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바라보며 즐기는 구리시 묘향만두, 그 슴슴함에 빠지다 – 경기 맛집 기행

오랜만에 평일 반차를 내고, 늦잠을 푹 자고 일어난 아침. 창밖으로 쏟아지는 햇살이 어찌나 따사로운지, 이 좋은 날 집에만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적지 없이 차를 몰아 나섰다. 드라이브 코스로는 역시 한강변 만한 곳이 없지. 강변북로를 따라 시원하게 달리다 보니 어느새 구리시에 접어들었다. 출출함을 느낄 즈음, 문득 예전에 지인이 추천해줬던 만두집이 떠올랐다. 묘향만두. 평양식 만두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라 했던가. 슴슴한 맛이 일품이라는 이야기에 끌려, 망설임 없이 핸들을 꺾었다.

새로 지은 듯한 깔끔한 건물 외관이 눈에 띄었다. 예전에는 허름한 1층짜리 건물이었다는데, 만두 맛 하나로 3층 건물까지 올린 저력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1층은 넓은 주차장으로, 주차를 도와주시는 분들의 안내를 받아 편하게 주차할 수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니,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다행히 회전율이 빠른 덕분에,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고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만두국, 묘향뚝배기, 녹두빈대떡, 오이소박이국수… 하나같이 맛깔스러워 보이는 메뉴들 앞에서 한참을 고민했다. 결국, 이 집의 대표 메뉴라는 만두국과 묘향뚝배기, 그리고 사이드로 녹두빈대떡을 주문했다. 벽에 붙은 메뉴 사진들을 보니 더욱 기대감이 커졌다. 특히, 묘향뚝배기의 붉은 국물이 어찌나 먹음직스러워 보이는지!

묘향뚝배기와 만두국
뜨끈한 뚝배기와 맑은 만두국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밑반찬이 먼저 나왔다. 큼지막하게 썰어 낸 석박지와 시원한 물김치. 특히 석박지는 깍두기보다 깊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젓가락으로 큼지막한 석박지를 썰어 한 입 베어 무니, 아삭아삭한 식감과 함께 입안 가득 퍼지는 시원함이 정말 예술이었다. 메인 메뉴가 나오기도 전에, 밑반찬부터 맛집의 기운이 느껴졌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만두국이 나왔다. 뽀얀 국물 위에 큼지막한 만두 다섯 개가 옹기종기 떠 있는 모습이 정갈하면서도 푸근했다. 흔한 계란 지단 고명 하나 없이, 오로지 만두로만 승부를 보겠다는 듯한 담백함이 오히려 신뢰감을 주었다. 국물부터 한 숟갈 떠 맛보았다. 진한 육향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마치 잘 끓인 소고기뭇국을 먹는 듯한 기분이었다.

만두를 앞접시에 건져 반으로 갈라 보았다. 두툼한 만두피 속에 꽉 들어찬 만두소가 눈에 들어왔다. 만두소는 두부 함량이 높아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었다. 과한 참기름이나 들기름 향 없이, 은은하게 퍼지는 후추 향이 오히려 풍미를 더했다. 슴슴한 만두 맛에, 테이블에 놓인 양념장을 살짝 넣어 먹으니 또 다른 맛이 느껴졌다. 양념장의 매콤함이 더해져, 슴슴한 만두의 맛을 한층 끌어올리는 느낌이었다.

만두국
큼지막한 만두가 넉넉하게 들어있는 만두국

만두국을 맛보고 있을 때, 묘향뚝배기가 나왔다. 뚝배기 가득 담긴 붉은 국물이 식욕을 자극했다. 묘향뚝배기는 얼큰한 육개장에 만두를 으깨어 넣은 듯한 비주얼이었다. 국물부터 한 숟갈 떠 맛보았다.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국물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묘향만두의 만두소로 육수를 낸 듯, 만두의 풍미가 국물에 그대로 녹아 있었다. 뚝배기 안에는 만두뿐만 아니라, 큼지막한 야채와 고기도 듬뿍 들어 있어, 씹는 맛을 더했다. 특히, 묘향뚝배기는 밥과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밥을 국물에 말아, 큼지막한 야채와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묘향뚝배기
얼큰하고 시원한 묘향뚝배기

마지막으로 녹두빈대떡이 나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녹두빈대떡은, 묘향만두의 숨은 별미였다. 기름을 많이 두르지 않고 구워낸 듯, 느끼함 없이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녹두빈대떡은 큼지막하게 썰어 낸 석박지와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아삭아삭한 석박지의 식감과 함께, 입안 가득 퍼지는 녹두의 고소함이 정말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녹두빈대떡
겉바속촉 녹두빈대떡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뚝배기와 그릇을 깨끗하게 비웠다. 슴슴한 만두와 칼칼한 뚝배기, 그리고 고소한 녹두빈대떡까지. 정말 완벽한 식사였다. 특히,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맛이, 오랜만에 제대로 된 ‘집밥’을 먹는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묘향만두 바로 앞에는 한강이 흐르고 있어, 식사 후 가볍게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았다. 강변을 따라 걷다 보니, 시원한 강바람이 땀을 식혀주었다. 잔잔하게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맛있는 만두를 먹었던 기분 좋은 여운을 만끽했다.

묘향만두
만두국과 뚝배기

묘향만두는, 화려한 맛이나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슴슴하면서도 깊은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특히, 어르신들이나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다음에는 꼭 만두전골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만두전골에는 소고기 양지도 듬뿍 들어간다고 하니, 그 맛이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서, 만두전골과 함께 푸짐한 식사를 즐겨야겠다.

묘향만두는 아침 일찍 문을 여는 곳이라, 아침 식사를 하기에도 좋다. 10시 반쯤 방문했는데도 사람들이 꽤 많았다. 휴일에는 점심시간에 가면 엄청난 줄을 서야 한다고 하니, 11시쯤 방문해서 후딱 먹고 나오는 것이 팁이라면 팁일까. 주차는 발렛파킹을 해주셔서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만두국
속이 꽉 찬 만두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묘향만두에서 맛봤던 슴슴한 만두 맛이 자꾸만 떠올랐다. 인근에 분위기 좋은 카페도 많으니, 만두를 먹고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데이트를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광진구 주민인 나는, 가까운 곳에 이렇게 맛있는 만두집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종종 묘향만두를 방문할 것 같다. 구리시 맛집 묘향만두, 경기 북부 지역을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오이소박이국수
시원한 오이소박이국수
오이소박이국수
오이와 함께 즐기는 국수
상차림
푸짐한 상차림
뚝배기
묘향뚝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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