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손맛 그대로, 제주 은갈치로 만나는 묵은지 고등어 조림의 감동적인 맛! 서귀포 맛집 기행

며칠 전부터 어머니의 따뜻한 밥상이 간절했다. 바쁜 일상에 치여 제대로 된 집밥을 먹은 지가 언제였던가. 문득 묵은지 푹 익은 김치에 통통한 고등어 넣고 자작하게 끓인, 그 잊을 수 없는 묵은지 고등어 조림이 떠올랐다. 그래, 오늘 저녁은 무조건 묵은지 고등어 조림이다! 하지만 직접 해 먹기엔 시간도 부족하고, 무엇보다 어머니의 손맛을 따라갈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폭풍 검색 끝에 찾아낸 곳, 서귀포에 숨겨진 보석 같은 곳, ‘올래왕갈치’였다.

사실 처음부터 이곳을 염두에 둔 건 아니었다. 원래 가려던 식당이 마침 휴무일이라 발길을 돌리던 중, 큼지막하게 쓰인 “제주 은갈치”라는 간판에 나도 모르게 이끌려 들어갔다. 어쩌면 운명이었을까? 묵은지 고등어 조림 맛집을 찾으려다, 갈치 맛집에서 인생 묵은지 고등어 조림을 만나게 될 줄이야!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니,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나무 테이블과 의자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고, 벽 한쪽에는 익살스러운 그림들이 그려져 있어 보는 재미를 더했다. 특히 눈길을 사로잡은 건, 갈치를 들고 있는 넉살 좋은 표정의 남자 그림과 그 옆을 지키는 듯한 두 마리의 고양이 그림이었다. 왠지 모르게 푸근하고 편안한 느낌이 들어, 마치 어릴 적 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익살스러운 그림이 그려진 벽면
식당 벽면에 그려진 익살스러운 그림이 정겨운 분위기를 더한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갈치 전문점답게 다양한 갈치 요리가 눈에 띄었지만, 나의 목표는 오직 하나, 묵은지 고등어 조림이었다. 메뉴판 한켠에 자리잡은 묵은지 고등어조림(30,000원)을 보고 망설임 없이 주문했다.

주문 후, 곧바로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를 가득 채웠다. 어묵볶음, 김치, 콩나물무침 등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긴 밑반찬들은, 마치 어머니가 직접 만들어주신 듯한 따뜻함이 느껴졌다. 특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멸치볶음은,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메인 메뉴가 나오기도 전에 젓가락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묵은지 고등어 조림이 등장했다. 묵직한 뚝배기 안에는 푹 익은 묵은지와 통통한 고등어가 푸짐하게 담겨 있었고, 매콤한 양념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갓 지은 따끈한 밥 위에 묵은지 한 조각과 고등어 살을 얹어 한 입 크게 먹으니, 입 안 가득 행복이 퍼져나갔다.

묵은지는 정말 예술이었다. 푹 익어 흐물흐물해진 묵은지는, 시큼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며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묵은지에 깊게 배어든 양념은, 밥과 함께 먹으니 그야말로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고등어 역시 신선하고 큼지막해서 먹을 게 많았다. 젓가락으로 살짝만 건드려도 부드럽게 살이 발라졌고, 묵은지와 함께 먹으니 비린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푸짐한 묵은지 고등어 조림
매콤한 양념과 푹 익은 묵은지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는 묵은지 고등어 조림.

함께 들어간 감자와 무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별미였다. 특히 감자는 푹 익어 포슬포슬했고, 묵은지 양념이 깊숙이 배어 있어 정말 맛있었다. 숟가락으로 으깨서 밥과 함께 비벼 먹으니, 꿀맛이 따로 없었다.

정신없이 묵은지 고등어 조림을 먹다 보니, 어느새 밥 두 공기를 뚝딱 비워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어머니의 손맛에, 과식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후회는 없었다. 정말 든든하고 행복한 저녁 식사였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했다. 그런데 사장님께서 갑자기 작은 떡 몇 개를 건네시는 것이 아닌가! 알고 보니, 제주도의 명물인 오메기떡이라고 하셨다. 뜻밖의 선물에 기분이 좋아져, 사장님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가게를 나섰다.

‘올래왕갈치’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를 넘어,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운 날, 혹은 푸짐하고 맛있는 묵은지 고등어 조림이 먹고 싶은 날, 서귀포 지역에 위치한 ‘올래왕갈치’를 꼭 다시 찾아야겠다. 이곳은 단순한 맛집을 넘어, 내 마음속 영원한 맛집으로 기억될 것이다.

참고로, 이곳은 갈치 요리도 훌륭하다고 한다. 옆 테이블에서 갈치구이를 시킨 손님들을 보니, 큼지막한 갈치가 노릇노릇하게 구워져 나오는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다음에는 꼭 갈치구이와 조림을 함께 맛볼 수 있는 갈치정식을 먹어봐야겠다. 부모님 모시고 와도 정말 좋아하실 것 같다. 특히 양념을 달게 드시지 않는 분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맛이라고 하니, 안심하고 모시고 와도 될 것 같다.

노릇노릇 구워진 갈치구이
다음 방문에는 꼭 맛보고 싶은 노릇노릇한 갈치구이.

가게를 나서며, дерев деревянный 문에 적힌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저대 후회하지마라 좋았다면 추억이고.” (확실하진 않지만 아마도 그런 뜻이리라). 오늘 저녁은 분명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총평: 제주 서귀포에서 만난 인생 묵은지 고등어 조림!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따뜻한 밥상과 친절한 서비스는 덤. 갈치 요리도 훌륭하다고 하니, 다음에는 꼭 갈치정식을 먹어봐야겠다. 부모님 모시고 가기에도 좋은 곳으로, 강력 추천한다!

올래왕갈치 외관
서귀포 ‘올래왕갈치’는 큼지막한 간판 덕분에 쉽게 찾을 수 있다.
가게 문에 적힌 문구
가게 문에 적힌 “저대 후회하지마라 좋았다면 추억이고”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메뉴판
다양한 갈치 요리와 식사 메뉴를 제공한다.
한상차림
푸짐한 한상차림. 메인 메뉴는 물론 밑반찬도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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