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떠나는 남원 여행. 광한루의 고즈넉한 풍경과 춘향이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에 젖어 들기 전, 든든하게 배를 채울 곳을 찾아 나섰다. 여행에서 맛집 탐방은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지만, 화려한 레스토랑보다는 따뜻한 집밥처럼 편안한 곳이 끌렸다. 마치 고향집에 온 듯 푸근한 인상을 주는 식당, 바로 그곳에서 잊지 못할 한 끼를 경험했다.
오전 11시 30분, 문이 열리기를 기다려 찾아간 곳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였다. 11시 15분쯤 미리 전화를 걸어 겨우 두 테이블 남은 자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 예약 없이는 쉽사리 발길을 들일 수 없는 남원 맛집의 명성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식당 앞 주차 공간은 단 두 자리. 아쉽지만 길 건너 남원문화원에 차를 대고 설레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평일 오전인데도 문화원 주차장 역시 만차에 가까워 주차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 점은 조금 아쉬웠지만, 맛있는 식사를 생각하며 불편함을 잊기로 했다.

식당은 3시부터 5시 30분까지 브레이크 타임이다. 저녁 식사는 5시 30분부터 시작된다고 하니, 시간을 잘 맞춰 방문해야 한다. 식당 내부는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뉘어 있었고, 화장실은 외부에 위치해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정갈하게 꾸며진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과하지 않은 소박한 인테리어가 편안함을 더해줬다. 한쪽 벽면에는 ‘요리를 담다, 온기를 담다, 정성을 담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는데, 이 문구처럼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진심이 느껴지는 듯했다. 에서 보이는 것처럼, 벽에 걸린 앤틱한 접시 장식들도 소소한 멋을 더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정식 2인분을 주문했다. 가격은 1인당 11,000원.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꽤나 합리적인 가격이다. 잠시 후,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갈비찜과 제육볶음이 메인 요리로 등장했고, 보기에도 깔끔한 밑반찬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다.

먼저 갈비찜에 눈길이 갔다. 에서 보이는 것처럼, 큼지막한 갈비와 함께 큼직하게 썰린 단호박, 그리고 하얀 치즈가 얹어져 있었다. 젓가락으로 갈비를 집어 들자 부드럽게 뼈와 살이 분리되었다. 입안에 넣으니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특히 단호박의 달콤함과 치즈의 고소함이 갈비찜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밥 위에 갈비찜을 얹어 한 입 크게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다음은 제육볶음. 을 보면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제육볶음 위에 싱싱한 쪽파가 송송 뿌려져 있다. 돼지고기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매콤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아삭아삭한 콩나물과 함께 먹으니 식감이 더욱 풍성해졌다. 제육볶음을 상추에 싸서 먹으니, 신선한 채소의 향긋함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처럼 쌈을 크게 싸서 한 입에 넣으니, 입안 가득 행복이 퍼지는 듯했다.
밑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졌다. 적당한 간과 깔끔한 맛은 마치 엄마가 해주는 집밥 같았다. 콩나물무침, 김치, 깻잎장아찌 등 다양한 반찬들이 밥도둑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깻잎장아찌는 향긋한 깻잎 향이 그대로 살아있어 밥과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아쉬웠던 점도 있었다. 반찬을 놓아주실 때 테이블 옆으로 오셔서 놓아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두 사람이 앉아있는 사이로 반찬을 놓아주시는 점은 조금 불편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음식 맛이 워낙 훌륭했기에, 이러한 작은 불편함은 금세 잊혀졌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서며, 다음 남원 방문에도 꼭 다시 찾아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맛있는 음식과 정겨운 분위기,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에 보이는 귀여운 인형 장식처럼, 소소한 볼거리도 있는 곳이었다. 남원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곳에서 따뜻한 집밥 한 끼를 즐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든든하고 행복한 경험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