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저녁, 청주 시내를 걷다 우연히 발견한 바누아투 과자점은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보석 같았다. 빵 굽는 고소한 냄새에 이끌려 홀린 듯 문을 열고 들어섰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은은한 조명 아래 진열된 빵들은 하나하나 저마다의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K팝 뮤직비디오가 흘러나오는 경쾌한 분위기 또한 발길을 멈추게 했다.
가게 내부는 생각보다 넓고 깔끔했다. 빵 종류도 다양해서 뭘 골라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쇼케이스 안에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케이크들이 나를 유혹하고 있었다. 다음에는 꼭 케이크를 먹어봐야지 다짐하며, 오늘은 빵 맛만 보기로 했다.

고민 끝에 고른 빵은 크루아상이었다. 겹겹이 쌓인 페이스트리가 황금빛을 띠며 바삭하게 구워진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한 입 베어 무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식감이 느껴졌다. 버터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음미하게 되었다.
빵을 고르고 계산대로 향하는 길, 한쪽 벽면에 붙어있는 안내문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밀가루는 수입산 밀가루보다 3배 비싸고, 우유 버터는 마가린보다 4배 비쌉니다. 하지만 고객님들의 건강을 위해 대부분의 제품에 우리밀과 우유 버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왠지 모르게 믿음이 가는 문구였다.
하지만 씁쓸한 뒷맛을 지울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안내문에는 ‘대부분의 제품에 우리밀을 사용한다’고 적혀 있었지만, 메뉴를 자세히 살펴보니 우리밀을 사용한 빵 종류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우리밀 시몬케이크, 호두과자, 우리쌀 쑥찰떡빵 정도만이 우리밀을 사용하고 있었다. 물론 다른 빵들도 맛있었지만, 안내문구와 실제 제품 간의 차이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다양한 빵들을 살펴보며, 어떤 밀가루를 사용했는지 꼼꼼히 확인해보았다. 크루아상, 뺑오쇼콜라, 호두마니, 마늘고구마데니쉬 등 대부분의 빵에는 미국/캐나다 밀가루가 사용되고 있었다. 우리쌀 쉬폰, 바누아투 쌀 카스테라, 우리쌀 꽈배기 등 몇몇 빵에만 국산 쌀가루가 사용되었다.
물론 밀가루의 원산지가 맛을 결정하는 전부는 아닐 것이다. 실제로 미국/캐나다 밀가루로 만든 빵들도 훌륭한 맛을 자랑했다. 하지만 ‘우리밀’이라는 문구를 강조한 것에 비해, 실제 사용 비율이 낮다는 점은 소비자로서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맛 자체는 훌륭했다. 특히 뺑오쇼콜라의 경우, 겹겹이 쌓인 페이스트리 안에 진한 초콜릿이 가득 들어있어 달콤함을 좋아하는 내 입맛에 완벽하게 부합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페이스트리와 달콤한 초콜릿의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늦은 시간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친절하게 응대해 주신 직원분들 덕분에 기분 좋게 빵을 고를 수 있었다. 늦은 밤, 술 한잔하고 빵을 사러 오는 손님들도 있는 듯했다. 늦게까지 영업한다는 점도 큰 장점인 것 같다.

총평하자면, 바누아투 과자점은 늦은 밤에도 맛있는 빵을 즐길 수 있는 청주 맛집이다. 빵 맛도 훌륭하고 분위기도 좋지만, 우리밀 사용 비율에 대한 솔직한 정보 제공이 있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다음에는 꼭 케이크를 먹어봐야겠다 다짐하며, 기분 좋게 가게 문을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