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마음 맞는 친구들과의 저녁 약속. 오늘은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문득 예전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 ‘유성집’이 떠올랐다. 예전에는 길 건너편에 있었는데, 최근에 이전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새로운 공간은 어떤 모습일까? 맛은 그대로일까? 설렘과 궁금증을 가득 안고 중화역 근처, 유성집으로 향했다.

은은한 조명이 비추는 벽돌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의 투박했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세련되고 깔끔한 모습으로 변신한 유성집. 왠지 모르게 소주보다는 와인이 어울릴 것 같은 분위기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재즈 음악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마치 고급 레스토랑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예전의 정겨웠던 분위기는 사라졌지만, 새로운 공간이 주는 설렘이 그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자리에 앉자, 직원분께서 메뉴판을 가져다주셨다. 메뉴는 예전과 동일하게 한우 등심 단일 메뉴. 우리는 고민할 필요 없이 등심 3인분을 주문했다. 잠시 후, 숯불이 들어오고, 밑반찬이 세팅되었다. 밑반찬이라고는 유성집의 시그니처인 무생채 하나가 전부였지만, 오히려 퀄리티 좋은 등심 맛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소금도 평범한 소금이 아닌, 굵은 소금, 허브 소금, 가는 소금 세 가지가 준비되어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등심이 나왔다. 선홍빛 색깔에 촘촘히 박힌 마블링이 신선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숯불 위에 등심을 올리자,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숯불이 약해서인지, 예전만큼 육즙이 풍부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역시 등심 퀄리티는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 익은 등심 한 점을 굵은 소금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황홀했다. 최상급 한우에서만 느낄 수 있는 깊고 진한 맛이었다. 쌈 채소나 다양한 곁들임 반찬 없이, 오직 고기와 소금만으로 승부하는 유성집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등심을 먹는 중간중간, 새콤달콤한 무생채를 곁들이니 느끼함도 잡아주고 입맛도 돋우어 주었다.

고기를 다 먹고, 후식으로 멸치국수를 주문했다. 유성집 멸치국수는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맛이 있다. 멸치 육수가 진하고 깊으면서도,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탱글탱글한 면발도 멸치 육수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솔직히 국수만 먹으러 오고 싶을 정도였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공기밥이 없다는 것. 원래 고기를 먹을 때 밥과 함께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유성집에는 밥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그리고 예전에는 주차장이 있었는데, 지금은 주차장이 없어서 주차하기가 조금 불편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감안하더라도 유성집의 등심과 멸치국수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7명이서 푸짐하게 먹고 마셨더니 70만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 나왔다. 가격이 조금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그만큼 고기 퀄리티는 보장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한 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한우 등심을 즐기고 싶을 때, 유성집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새로운 공간으로 이전하면서, 예전의 정겨운 분위기는 사라졌지만,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새롭게 태어난 유성집. 맛있는 등심과 멸치국수는 여전히 변함없는 맛을 자랑했다. 중랑구에서 특별한 맛집, 한우 등심을 맛보고 싶다면, 유성집을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은은하게 퍼지는 재즈 선율이 귓가에 맴돌았다. 맛있는 음식과 좋은 분위기,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과의 즐거운 대화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저녁 식사였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중랑구 맛집 유성집, 다음 방문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