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하루 종일 꽉 막힌 사무실에서 시달린 나는 매콤한 무언가가 간절했다. 마치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 줄 구원투수 같은 존재가 필요했다. 머릿속에 번개처럼 스치는 건, 바로 짬뽕! 며칠 전부터 SNS에서 눈여겨봤던, 칠곡 지역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중식 맛집이 떠올랐다. ‘그래, 오늘 저녁은 무조건 짬뽕이다!’ 퇴근하자마자 곧장 차를 몰아 그곳으로 향했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아담하고 소박한 외관이 눈에 들어왔다. 간판에는 ‘타이짬뽕’이라는 상호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얼핏 보면 평범한 동네 중국집 같지만, 왠지 모르게 풍겨져 나오는 ‘짬뽕 고수’의 아우라가 느껴졌다. 주차는 건물 뒤편에 마련된 공간에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넓고 깔끔한 내부가 펼쳐졌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은은하게 퍼지는 짬뽕 특유의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하며 식욕을 돋우었다. 벽 한쪽에는 메뉴판이 크게 붙어 있었는데, 짬뽕 외에도 짜장면, 탕수육 등 다양한 중식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잠시 고민했지만, 오늘 나의 목표는 오직 짬뽕이었기에, 불고추짬뽕 2단계와 함께 궁금했던 야끼덮밥을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따뜻한 자스민차 한 잔을 마시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혔다. 테이블 위에는 기본 반찬인 단무지와 양파가 놓였다. 단무지는 얇게 썰어져 아삭아삭했고, 양파는 신선하고 깔끔한 맛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짬뽕이 모습을 드러냈다. 붉은 국물 위로 푸짐하게 올려진 해산물과 야채들이 시선을 강탈했다. 홍합, 오징어, 돼지고기, 양파, 배추, 애호박 등 다양한 재료들이 아낌없이 들어가 있었다. 2단계로 주문한 불고추짬뽕이라 그런지, 매콤한 향이 코를 찌르는 듯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보니, 탱글탱글한 면발이 모습을 드러냈다. 젓가락으로 면을 집어올려 후루룩 맛을 보니, 입안 가득 퍼지는 얼큰함과 불향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국물은 묵직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고, 텁텁함 없이 깔끔하게 매운맛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면발은 적당히 쫄깃했고, 국물과 잘 어우러져 입안에서 착 감기는 느낌이었다.
짬뽕에 들어간 해산물도 하나같이 신선했다. 특히, 큼지막한 오징어는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었고, 홍합은 특유의 시원한 맛을 더했다. 돼지고기는 잡내 없이 부드러웠고, 야채들은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좋았다. 재료 하나하나가 신선하고 큼지막해서 씹는 즐거움을 더했다.

짬뽕을 먹는 중간중간, 단무지와 양파를 곁들이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특히, 매운 짬뽕 국물에 적셔 먹는 단무지는 색다른 별미였다. 짬뽕을 어느 정도 먹고 난 후에는, 공기밥을 추가해서 국물에 말아 먹었다. 진하고 얼큰한 짬뽕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니, 든든함이 배가 되는 듯했다.
이번에는 야끼덮밥을 맛볼 차례. 야끼덮밥은 볶음밥 위에 매콤한 야채볶음이 올려져 나오는 메뉴였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볶음밥 위로, 갖가지 야채와 해산물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볶음밥은 고슬고슬하게 잘 볶아져 있었고, 야채볶음은 매콤하면서도 감칠맛이 느껴졌다.

야끼덮밥을 한 입 먹어보니, 볶음밥의 고소함과 야채볶음의 매콤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볶음밥은 느끼하지 않고 담백했고, 야채볶음은 불맛이 은은하게 느껴져 더욱 맛있었다. 야채볶음에는 오징어, 새우 등 해산물도 들어가 있어 씹는 즐거움을 더했다. 특히, 볶음밥과 야채볶음을 함께 비벼 먹으니, 매콤함이 더욱 강렬하게 느껴졌다.

야끼덮밥을 먹는 중간중간, 짬뽕 국물을 곁들이니 더욱 맛있었다. 매콤한 야끼덮밥과 얼큰한 짬뽕 국물의 조합은, 그야말로 환상의 궁합이었다. 짬뽕 국물은 야끼덮밥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매콤함을 더욱 끌어올려 주는 역할을 했다.
정신없이 짬뽕과 야끼덮밥을 먹다 보니, 어느새 그릇은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매콤한 음식 덕분에 온몸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지만, 기분은 상쾌했다. 잃어버렸던 입맛도 되찾고, 스트레스도 해소되는 기분이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가니,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맞아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질문에,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답했다. 사장님께서는 “다음에 또 오세요!”라며 환하게 웃으셨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어두웠던 하늘이 어느새 훤하게 밝아져 있었다. 매콤한 짬뽕과 야끼덮밥 덕분에, 몸과 마음이 모두 따뜻해진 기분이었다. 칠곡 학정동에서 숨은 짬뽕 맛집을 발견한 것 같아 왠지 모르게 뿌듯했다.
다음에 얼큰한 짬뽕이 생각날 때, 나는 주저 없이 ‘타이짬뽕’을 찾을 것이다. 그때는 탕수육도 함께 주문해서 먹어봐야겠다. 쫄깃바삭한 식감의 탕수육도 이곳의 인기 메뉴라고 하니, 그 맛이 더욱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