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하루의 고단함을 뒤로하고 합정역 골목길을 걷는 발걸음은 묘하게 설렜다. 오늘 나의 목적지는 ‘미도리’, 며칠 전부터 눈여겨 봐둔 작은 이자카야였다. 왠지 모르게 혼자 조용히 술 한잔 기울이고 싶은 날, 이곳이라면 완벽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가게 문을 열자,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나를 감쌌다. 은은한 조명 아래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정갈하게 놓여 있었고, 벽면에는 아기자기한 일본풍 소품들이 장식되어 있었다.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바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어 부담 없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에서 보이는 것처럼, 커다란 창밖으로 보이는 도시의 야경은 덤이었다. 마치 일본의 작은 골목에 숨겨진 보석 같은 공간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었다.

메뉴판을 펼쳐 들자, 다양한 종류의 사케와 일본 요리들이 눈에 들어왔다. 튀김, 볶음, 구이 등 다채로운 메뉴들 중에서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튀김덮밥’. 평소 튀김 요리를 즐겨 먹는 나에게, 바삭한 튀김과 따뜻한 밥의 조화는 상상만으로도 황홀경이었다. 혼자 왔으니 튀김덮밥 하나만 시키기는 아쉬워, 사케 한 잔도 함께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간단한 밑반찬이 나왔다. 짭짤하게 간이 된 해초무침과, 매콤한 김치가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테이블 매트의 짜임이 독특했는데, 음식과 함께 사진을 찍으니 더욱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에서 보이는 것처럼, 정갈하게 놓인 젓가락과 밑반찬은, 음식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여주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튀김덮밥이 내 눈 앞에 나타났다. 나무 상자 안에 담긴 튀김덮밥은, 뚜껑을 여는 순간 고소한 냄새와 함께 황홀한 비주얼을 자랑했다. 갓 튀겨낸 새우, 단호박, 꽈리고추 튀김이 따뜻한 밥 위에 푸짐하게 올려져 있었고, 튀김 위에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특제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을 보면, 튀김의 황금빛 색깔과 밥알의 윤기가 어우러져 더욱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젓가락으로 튀김 하나를 집어 입에 넣는 순간, 바삭하는 소리와 함께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튀김옷은 어찌나 바삭하고 얇은지, 튀김 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새우는 탱글탱글했고, 단호박은 달콤했으며, 꽈리고추는 은은한 매콤함이 입안을 즐겁게 했다. 튀김을 특제 소스에 살짝 찍어 밥과 함께 먹으니, 그 맛은 더욱 환상적이었다. 소스의 달콤 짭짤한 맛이 튀김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밥알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입 안 가득 행복을 선사했다.
사케 한 잔을 천천히 음미하며 튀김덮밥을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사케의 은은한 향이 입안을 감싸고, 튀김의 고소함과 밥의 따뜻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혀끝을 황홀하게 만들었다. 마치 미식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었다.
혼자 왔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오롯이 즐기며 음식의 맛에 집중할 수 있었다. 사장님은 친절하게 말도 걸어주시고, 음식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 주셔서 더욱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마치 오랜 단골집에 온 듯한 편안함이었다.
어느새 튀김덮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사케 한 병도 깨끗하게 비워냈다. 배는 부르고, 마음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계산을 하고 가게 문을 나서는데,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주셨다. “다음에 또 오세요!” 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에, 나는 진심으로 다시 이곳을 찾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미도리에서의 혼술은, 단순한 저녁 식사를 넘어선 특별한 경험이었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분위기, 그리고 친절한 사람들 덕분에, 나는 완벽한 위로를 받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었다. 합정에서 혼자 술 한잔하고 싶을 때, 혹은 맛있는 튀김덮밥이 먹고 싶을 때, 나는 망설임 없이 미도리를 찾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나는 미도리에서 느꼈던 따뜻함을 곱씹으며, 다음 방문을 기약했다. 합정 골목길에 숨겨진 작은 보석 같은 곳, ‘미도리’는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 준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