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뻐근한 어깨를 주무르며 무작정 차를 몰았다. 오늘따라 유난히 지치는 하루, 뜨끈하고 얼큰한 무언가가 간절했다. 동료가 추천해준 해남의 갯마을 아구찜, 그 이름만으로도 왠지 모르게 힘이 솟는 기분이었다. 어둠이 짙게 내린 밤, 저 멀리 갯마을 아구찜 간판이 빛나고 있었다. 붉은 벽돌 건물에 걸린 간판은 정겨운 느낌을 자아냈다. 서둘러 주차를 하고 안으로 들어섰다.
문을 열자 활기찬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저녁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테이블마다 놓인 푸짐한 아구찜 접시에서는 매콤한 향기가 코를 자극했다. 빈자리를 찾아 앉으니, 친절한 직원분이 메뉴판을 가져다주셨다. 메뉴판에는 아구찜 외에도 다양한 해산물 요리가 있었지만, 망설임 없이 아구찜을 주문했다. 오늘 나의 목표는 오직 하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줄 아구찜과의 만남이었으니까.
주문을 마치자, 순식간에 테이블 위로 정갈한 밑반찬들이 차려졌다. 맑은 물을 한 모금 마시니, 신선함이 입안 가득 퍼졌다. 마치 어머니가 직접 만들어주신 듯한 정성 가득한 반찬들은, 아구찜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구찜이 등장했다.

접시 가득 담긴 아구찜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아구와 탱글탱글한 해산물, 아삭아삭한 콩나물이 매콤한 양념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비주얼을 자랑했다. 특히, 아구 위에 듬뿍 뿌려진 깨소금은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붉은 양념이 밴 아구의 모습은 입안에 침을 고이게 했다.
젓가락을 들고 가장 먼저 아구 살점을 집어 들었다. 부드럽게 씹히는 아구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다. 신선한 아구에서 느껴지는 담백함과 매콤한 양념의 조화는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양념은 단순히 맵기만 한 것이 아니라, 깊은 감칠맛이 느껴졌다. 콩나물은 아삭아삭한 식감을 더해주었고, 함께 들어간 미나리는 향긋한 풍미를 더했다.
아구찜 속에는 아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해산물도 푸짐하게 들어있었다. 쫄깃한 전복, 탱글탱글한 새우,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조개까지.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듯, 다양한 해산물을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특히, 신선한 해산물에서 느껴지는 바다 내음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콩나물을 찾아 헤맬 필요 없이 해산물이 넘쳐났다.
매콤한 아구찜을 먹으니, 시원한 물이 절로 당겼다. 맑은 물을 한 모금 마시니,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밑반찬으로 나온 백김치는 아삭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매운맛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어느새 아구찜을 절반 넘게 먹어 치웠다. 하지만 젓가락을 멈출 수가 없었다. 멈추면 후회할 것 같았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아구찜을 폭풍 흡입했다. 매콤한 양념이 점점 더 맛있게 느껴졌다.
술이 술술 들어간다는 후기처럼, 아구찜은 정말 술안주로도 제격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차를 가져온 탓에 술은 마시지 못했다. 다음에는 꼭 택시를 타고 와서 아구찜과 함께 술 한잔 기울여야겠다고 다짐했다.
아구찜을 거의 다 먹어갈 때쯤, 볶음밥을 주문했다.

아구찜 양념에 볶아 먹는 볶음밥은 그야말로 환상의 맛이었다.

남은 아구찜 양념에 김가루와 참기름을 더해 볶아주셨는데, 그 고소한 향이 코를 찔렀다. 볶음밥 한 숟가락을 입에 넣으니, 세상 모든 행복이 내 안에 들어오는 듯한 기분이었다.
볶음밥까지 싹싹 긁어먹고 나니, 배가 빵빵하게 불러왔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볶음밥 1인분만 시킨 것이 후회스러웠다. 다음에는 꼭 2인분을 시켜서 배 터지게 먹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섰다. 가게 앞에는 여전히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갯마을 아구찜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환하게 빛나는 갯마을 아구찜 간판을 다시 한번 쳐다봤다. 오늘, 갯마을 아구찜 덕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제대로 힐링할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갯마을 아구찜에서 느꼈던 행복감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내일도 힘든 하루가 기다리고 있겠지만, 갯마을 아구찜에서 얻은 에너지로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해남에 숨겨진 맛집, 갯마을 아구찜. 앞으로 나의 단골집이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