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으로 향하는 길, 설렘과 함께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굽이굽이 이어진 산길을 따라 차창 밖 풍경은 끊임없이 변화했고, 그 변화 속에서 나는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기억 한 조각을 떠올렸다. 할머니 손을 잡고 찾았던 시골 장터, 그곳에서 맛보았던 따뜻한 만두 한 입의 추억. 어쩌면 오늘, 화천시장에서 그 기억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마음 한 켠에 자리 잡았다.
화천시장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정겨운 풍경이었다. 활기 넘치는 상인들의 목소리, 형형색색의 물건들이 가득한 좌판, 그리고 그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나는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에 휩싸였다. 어린 시절 할머니와 함께 왔던 그 시장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늘 나의 목적지는 화천시장 내에 자리 잡은 작은 만두집이다. 가게 이름은 따로 없지만, 이 곳 사람들은 모두 ‘화천 만두집’이라고 부른다. 밖에서 봤을 때는 그저 평범한 만두 가게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 곳 만두 맛은 평범함을 뛰어넘는다는 이야기를 익히 들어왔다. 특히, 김치만두 하나로 화천 지역을 평정한 곳이라고 하니, 그 맛이 더욱 궁금해졌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따뜻한 온기가 온몸을 감쌌다. 분주하게 만두를 빚고 계시는 아주머니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만두피를 빚고, 그 안에 김치와 각종 채소로 가득 찬 만두소를 듬뿍 넣으시는 모습에서 장인의 손길이 느껴졌다. 가게는 따로 먹고 갈 공간은 없이 포장만 가능했다. 메뉴는 단출했다. 오직 김치만두만이 존재했다. 고기만두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조금 아쉬웠지만, 김치만두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듯했다.
노란색 바탕에 빨간 글씨로 “화천 손만두”라고 적힌 간판이 눈에 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빛바랜 색감은 이 곳의 오랜 역사를 짐작하게 했다. 가게 앞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 찜기가 놓여 있었고, 그 옆에는 갓 빚은 만두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절로 넘어갔다.
나는 김치만두 한 팩을 주문했다. 아주머니는 능숙한 솜씨로 만두를 포장해 주셨다. 따뜻한 만두의 온기가 손을 통해 전해져 왔다. 만두를 받아 들고 시장을 나서는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빨리 집에 가서 따뜻한 만두를 맛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만두를 꺼내 들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만두의 모습은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겉은 약간 두꺼워 보이는 손만두 특유의 투박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젓가락으로 만두를 집어 드는 순간,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속이 꽉 찼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드디어 만두를 한 입 베어 물었다. 입 안 가득 퍼지는 김치의 풍미는 정말 놀라웠다.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김치의 맛과 아삭아삭 씹히는 채소의 식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만두피는 쫄깃했고, 만두소는 촉촉했다. 과연, 왜 이 곳 김치만두가 유명한지 알 수 있었다. 만두를 많이 좋아하지 않는 나조차도 쉴 새 없이 만두를 입으로 가져갔다.
만두를 먹는 동안, 어린 시절 할머니와 함께 시장에서 만두를 먹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할머니는 늘 나에게 따뜻한 만두를 건네주시며, “맛있게 먹으라”고 말씀하셨다. 그 따뜻한 마음과 정겨운 풍경이 오늘, 화천 만두집에서 다시 느껴지는 듯했다.

화천 만두집은 단순히 만두를 파는 곳이 아니었다. 그 곳은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따뜻한 만두 한 입에 담긴 정과 사랑은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살려 주었고,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힘이 되어줄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었다.
만두 한 팩을 순식간에 해치웠다. 배는 불렀지만, 마음은 더욱 풍족해진 기분이었다. 화천 만두집에서 맛본 김치만두는 단순한 음식을 넘어, 내 삶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화천에 다시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화천 만두집을 찾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곳에서 따뜻한 김치만두 한 팩을 포장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화천 시장의 작은 만두집에서 시작된 나의 맛집 기행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나는 오늘도 그 따뜻했던 만두의 기억을 떠올리며,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