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그 이름만으로도 마음 한 켠이 아련해지는 곳. 오랜만에 시간을 내어 그곳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설렘으로 가득 찼다. 전주에서의 첫 끼는 어디서 해결할까? 화려한 음식 솜씨로 정평이 난 고향 아주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백반집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망설임 없이 그곳을 향해 차를 몰았다.
전주 완산경찰서 인근, 전라감영 맞은편에 자리 잡은 오늘의 목적지는 바로 ‘한국식당’이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니,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낡은 나무 간판에 정겹게 쓰여진 “한국식당” 네 글자가 마치 고향집에 온 듯한 푸근함을 안겨준다. 식당 맞은편에는 넓은 공터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복잡한 전주에서 편안하게 주차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다. 주차 공간은 넉넉했지만, 점심시간에는 워낙 손님이 몰려 혼잡할 때도 있다고 하니, 시간을 잘 맞춰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디지털 시계가 1시 53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테이블마다 빼곡하게 놓인 반찬 그릇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미 많은 손님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고,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북적였다.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나는 잠시 기다린 후에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벽에 붙은 메뉴판은 단촐했다. 백반정식 단일 메뉴! 메뉴 선택의 고민 없이 바로 백반 2인분을 주문했다.
잠시 후, 상다리가 휘어질 듯한 백반 한 상이 차려졌다. 20가지가 족히 넘어 보이는 다양한 반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지은 밥과 함께, 김치찌개, 청국장, 계란찜이 뚝배기에 담겨 나왔다. 뜨끈한 뚝배기가 식탁 위에 놓이는 순간, 코를 간지럽히는 구수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반찬 하나하나를 살펴보니, 정성이 가득 담겨 있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잡채, 젓가락을 부르는 붉은 빛깔의 김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하는 조기구이,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인 계란찜까지. 정말이지 젓가락을 어디에 먼저 가져가야 할지 고민될 정도였다.

먼저 뜨끈한 김치찌개부터 맛보았다. 잘 익은 김치와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김치찌개는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신김치로 끓인 듯한 깊은 맛이 잊을 수 없었다. 두부 한 조각을 숟가락으로 떠서 밥 위에 올려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다음으로 맛본 청국장은 구수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콩이 듬뿍 들어간 청국장은 깊고 진한 맛이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숟가락으로 푹 퍼서 밥에 쓱쓱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특히, 청국장은 리필도 가능하다고 하니,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계란찜은 부드러운 식감이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촉촉하고 따뜻한 계란찜은 매콤한 김치찌개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계란찜 위에 송송 썰어 올린 파가 향긋함을 더해주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반찬 중에서는 특히 양념불고기가 인상적이었다. 달콤 짭짤한 양념이 잘 배어 있는 불고기는 밥 위에 올려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불고기 양념에 밥을 비벼 먹어도 맛있었다. 깻잎쌈에 밥과 불고기를 함께 싸 먹으니, 향긋한 깻잎 향과 달콤한 불고기 맛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행복이 퍼지는 듯했다.
이 외에도 시금치, 김치, 장조림, 호박전, 호박잎쌈, 자반, 미역줄기 등 다양한 반찬들이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웠다. 마치 할머니가 차려주신 듯한 푸근한 맛에, 밥 한 그릇을 금세 뚝딱 비워냈다. 반찬 가짓수가 워낙 많다 보니, 밥이 부족할 정도였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이, 공깃밥 추가는 무료였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정말 배가 불렀다. 8천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이렇게 푸짐하고 맛있는 백반을 즐길 수 있다니,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다. 예전에는 8천 원이었지만, 현재는 12,000원으로 가격이 인상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이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의 백반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몇몇 사람들은 반찬의 맛이 평범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달고 짜고 매운 자극적인 맛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또한, 일부 방문객들은 반찬의 신선도가 떨어진다고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다.
식당은 전주 한옥마을과도 가까워, 식사 후에 전주 여행을 즐기기에도 좋은 위치에 있다. 전주 남부시장과 풍남문도 인근에 있어, 함께 둘러보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한옥마을 근처 관광지에 비해 비교적 덜 붐빈다는 점도 장점이다.

전주에서의 특별한 맛집을 찾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이렇게 푸근한 동네 백반집에서 소박한 밥상을 즐기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전주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나는 주저 없이 ‘한국식당’을 다시 찾을 것이다. 그때는 오늘 맛보지 못했던 다른 반찬들도 꼭 맛봐야겠다.
전주에서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울 땐, 완산 경찰서 인근 ‘한국식당’에서 푸짐한 백반 한 상을 즐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한국식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