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손을 잡고 북한산 둘레길 초입에 들어섰다. 짙어가는 녹음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 따스했지만, 동시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는 계절이었다. 4.19 묘역을 지나, 굽이굽이 이어진 숲길을 걷는 동안 어머니는 연신 “공기가 참 좋다” 며 감탄사를 내뱉으셨다. 얼마 전부터 부쩍 기력이 없으신 어머니를 위해 특별히 계획한 산행이었다.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 곳, 방학동에 자리한 약선음식 전문점 ‘대보명가’에서의 건강 밥상이었다.
대보명가는 4.19 국립묘지 바로 앞에 위치해 있었다. 주차장에 들어서니, 능숙한 솜씨로 주차를 도와주시는 분들이 친절하게 안내해주셨다. 1층에 주차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니, 넓고 쾌적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은은하게 풍기는 약초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예약된 룸으로 안내받아 자리를 잡으니,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졌다.

메뉴판을 펼쳐 들자, 다양한 약선 요리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제천약초 쟁반’과 ‘약초밥상’, 그리고 ‘떡갈비’까지. 고민 끝에 우리는 약초쟁반과 약초밥상을 주문했다. 특히 이곳의 약초쟁반은 황기, 오가피 등 16가지 약초를 달인 물에 산야초와 버섯, 각종 견과류를 넣어 음양오행의 균형을 맞춘 특별한 음식이라고 했다. 1등급 이상의 한우 수육과 함께 끓여 먹는다고 하니, 맛과 영양을 모두 잡은 최고의 선택이 아닐까 기대됐다.
잠시 후, 상 위에는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이 하나둘씩 놓이기 시작했다. 형형색색의 나물들이 마치 꽃밭을 연상시켰다.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기분이었다. 젓가락을 들어 조심스럽게 나물 하나를 맛보았다. 쌉싸름하면서도 향긋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간도 세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장아찌 역시 정갈하고 깔끔한 맛이었다. 마치 어머니가 직접 만들어주신 듯한 정성이 느껴졌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제천약초 쟁반’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놋으로 된 쟁반 가득, 형형색색의 채소와 버섯, 견과류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다. 뽀얀 한우 수육은 먹음직스럽게 썰어져 쟁반 한 켠을 차지하고 있었다. 쟁반 가운데에는 16가지 약초를 달인 깊고 진한 육수가 끓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육수가 끓기 시작하자, 직원분께서 능숙한 솜씨로 한우 수육과 채소들을 넣어주셨다. 끓으면 끓을수록 약초 향이 더욱 진하게 퍼져나갔다. 드디어 쟁반 안의 모든 재료들이 알맞게 익었다. 젓가락을 들어 한우 수육과 채소를 함께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부드러운 수육과 아삭한 채소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특히 약초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입안 가득 풍미를 더했다. 어머니 역시 “정말 맛있다”며 연신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쟁반 요리를 어느 정도 즐긴 후, 국수 사리를 추가했다. 쫄깃한 면발이 약초 육수와 어우러져 또 다른 별미를 만들어냈다. 면을 건져 먹고 남은 육수에는 밥을 말아 먹으니, 그 또한 훌륭했다. 정말이지 버릴 것이 하나 없는 완벽한 쟁반요리였다.

약초쟁반과 함께 주문한 약초밥상 역시 훌륭했다. 밥은 남자와 여자에 따라 다른 약초를 넣어 지은 솥밥이 제공되었다. 나는 남자밥을, 어머니는 여자밥을 맛보았다. 남자밥은 좀 더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강했고, 여자밥은 은은한 약초 향이 더욱 깊게 느껴졌다. 솥밥과 함께 나온 다양한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했다. 특히, 사진에서 보이는 튀긴 마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서, 달콤한 소스와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숭늉으로 입가심을 했다. 돌솥에 뜨거운 물을 부어 만든 숭늉은 구수하고 따뜻했다. 뱃속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어머니는 숭늉까지 남김없이 깨끗하게 비우셨다. 식사를 하는 동안,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부족한 반찬은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셨고, 따뜻한 미소로 응대해주셔서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했다. 깔끔하게 정돈된 카운터 옆에는 ‘수(SO)’라는 전통주가 진열되어 있었다. 왠지 모르게 시선이 끌렸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북한산 자락 아래 펼쳐진 풍경은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어머니는 “오늘 정말 좋은 곳에 데려와줘서 고맙다”며 환하게 웃으셨다. 그 미소를 보니, 오늘 대보명가에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보명가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건강한 재료와 정성 가득한 손길,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앞으로도 몸이 허하거나, 부모님께 건강한 식사를 대접하고 싶을 때, 주저 없이 대보명가를 찾을 것 같다. 북한산의 맑은 공기와 대보명가의 약초 밥상으로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완벽한 하루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