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마전터에서 맛보는 추억과 손맛, 간장게장 서울 맛집 기행

성북동, 그 이름만으로도 왠지 모를 아련함과 따스함이 느껴지는 곳. 오래된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그곳, 성북동의 옛 지명인 ‘마전터’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은 한 밥집으로 향했다. 미식가들의 입소문을 타고, 잊혀져 가는 고향의 맛을 찾아 헤매는 이들에게 작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곳이라고 했다. 왠지 모를 기대감과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

한성대입구역 5번 출구에서 와룡공원 방향으로 조금만 걸어가니, 마치 숨겨진 보석처럼 마전터가 나타났다. 도로변에서 몇 계단 아래로 이어진 돌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낡은 한옥을 개조한 듯한 정겨운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은 묘한 편안함을 주었고, 왠지 모르게 마음이 푸근해지는 기분이었다. 간판에는 “성북동 옛 이름 마전터”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마전터 간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마전터의 간판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예상대로 아늑하고 정감 있는 분위기가 펼쳐졌다.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공간은 노포 특유의 편안함과 따뜻함으로 가득했다. 테이블은 몇 개 놓여 있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조용하고 오붓한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벽에는 손님들의 흔적이 담긴 낙서들이 가득했고, 군데군데 놓인 오래된 소품들은 마치 시간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은은하게 퍼지는 음식 냄새는 나의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간장게장, 양념게장, 황태구이, 낙지볶음 등 다양한 한식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점심에는 황태 야채비빔밥, 황태해장국, 소고기국밥, 추어탕 등 식사 메뉴를 찾는 손님들이 많다고 했다. 하지만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단연 간장게장이었다. 마전터의 간장게장은 짜지 않고 신선하며, 밥도둑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늘은 딸과 함께 하는 특별한 식사였기에, 최고의 메뉴를 맛보여주고 싶었다.

고민 끝에 간장게장과 황태구이를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다. 물김치, 가지나물, 깻잎지 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반찬들은 마치 엄마가 차려준 집밥처럼 푸근했다. 특히 물김치는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고, 가지나물은 부드러운 식감과 은은한 향이 입맛을 돋우었다. 깻잎지는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밥과 함께 먹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마전터 밑반찬
정갈하고 맛깔스러운 마전터의 밑반찬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간장게장이 등장했다. 붉은 고추와 깨가 듬뿍 뿌려진 간장게장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게딱지 안에는 주황색 알이 가득 차 있었고, 신선한 게살은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간장게장 특유의 비린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은은한 간장 향이 코를 자극했다.

마전터 간장게장
붉은 고추와 깨가 듬뿍 뿌려진 마전터의 간장게장

젓가락으로 게딱지 안의 알과 살을 조심스럽게 긁어모아 밥 위에 얹었다. 따뜻한 밥과 간장게장의 조화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간장 양념은 밥알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입안 가득 풍미를 더했고, 신선한 게살은 부드럽게 녹아내렸다. 특히 게딱지에 붙어있는 내장은 쌉싸름하면서도 녹진한 맛이 일품이었다. 왜 간장게장을 밥도둑이라고 부르는지 제대로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게딱지에 밥을 비벼 먹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짭짤한 간장 양념과 고소한 내장이 어우러진 비빔밥은 정말 꿀맛이었다. 김에 싸서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이어서 황태구이를 맛봤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황태구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고소한 황태의 풍미는 입안 가득 퍼져 나갔고, 씹을수록 깊은 맛이 느껴졌다. 특히 함께 제공된 양념장에 찍어 먹으니 매콤달콤한 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황태구이는 밥반찬으로도 좋았지만, 술안주로도 제격일 것 같았다.

마전터 황태구이
겉바속촉의 정석, 마전터 황태구이

식사를 하면서, 마전터의 음식에는 특별함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화려하거나 자극적인 맛은 아니었지만,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소박하고 깔끔한 맛은 깊은 감동을 주었다. 마치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만든 집밥처럼, 따뜻하고 푸근한 맛이었다.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즐기는 동안, 나는 어릴 적 할머니가 해주시던 따뜻한 밥상이 떠올랐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간장게장과 함께 제공된 밥이 잡곡밥이었는데, 찰기가 부족하고 부서지는 식감이라 아쉬웠다. 간장게장에는 찰진 흰쌀밥이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밥맛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기 전에 주인 아주머니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아주머니는 환한 미소로 “맛있게 드셨다니 다행입니다.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말씀해주셨다. 따뜻한 인사에 마음이 훈훈해졌다.

마전터를 나서면서, 나는 왠지 모를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꼈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은 것 이상의, 따뜻한 추억과 정을 듬뿍 담아온 기분이었다. 성북동의 숨겨진 보석 같은 맛집, 마전터. 이곳은 화려함보다는 소박함으로, 자극적인 맛보다는 정갈한 손맛으로, 잊혀져 가는 고향의 맛을 되살려주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마전터 한상차림
마전터에서 맛보는 푸짐한 한상차림

마전터는 연인끼리 오붓한 데이트를 즐기기에도 좋고, 가족 외식 장소로도 안성맞춤일 것 같다. 서울성곽을 따라 걷다가 들러 막걸리 한잔 기울이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맛있는 식사를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전터에서 맛본 간장게장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신선한 재료와 정성 가득한 손맛이 만들어낸 최고의 맛이었다. 성북동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나는 마전터에서 느꼈던 따뜻함과 푸근함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그리고 앞으로도 잊지 않고 이곳을 찾아, 잊혀져 가는 고향의 맛을 되새기며 추억을 쌓아가리라 다짐했다. 성북동 마전터, 그곳은 단순한 밥집이 아닌, 마음의 고향과 같은 곳이었다.

총점: 5/5

* 맛: 5/5 (신선한 재료와 정성 가득한 손맛이 만들어낸 최고의 맛)
* 분위기: 5/5 (아늑하고 정감 있는 분위기, 노포 특유의 편안함)
* 가격: 4/5 (가격 대비 푸짐하고 만족스러운 식사)
* 서비스: 5/5 (친절하고 따뜻한 주인 아주머니의 서비스)

추천 메뉴: 간장게장, 황태구이

찾아가는 길: 한성대입구역 5번 출구에서 와룡공원 방향 도보 5분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