겨 나왔는데, 그 양에 입이 떡 벌어졌다. 맑은 육수가 자작하게 담겨 있는 모습은, 닭볶음탕과도 비슷해 보였다. 하지만 묘하게 풍기는 카레 향이, 일반적인 닭갈비와는 확연히 다른 차별점을 느끼게 했다. 냄비가 테이블에 오르자마자, 은은하게 퍼지는 카레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닭고기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향긋한 채소 향이 어우러져 더욱 식욕을 자극했다.
사장님께서 직접 물닭갈비 조리 과정을 설명해주셨다. 닭갈비 위에 수북하게 쌓인 미나리와 채소, 그리고 맑은 육수를 부어 끓이는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다소 싱거워 보일 수 있지만, 끓일수록 깊고 진한 맛이 우러나온다고 하셨다. 사장님의 설명을 들으며, 나는 인내심을 가지고 닭갈비가 끓기만을 기다렸다. 보글보글 끓는 소리와 함께, 냄비 안에서 다양한 재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드디어 닭갈비가 먹기 좋게 익었다. 젓가락으로 닭고기 한 점을 집어 들었는데, 겉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속은 촉촉해 보였다.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퍼지는 카레 향과 부드러운 닭고기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닭고기는 잡내 없이 깔끔했고, 은은한 카레 향이 닭고기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주었다. 닭매운탕과 비슷한 느낌이면서도, 묘하게 다른 매력이 느껴졌다. 국물은 칼칼하면서도 시원했는데, 닭고기와 채소에서 우러나온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미나리의 향긋함이 국물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려 주었다.
닭갈비를 어느 정도 먹고 난 후, 사리를 추가하기로 했다. 물닭갈비에는 우동사리와 라면사리가 잘 어울린다고 해서, 고민 끝에 라면사리를 선택했다. 꼬들꼬들하게 잘 익은 라면은, 매콤한 국물과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라면을 후루룩 먹는 동안,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나에게는 다소 매콤했지만, 멈출 수 없는 중독성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볶음밥을 빼놓을 수 없었다. 남은 닭갈비 국물에 밥과 김 가루, 채소를 넣고 볶아 만든 볶음밥은, 정말 최고의 마무리였다. 볶음밥은 직원분이 직접 만들어주셨는데, 현란한 솜씨로 냄비 바닥에 얇게 펴서 누룽지처럼 만들어주셨다. 덕분에 더욱 고소하고 바삭한 볶음밥을 맛볼 수 있었다. 볶음밥 한 숟가락을 입에 넣으니, 닭갈비의 매콤함과 김 가루의 고소함, 그리고 누룽지의 바삭함이 한데 어우러져 황홀한 맛을 선사했다. 배가 불렀지만, 숟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정말 싹싹 긁어먹었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도 정말 착했다. 닭갈비 5인분에 우동사리 2개, 볶음밥 2개, 아동 주먹밥 2개를 시켰는데, 79,000원밖에 나오지 않았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렇게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게다가 사장님 부부의 친절한 서비스는, 맛있는 음식과 더불어 기분 좋은 경험을 선사해주었다.
원희네닭갈비에서 맛본 물닭갈비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특별한 추억으로 남았다. 닭갈비 맛은 물론, 푸근한 인심과 정겨운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삼척 도계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환선굴이나 블랙밸리 CC를 방문하는 분들에게는, 훌륭한 식사 코스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나는 원희네닭갈비에서의 행복했던 시간을 되새겼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사람들,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하루였다. 다음에 또 삼척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원희네닭갈비를 다시 찾아야겠다고 다짐하며, 나는 발걸음을 돌렸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스치는 풍경들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원희네닭갈비에서 맛본 물닭갈비의 여운이,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남아있을 것 같다. 평범한 닭갈비가 아닌, 특별한 맛과 추억을 선사해준 원희네닭갈비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며, 이 글을 마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