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로 향하는 기차 안,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은 마치 오래된 그림책의 한 페이지 같았다. 첨성대의 부드러운 곡선, 대릉원의 푸른 능, 그리고 황리단길의 아기자기한 골목길까지. 이번 여행의 목적은 오직 하나,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줄 숨겨진 맛집을 찾는 것이었다. 수많은 블로그와 SNS를 뒤져 찾아낸 곳은 바로 황리단길에 위치한 ‘동리’였다.
황리단길의 북적거리는 메인 거리를 벗어나,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고즈넉한 한옥 한 채가 눈에 들어왔다. 나무로 짜인 대문 위에는 은은한 조명이 비추고 있었고, 그 아래 단아한 글씨체로 쓰인 ‘동리’라는 간판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기분. 나는 망설임 없이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문을 열자 예상대로 아늑하고 정갈한 분위기가 펼쳐졌다. 은은한 조명 아래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었고, 창밖으로는 작은 정원이 내다보였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다른 손님들의 방해 없이 오롯이 식사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혼자 여행 온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공간이었다.
메뉴판을 펼쳐보니 정갈한 한정식 메뉴와 함께 다양한 종류의 막걸리가 눈에 띄었다. 점심에는 식사류, 저녁에는 안주류를 판매한다고 한다. 혼자 왔지만 왠지 막걸리 한 잔이 간절해졌다. 고민 끝에 매콤한 갈비찜과 막걸리를 주문했다. 이곳은 혼자 온 손님도 부담 없이 1인분씩 주문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다.
잠시 후,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이 내 앞에 놓였다. 놋그릇에 담긴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고, 따뜻한 밥과 콩나물냉국, 그리고 메인 메뉴인 매운 갈비찜까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특히 갈비찜은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었는데,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하며 식욕을 더욱 돋우었다.
젓가락을 들어 갈비찜을 맛보니,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한 부드러운 식감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은 밥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고, 함께 들어있는 떡은 쫄깃쫄깃한 식감을 더했다. 양념이 과하게 달지 않아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다.

반찬들도 하나하나 훌륭했다. 콩나물 무침은 아삭아삭한 식감이 살아있었고, 김치는 적당히 익어 갈비찜의 매운맛을 중화시켜 주었다. 특히 콩나물냉국은 시원하고 깔끔한 맛으로 입 안을 개운하게 만들어 주어, 갈비찜과 함께 먹으니 더욱 좋았다. 마치 어릴 적 할머니가 해주시던 따뜻한 집밥을 먹는 듯한 기분이었다.
갈비찜과 반찬을 번갈아 먹으며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니,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었다. 막걸리의 청량함과 갈비찜의 매콤함이 어우러져 입 안 가득 행복이 퍼져나갔다. 여행의 피로가 싹 가시는 듯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반찬이 떨어지면 알아서 리필해주셨고, 혹시 불편한 점은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셨다. 덕분에 편안하고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갈비찜에 들어있는 떡이 냉동 상태로 조리되어 쫄깃한 식감이 덜했고, 양념이 약간 단 편이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음식의 맛과 서비스, 분위기가 훌륭했기 때문에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동리’는 한옥의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정갈한 한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었다. 특히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부담 없이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나는 다음 경주 여행 때도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그때는 다른 메뉴와 막걸리도 맛봐야지.
‘동리’에서의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어둑한 밤하늘 아래 한옥의 지붕선이 더욱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배부른 배를 두드리며 황리단길의 밤거리를 걸으니, 행복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경주에서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준 ‘동리’에게 감사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총평:
* 맛: 갈비찜은 부드럽고 매콤달콤한 양념이 훌륭하며, 반찬들도 정갈하고 맛있다.
* 분위기: 한옥의 고즈넉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편안함을 선사한다.
* 서비스: 직원들의 친절하고 세심한 서비스가 인상적이다.
* 가격: 합리적인 가격으로 훌륭한 한식을 즐길 수 있다.
* 재방문 의사: 매우 높음. 다음 경주 여행 때도 꼭 다시 방문할 것이다.
꿀팁:
* 저녁 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 다양한 종류의 막걸리를 맛볼 수 있으니, 음식과 함께 곁들여보는 것을 추천한다.
* 혼자 여행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1인분씩 주문할 수 있다.
* 3세 아이에게는 밥, 국, 김을 무료로 제공한다.
* 주차 공간이 따로 없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