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이 이는 날이었다.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랄까.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 채 무작정 차를 몰았다. 그러다 문득, 지인이 강력 추천했던 양평의 한 닭볶음탕 맛집이 떠올랐다. 굽이굽이 이어진 한적한 시골길을 따라, 네비게이션에 의존하며 깊숙이 들어갔다. 과연 이런 곳에 식당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쯤, 붉은색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보광정’이라는 정감 있는 이름이 왠지 모르게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식당은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풍겼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평일인데도 이렇게 손님이 많다니, 역시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꽤나 유명한 맛집인가 보다. 메뉴판을 보니 닭볶음탕과 오리 메뉴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망설임 없이 토종닭볶음탕을 주문했다.
잠시 후,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이 나왔다. 묵은지 김치를 포함한 4가지 반찬은 시골 할머니가 직접 만들어주신 듯한, 정겨운 맛이었다. 특히 묵은지의 깊은 맛은 닭볶음탕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닭볶음탕이 테이블 위에 올려졌다. 큼지막한 닭과 쫀득해 보이는 감자, 그리고 신선한 대파가 듬뿍 올려진 모습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보글보글 끓는 소리와 함께, 매콤하면서도 깊은 향이 코를 자극했다. , , , , 에서 확인할 수 있듯, 닭고기의 윤기와 넉넉한 양념, 그리고 푸짐한 건더기들이 시각적으로도 압도적이었다.
사장님은 닭볶음탕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뼈에서 살을 발라내어 국물과 함께 숟가락에 올려 먹으면 그 맛이 배가된다는 것이었다. 사장님이 알려주신 대로, 닭 살코기를 발라 뜨끈한 국물에 푹 적셔 한 입 맛보니… 정말, 그 맛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흔한 닭볶음탕 양념 맛이 아닌, 깊고 풍부한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토종닭이라 질기거나 퍽퍽할까 걱정했는데, 웬걸,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특히 닭고기에 깊게 배어있는 양념은, 맵고 짜고 단 맛이 아닌, 은은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맛이었다. 9살 조카도 맵지 않다며 맛있게 먹는 것을 보니,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맛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감자 역시 쫀득한 식감이 살아있어, 닭고기와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을 보면 감자의 표면에 양념이 잘 배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뜨거운 밥 위에 닭고기와 감자를 얹어 국물에 슥슥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워냈다.
닭볶음탕을 다 먹고 난 후에는, 볶음밥을 빼놓을 수 없다. 남은 국물에 김치와 야채를 잘게 썰어 넣고 볶아 먹는 볶음밥은, 정말 최고의 마무리였다. 볶음밥을 주문하면, 사장님께서 직접 볶아다 주신다. 뜨거운 철판 위에서 지글지글 볶아지는 볶음밥은, 그 소리만으로도 식욕을 자극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식당 앞에는 작은 계곡이 흐르고 있었는데, 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웨이팅 장소가 계곡 앞이라 기다리는 시간도 지루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니,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보광정은 맛도 맛이지만,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직원분들은 모두 친절하고,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특히 사장님은 손님 한 분 한 분에게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식사 후에는 직접 커피를 타주시며,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에 보이는 붉은색 간판처럼, 따뜻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보광정의 매력인 것 같다.
보광정은 대중교통으로는 방문하기 어렵고, 차가 없으면 갈 수 없는 곳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그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방문할 가치가 있는 맛집이다. 굽이굽이 좁은 길을 따라 들어가야 하지만, 도착하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계산을 하면서 보니, 벽에는 백종원의 3대 천왕에 출연했다는 인증 사진이 걸려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백종원 선생님도 극찬했다니, 내 입맛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을 통해 메뉴 가격을 확인할 수 있는데, 토종닭볶음탕은 2~3인 기준 50,000원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토종닭의 퀄리티와 푸짐한 양을 생각하면, 충분히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양평의 풍경은, 닭볶음탕의 맛과 함께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싶다면, 양평 보광정을 강력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한번 방문해야겠다. 그땐 오리 메뉴도 함께 맛봐야지. 보광정에서의 행복한 식사를 마치고,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날의 맛과 풍경은,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