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로 향하는 길, 내비게이션 화면에 떠오른 ‘중앙탑 막국수’라는 이름은 며칠 전부터 내 머릿속을 맴돌던 단어였다. 낡은 스마트폰 액정 너머로 보았던, 메밀싹이 수북이 쌓인 막국수 사진 한 장이 발길을 이끌었다. 단순한 식사를 넘어, 잊고 지냈던 미각의 향수를 자극하는 여행이 되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충주 “지역명”에 도착해 “맛집”으로 향하는 길은 설렘으로 가득 찼다.
대로변에 위치한 식당은 한눈에 들어왔다. “충주 중앙대로 3018″이라는 커다란 간판이 시선을 사로잡았고, 그 아래 ‘원조중앙탑막국수’라는 글자가 오랜 역사를 짐작하게 했다. 식당 앞 넓은 주차장은 이미 차들로 가득했지만, 다행히 빈자리를 찾아 주차할 수 있었다. 진출입로가 대로변이라 조심해야 한다는 후기를 보았던 터라, 주변을 살피며 신중하게 움직였다. 식당 입구로 향하는 계단 옆에는 ‘들깨수제비, 칼국수 전문’이라고 적힌 배너가 세워져 있었다. 막국수 전문점인 줄 알았는데, 다른 메뉴도 꽤나 인기 있는 듯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넓은 홀이 눈에 들어왔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손님들이 꽤 많았다.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정갈하게 놓여 있었고, 테이블마다 설치된 태블릿 PC가 눈에 띄었다. 주문은 태블릿으로 하는 방식인 듯했다. 창가 자리에 앉으니,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땀을 식혀주었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물막국수, 비빔막국수, 메밀들깨수제비, 메밀칼국수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수육과 만두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고민 끝에 비빔막국수와 수육(소), 그리고 메밀왕만두를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메밀 육수가 주전자에 담겨 나왔다. 찻잔에 따라 한 모금 마시니, 은은한 메밀 향과 함께 구수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식사 전에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느낌이었다. 멸치 육수 같기도 한 이 오묘한 육수는 정말이지 묘한 중독성이 있었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비빔막국수가 나왔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긴 막국수 위에는 싱그러운 메밀싹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붉은 양념장과 검은 김 가루, 그리고 톡톡 터지는 깨가루가 식욕을 자극했다. 젓가락으로 면과 양념, 메밀싹을 골고루 비볐다. 면발은 생각보다 찰기가 있었다. 보통 메밀 함량이 높은 막국수는 툭툭 끊어지는 식감인데, 이 집 막국수는 냉면처럼 쫄깃했다.

드디어 첫 젓가락을 들었다. 입안에 넣자마자,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 맛이 느껴졌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메밀싹의 향긋함이었다. 쌉싸름하면서도 신선한 메밀싹이 쫄깃한 면발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양념은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사람에게는 살짝 매울 수도 있겠지만, 맛있게 매운 정도였다. 먹다 보니, 왜 이 집이 충주 “지역명” 사람뿐만 아니라 외지인들에게도 “맛집”으로 사랑받는지 알 것 같았다.

곧이어 수육이 나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수육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한방 재료를 넣어서 삶았는지, 은은한 향이 났다. 수육과 함께 명태식해가 나왔다. 짭짤하면서도 매콤한 명태식해는 수육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부드러운 수육 한 점을 명태식해에 곁들여 먹으니, 입안에서 감칠맛이 폭발했다. 상추와 깻잎도 함께 제공되어, 쌈으로 즐기기에도 좋았다. 둘이 먹기에 소(小) 자는 조금 부족한 듯했다. 다음에는 꼭 중(中) 자를 시켜야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메밀왕만두가 나왔다. 큼지막한 만두 6개가 나무 찜기에 담겨 나왔는데, 겉은 쫄깃하고 속은 촉촉했다. 만두 속은 고기와 김치가 반반 섞여 있어, 두 가지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었다.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맛이어서, 막국수와 함께 먹기에 부담 없었다. 특히, 만두피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메밀 향이 인상적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든든했다. 계산대 옆에는 커피 자판기가 놓여 있었다. 무료로 제공되는 믹스 커피 한 잔을 뽑아 들고, 식당 앞 테라스에 앉았다.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커피를 마시니, 기분이 더욱 좋아졌다. 멀리 보이는 산과 들이 아름다웠다.

돌아오는 길, ‘원조중앙탑막국수’에서 맛보았던 막국수와 수육, 그리고 만두의 맛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특히, 메밀싹의 향긋함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다음에는 물막국수와 메밀들깨수제비도 꼭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충주에 다시 방문할 이유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원조중앙탑막국수’, 단순한 “지역명” “맛집”을 넘어,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준 곳이었다. 싱그러운 메밀싹의 향연과 따뜻한 메밀 육수의 온기,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충주를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