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하루의 피로를 씻어낼 따뜻한 식사를 찾아 나섰다. 백운동, 그 이름만으로도 어딘가 고즈넉함이 느껴지는 동네. 그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기와야’라는 곳을 향했다. 칠흑 같은 하늘 아래, 은은하게 빛나는 기와야의 간판이 마치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는 듯했다.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식당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늦은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주차 공간은 넉넉했다. 짙은 어둠 속에서 기와야의 건물은 따뜻한 색감으로 빛나고 있었다. 모던하면서도 한국적인 미가 느껴지는 외관은, 마치 잘 지어진 갤러리에 들어서는 듯한 설렘을 안겨주었다. 부드러운 조명이 감싸 안은 외벽은 편안함을 선사했고, 입구 옆 작은 정원은 운치를 더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 아래 차분하고 정갈한 분위기가 나를 감쌌다. 나무 테이블과 편안한 의자가 놓여 있는 공간은 넓고 쾌적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어둠에 잠겨 있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내부의 따뜻함이 더욱 부각되는 듯했다. 평일 저녁이라 그런지, 아니면 숨겨진 맛집이라서 그런지, 붐비지 않고 한적해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웨이팅 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받아 들고 고민 끝에 ‘기와야 순두부 한상’을 주문했다. 1인당 15,000원이라는 가격이 처음에는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졌지만,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을 마주하는 순간, 그 생각이 싹 사라졌다. 놋그릇에 담긴 밥과 국, 그리고 다양한 반찬들이 보기 좋게 놓여 있었다.
가장 먼저 순두부찌개에 눈길이 갔다. 몽글몽글한 순두부가 가득 들어 있는 찌개는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깊고 진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매콤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숟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함께 나온 고등어구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짭짤한 간이 딱 맞게 배어 있어 밥반찬으로 제격이었다. 젓가락으로 살을 발라 따뜻한 밥 위에 올려 먹으니,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다만, 2인 기준으로 고등어 반 마리가 제공되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다채로운 밑반찬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신선한 채소로 만든 샐러드는 아삭한 식감이 좋았고, 짭짤한 장아찌는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했다. 특히, 슴슴하게 무쳐낸 나물은 순두부찌개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갓 지은 솥밥은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밥알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했고, 씹을수록 단맛이 느껴졌다. 밥을 순두부찌개 국물에 살짝 적셔 먹으니, 그 맛이 배가되었다. 밥을 다 먹고 솥에 남은 누룽지에 뜨거운 물을 부어 숭늉으로 마무리하니, 속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디저트로 두부 푸딩이 나왔다. 뽀얀 자태를 뽐내는 두부 푸딩은 보기만 해도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한 입 떠먹으니,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은은한 단맛과 고소한 두부 향이 어우러져, 훌륭한 마무리였다. 흔히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디저트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전반적으로 음식 맛은 준수했지만, 가격 대비 양이 조금 부족하게 느껴졌다. 특히, 순두부찌개의 양이 조금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음식의 맛과 분위기를 고려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밤은 더욱 깊어 있었다. 기와야의 따뜻한 불빛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넓은 주차장은 어둠 속에서도 넉넉하게 공간을 확보하고 있었다.

기와야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저녁 식사를 넘어, 힐링의 시간이었다. 맛있는 음식과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잠시나마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었다. 백운동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기와야에서 따뜻한 순두부 한 상을 맛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추천한다. 이곳은 숨겨진 백운동의 맛집임에 틀림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