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어스름이 채 가시지 않은 시간, 나는 낯선 도시 영주의 아침 공기를 가르며 한 식당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며칠 전부터 눈여겨봐 둔, 아침 7시부터 문을 열어 여행자들의 든든한 아침을 책임진다는 그곳, ‘전통묵집식당’이었다.
식당으로 향하는 길은 고요했다. 간간히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만이 나의 설렘을 더욱 고조시키는 듯했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식당은, 낡은 기와지붕과 붉은 벽돌 담장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마치 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푸근함이 느껴졌다. 이미지에서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온기가 나를 맞이했다. 나무 테이블과 의자, 벽에 걸린 그림들이 정겨운 분위기를 더했다. 창밖으로는 푸른 나무들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다.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에는 이미 몇몇 손님들이 아침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았다. 묵밥, 태평초, 손두부 등 흔히 볼 수 없는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태평초’라는 이름이 낯설었다. 김치찌개에 묵을 넣어 끓인 음식이라니, 어떤 맛일까?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온묵밥과 태평초를 주문했다.

잠시 후, 반찬과 함께 주문한 메뉴들이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소박하지만 정갈한 모습이었다. 놋그릇에 담긴 온묵밥은 김가루와 깨소금이 듬뿍 뿌려져 있었고, 태평초는 뚝배기 안에서 빨갛게 끓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먼저 온묵밥부터 맛을 보았다. 따뜻한 국물은 속을 부드럽게 감싸 안았고, 묵은 쫄깃쫄깃했다. 김가루와 깨소금의 고소함이 더해져, 입 안 가득 풍성한 맛이 느껴졌다. 차가운 묵밥만 먹어봤던 나에게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다음으로 태평초를 맛보았다. 묵이 들어간 김치찌개라니, 과연 어떤 맛일까? 한 입 떠먹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의 김치찌개에 묵이 더해져, 독특하면서도 조화로운 맛을 만들어냈다. 묵은 찌개의 국물을 머금어 더욱 촉촉했고, 밥과 함께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짭짤한 장아찌, 아삭한 김치, 고소한 나물 등 모두 밥과 잘 어울리는 맛이었다. 특히 짠맛이 감도는 간장 베이스의 장아찌는 묘한 중독성이 있었다.

식사를 하면서, 막걸리 한 잔이 간절해졌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곳은 테이블당 주류 1병만 판매한다고 한다.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따뜻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니, 온몸에 활력이 넘치는 듯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이제 영주 여행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식당을 나서며, 나는 이곳이 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지 알 수 있었다. 할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따뜻한 음식, 정겨운 분위기,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특히 태평초는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메뉴였다. 영주에 다시 온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다.

영주에서의 아침은 ‘전통묵집식당’ 덕분에 더욱 특별해졌다. 이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따뜻한 추억을 선물하는 곳이었다. 영주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에게, 나는 감히 이곳을 최고의 영주 맛집으로 추천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