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마저 멈춘 듯한 의령 전통시장의 숨은 보석, 의령소바에서 맛보는 향수 가득한 메밀의 맛

어린 시절, 낡은 흑백 사진 속 풍경처럼 아련한 기억을 더듬어 의령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단 하나, 의령 전통시장에 자리 잡은 의령소바 본점이었다. 전국에 체인점을 둘 만큼 유명한 곳이지만, 왠지 모르게 이곳 본점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맛이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나러 가는 듯 설레는 마음으로 말이다.

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활기 넘치는 상인들의 목소리와 사람들로 북적이는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노란색 간판에 큼지막하게 “의령소바”라고 쓰인 가게가 모습을 드러냈다. 간판에는 전국 방송 광고 중이라는 문구와 함께, 다양한 방송 출연 사진들이 빼곡하게 붙어 있어 이곳이 얼마나 유명한 맛집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가게 앞에는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주말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역시 웨이팅은 필수인가 보다.

의령소바 본점 외관
전국 방송 광고 중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는 의령소바 본점의 활기찬 외관.

웨이팅 공간은 다행히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실내에 마련되어 있어, 더운 날씨에도 쾌적하게 기다릴 수 있었다. 카운터에서 미리 메뉴를 주문하고 대기번호를 받으니, 생각보다 회전율이 빠른 듯 금세 자리가 났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다소 혼잡했지만, 오히려 시장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가 느껴져 나쁘지 않았다.

메뉴판을 훑어보니, 냉소바, 비빔소바, 온소바 등 다양한 종류의 메밀국수가 눈에 띄었다. 특히 ‘들기름소바’와 ‘회비빔소바’는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메뉴라 더욱 궁금증을 자아냈다. 고민 끝에,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냉소바와 비빔소바를 주문하고, 4,500원을 추가하여 돈까스까지 맛볼 수 있는 정식으로 선택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음식이 나왔다. 냉소바는 놋그릇에 담겨 나왔는데, 살얼음이 동동 뜬 육수와 함께 김 가루, 깨소금, 송송 썰린 파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비주얼에 저절로 군침이 돌았다. 육수부터 한 모금 들이켜보니, 멸치육수를 베이스로 한 듯 진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흔히 먹는 일본식 소바 육수보다 훨씬 깊고 풍부한 맛이 느껴졌다. 면은 메밀 함량이 높은 듯, 씹을수록 구수한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면발은, 차가운 육수와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냉소바에 식초와 겨자를 살짝 넣어 먹으니, 새콤하면서도 톡 쏘는 맛이 더해져 더욱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더운 날씨에 지쳐있던 몸과 마음에 청량감을 선사하는 듯했다. 면을 어느 정도 먹고 남은 육수에 밥을 말아 먹으니, 든든함까지 더해져 완벽한 한 끼 식사가 되었다.

비빔소바
양념과 고명이 푸짐하게 올려진 비빔소바의 매혹적인 자태.

다음으로 맛본 것은 비빔소바였다. 놋그릇에 담긴 비빔소바는, 빨간 양념장과 함께 채 썬 오이, 당근, 양배추, 김 가루, 깨소금이 푸짐하게 올려져 있었다. 젓가락으로 면과 양념을 골고루 비벼 한 입 맛보니, 새콤달콤하면서도 매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졌다. 맵찔이인 나에게는 다소 매콤했지만, 묘하게 중독성 있는 맛이었다. 특히 들기름 향이 은은하게 느껴져 더욱 고소하고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비빔소바에 함께 나온 육수를 살짝 부어 먹으니, 매콤한 양념이 중화되면서 더욱 부드럽게 넘어갔다. 마치 물냉면과 비빔냉면을 섞어 놓은 듯한 오묘한 조화가 꽤나 매력적이었다. 왜 사람들이 냉비빔소바를 찾는지 알 것 같았다. 다음에는 꼭 냉비빔소바를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식에 포함된 돈까스는, 바삭하게 튀겨져 나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돈까스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특히 소바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은 덜하고 담백함은 더해져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아이들이 있다면 돈까스는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빵빵하게 불러왔다. 양이 워낙 푸짐해서, 아무리 많이 먹는 나도 조금 남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남기는 것은 언제나 아쉬운 일이다. 다음에는 꼭 위장을 비우고 와서 싹싹 비워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온소바
따뜻한 국물이 매력적인 온소바의 정갈한 모습.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에 갔더니, 리뷰 이벤트에 참여하면 5천 원 상당의 메밀만두를 준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냉큼 리뷰를 작성하고 메밀만두를 받았는데, 앙증맞은 크기와는 달리 속이 꽉 차 있어 정말 맛있었다. 특히 메밀피는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워, 일반 만두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리뷰 참여 후 받은 감자만두를 포장하고 콜라를 마시며, 친절하게 인사하는 몸빼 바지 직원분을 칭찬했다.

의령소바 본점은, 맛은 물론이고 서비스와 위생까지 흠잡을 데 없는 곳이었다. 넓고 깨끗한 매장은 물론, 친절한 직원들의 응대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다만 화장실이 다소 작아 줄이 길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시장 화장실도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어,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의령 전통시장은, 시간이 멈춘 듯한 정겨운 풍경과 함께 맛있는 음식, 그리고 따뜻한 인심까지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특히 의령소바 본점은,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과 훌륭한 맛을 자랑하는 곳으로, 의령에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봐야 할 의령 맛집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따뜻한 온소바와 함께 장터 소국밥도 맛보여 드리고 싶다. 의령소바에서 맛본 메밀의 향기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메뉴 모형
입구 쇼케이스에 진열된 먹음직스러운 메뉴 모형들.

총평: 의령소바 본점은 전국적인 체인망을 갖춘 유명 맛집이지만, 본점만의 특별한 맛과 정겨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멸치육수를 베이스로 한 깊고 풍부한 맛의 냉소바, 새콤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비빔소바, 그리고 바삭한 돈까스까지, 모든 메뉴가 만족스러웠다. 특히 푸짐한 양과 저렴한 가격은, 가성비를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매력적일 것이다. 의령에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서 맛있는 메밀국수를 맛보길 추천한다.

꿀팁:

* 주말 점심시간에는 웨이팅이 길 수 있으므로, 식사 시간을 피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 리뷰 이벤트에 참여하면 5천 원 상당의 메밀만두를 받을 수 있다.
* 온소바는 멸치 다시 육수에 소바를 말아주는 형태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 어린 아이가 있는 경우, 돈까스를 함께 주문하면 좋다.
* 주차는 의령시장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테이블
정겨운 분위기의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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