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으로 향하는 길, 굽이치는 산세를 따라 펼쳐지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푸르른 녹음이 짙어지는 계절,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힐링하고픈 마음에 훌쩍 떠나온 여행이었다. 목적지는 정선 5일장이었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든든하게 배를 채울 맛집을 찾아 나섰다. 그렇게 발견한 곳이 바로 오늘 소개할 정선의 숨은 보석 같은 맛집이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슬슬 배꼽시계가 울리기 시작했다. ‘정선 맛집’을 검색하며 찾아낸 곳은 고기국수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었다. 사실 제주도에서 먹었던 고기국수의 기억이 강렬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끌리는 분위기에 이끌려 문을 열고 들어섰다. 평일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다행히 빈 테이블이 하나 있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고기국수 외에도 초계국수, 꼬막 비빔밥 등 다양한 메뉴가 눈에 띄었다. 처음 보는 초계국수도 궁금했지만, 오늘의 목표는 고기국수였기에 망설임 없이 주문했다. 곁들여 먹을 갈비만두도 함께 시켰다.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정갈한 밑반찬들이 차려졌다. 소박하지만 정성이 느껴지는 반찬들을 보니 음식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고기국수가 눈 앞에 나타났다. 뽀얀 국물 위로 듬뿍 올려진 고기와 면발, 그리고 송송 썰어진 파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에서 보이는 것처럼, 면발은 일반적인 소면보다 약간 굵어 보였고, 국물은 뽀얗고 깊은 색을 띠고 있었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진한 돼지 육수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제주도 고기국수와는 또 다른 매력이었다. 제주도 고기국수가 돼지고기 본연의 맛을 강조한다면, 이곳의 고기국수는 감칠맛이 더해져 더욱 대중적인 입맛에 맞춘 듯했다.

사장님께서 직접 가져다주시면서 고기국수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주셨다. 제주도 돔베고기와는 다른 방식으로 조리했다는 점, 그리고 함께 제공되는 새우젓과 매운 양념을 곁들여 먹으면 더욱 맛있다는 팁까지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기본적으로 간이 되어 있으니 먼저 맛을 보고 양념을 추가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으셨다. 사장님의 친절한 설명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면을 후루룩 흡입하니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느껴졌다. 돼지 잡내는 전혀 나지 않았고, 오히려 고소한 풍미가 입안을 감쌌다. 함께 나온 새우젓을 살짝 올려 먹으니 감칠맛이 더욱 살아났다. 매운 양념도 조금 넣어봤는데, 칼칼하면서도 깔끔한 매운맛이 느끼함을 잡아주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2~3 스푼 정도가 딱 적당했다. 취향에 따라 양념의 양을 조절해서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고기국수를 정신없이 먹고 있을 때, 함께 주문했던 갈비만두가 나왔다.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갈비만두는 겉은 쫄깃하고 속은 촉촉한 갈비살로 가득 차 있었다. 달콤 짭짤한 갈비 양념이 입맛을 돋우었고, 고기국수와 함께 먹으니 더욱 든든했다. 갈비만두는 아이들도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초계국수도 궁금했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초계국수는 닭가슴살과 오이채, 그리고 반으로 잘린 삶은 계란이 고명으로 올라가 있었다. 얼음이 동동 띄워진 육수는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닭 육수의 시원함과 겨자의 톡 쏘는 맛이 어우러져 깔끔하면서도 개운한 맛을 자랑했다. 특히 더운 날씨에 지친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일 것 같았다. 다음에는 꼭 초계국수를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혼자 온 손님부터 가족 단위 손님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다만 평일 점심시간에는 손님이 많으니, 시간을 잘 맞춰서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계절 메뉴인 꼬막 비빔밥도 빼놓을 수 없다. 와 3에서 볼 수 있듯이, 꼬막 비빔밥은 신선한 채소와 꼬막이 푸짐하게 담겨 나왔다. 꼬막 위에는 깨가 솔솔 뿌려져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꼬막은 쫄깃쫄깃했고, 채소는 아삭아삭했다. 매콤달콤한 양념에 밥을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다만, 꼬막 비빔밥은 양이 조금 아쉬웠다는 평도 있었다. 10월 꼬막 철에는 꼬막이 더욱 통통해진다고 하니, 가을에 다시 한번 방문해봐야겠다.
불고기 비빔밥 또한 인기 메뉴 중 하나라고 한다. 달콤한 불고기와 신선한 채소가 어우러져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라고 한다. 아쉽게도 이번 방문에서는 맛보지 못했지만, 다음에는 꼭 한번 먹어봐야겠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주셨다. 음식 맛은 물론이고, 사장님의 친절함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정선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몇몇 손님들은 사장님이 조금 더 다정하게 말씀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사장님의 솔직하고 소탈한 모습이 오히려 정겹게 느껴졌다. 강원도 특유의 친절함이라고 해야 할까. 과장된 친절함보다는 진심이 느껴지는 따뜻함이 좋았다.
가격은 초계국수 곱빼기가 11,0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음식의 퀄리티와 맛을 생각하면 충분히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정성껏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보면 가격에 대한 불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정선에서 뜻밖의 맛집을 발견하게 되어 정말 기뻤다. 화려한 인테리어나 세련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소박하면서도 정감 있는 분위기와 맛있는 음식, 그리고 친절한 사장님의 미소 덕분에 잊지 못할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정선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의 정이 가득한 정선은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 주었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다시 방문하고 싶다. 그때는 꼬막 철에 맞춰서 꼭 꼬막 비빔밥을 먹어봐야지. 그리고 사장님께 더욱 살가운 인사를 건네야겠다. 정선의 고기국수는 오랫동안 내 기억 속에 맛있는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