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왠지 모르게 마음이 허전한 날이었다. 핸드폰을 들여다보니 친구들과의 단톡방에서 ‘오늘, 맛있는 거 먹자!’라는 메시지가 눈에 띄었다. 그래, 오늘이야말로 맛있는 음식으로 지친 심신을 달래줘야 할 때였다. 친구들과 의견을 나누던 중, 한 친구가 얼마 전부터 극찬하던 범일동의 숨겨진 보석 같은 이자카야, ‘백산키친’이 떠올랐다. 늘 신선한 재료와 특별한 메뉴로 미식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는 그곳. 망설일 필요 없이, 우리는 백산키친으로 향했다.
백산키친은 범일동의 번화가에서 살짝 벗어난, 조용한 골목길 2층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은은한 조명이 새어 나오는 창문 너머로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아늑하고 편안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나무 소재의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은은한 조명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었다. 벽면에는 다양한 사케 병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마치 일본의 작은 이자카야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자리에 앉자, 친절한 직원분이 메뉴판을 가져다주셨다. 메뉴판을 꼼꼼히 살펴보니, 숙성회, 샤브샤브, 튀김 등 다양한 일식 요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제철 식재료를 사용한 특별 메뉴들이었다. 가을에는 전어회와 꽃게 요리를, 여름에는 하모샤브샤브를 맛볼 수 있다고 했다. 우리는 고민 끝에, 백산키친의 대표 메뉴인 숙성회와, 가을에만 맛볼 수 있다는 전어회, 그리고 낙지 튀김을 주문했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낙지 튀김이었다. 접시 위에 놓인 낙지 튀김은, 갓 튀겨져 나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모습이었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했으며, 낙지는 쫄깃하고 부드러웠다. 한 입 베어 무니, 고소한 튀김 향과 함께 낙지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함께 제공된 소스에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낙지 튀김의 맛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튀김옷 사이사이 보이는 푸릇한 튀김 채소는 튀김의 느끼함을 잡아주었다.

다음으로 나온 숙성회는, 그야말로 예술 작품과 같았다. 접시 위에는 참돔, 광어, 연어, 참치 등 다양한 종류의 숙성회가 정갈하게 담겨 있었다. 회의 색깔은 선명하고 윤기가 흘렀으며,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숙성회 한 점을 조심스럽게 들어, 간장에 살짝 찍어 입에 넣었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한 부드러운 식감과, 은은하게 퍼지는 감칠맛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특히 참돔 숙성회는,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전어회는 가을에만 맛볼 수 있는 특별 메뉴였다. 껍질을 벗겨 뼈를 발라낸 전어회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모습이었다. 전어회 한 점을 양상추에 올리고 쌈장을 살짝 얹어 입에 넣으니, 고소하면서도 쌉쌀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쌈장의 짭짤한 맛과 양상추의 아삭한 식감이 더해져, 전어회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다. 싱싱한 깻잎에 싸 먹으니, 향긋한 깻잎 향이 전어회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렸다.
백산키친에서는 음식뿐만 아니라, 술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었다. 우리는 숙성회와 전어회에 어울리는 사케를 추천받아 마셨다. 사케는 부드럽고 깔끔한 맛이었으며, 회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 주었다. 술잔을 기울이며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야기가 무르익을 즈음, 후토마끼가 나왔다. 큼지막한 크기에 다양한 재료들이 꽉 차 있는 모습이 먹음직스러웠다. 한 입에 넣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성한 맛이 일품이었다. 밥알은 고슬고슬했고, 신선한 해산물과 채소들은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좋았다. 특히, 연어알의 톡톡 터지는 식감은, 후토마끼의 맛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켜 주었다.
백산키친에서는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여, 모든 요리를 정성껏 만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숙성회는 신선하고 쫄깃했으며, 전어회는 고소하고 쌉쌀했다. 낙지 튀김은 바삭하고 쫄깃했으며, 후토마끼는 푸짐하고 다채로운 맛을 자랑했다.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이 느껴졌고, 맛 또한 훌륭했다.

백산키친의 또 다른 매력은, 친절한 서비스였다. 직원분들은 항상 웃는 얼굴로 손님을 맞이했고, 음식에 대한 설명도 친절하게 해주었다. 또한, 손님들의 취향에 맞춰 술을 추천해주는 센스도 돋보였다. 덕분에 우리는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한 친구는 “생일날 남자친구가 서프라이즈로 예약해둔 곳이었는데, 평소 광어, 우럭 아니면 잘 못 먹는 내가 하나도 비린 맛을 느끼지 못하고 너무 맛있어서 감동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도미 솥밥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라고 덧붙였다.
백산키친에서의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기분 좋게 가게를 나섰다.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우리는 지친 심신을 달래고 활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 백산키친은, 특별한 날 소중한 사람과 함께 가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그만큼 내 마음에 쏙 드는 부산 맛집이었다.

백산키친은, 맛있는 음식과 훌륭한 서비스, 그리고 아늑한 분위기를 모두 갖춘 완벽한 곳이었다. 범일동에서 특별한 메뉴와 함께 잊지 못할 미식 경험을 하고 싶다면, 백산키친을 강력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백산키친에서 맛보았던 숙성회의 감칠맛과 전어회의 고소함이 자꾸만 떠올랐다. 다음에는 또 어떤 특별한 메뉴가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다음 방문이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