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떠나는 부산, 그중에서도 영도는 언제나 설렘을 안겨주는 곳이다. 푸른 바다와 좁은 골목길, 정겹게 흩어져 있는 집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셔터 누르는 손을 쉴 새 없이 바쁘게 한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단 하나, 영도에서 숨겨진 맛집을 찾아 미식 여행을 떠나는 것! 특히, 영도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아구찜 전문점을 방문하기로 했다.
사실 아구찜은 어릴 적부터 즐겨 먹던 음식이지만, 이상하게도 맛있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콩나물만 잔뜩 쌓여있고 아구는 몇 점 없는 찜은 이제 그만! 정말 제대로 된 아구찜을 맛보고 싶다는 갈망이 이번 여행의 불을 지폈다. 영도에 도착하자마자 택시를 잡아타고, 기사님께 “영도에서 아구찜 제일 잘하는 곳으로 가주세요!”라고 외쳤다. 기사님은 빙긋 웃으시며 “현미식당으로 가자”고 하셨다. 역시, 현지인의 추천은 실패가 없는 법!
현미식당에 도착하니, 예상대로 손님들로 북적였다. 간신히 자리를 잡고 앉아 아구찜 소(小)자를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놓이기 시작했다. 삶은 배춧잎, 고구마, 미역줄기 등 어르신들이 좋아할 만한 찬들이 정갈하게 차려졌다. 특히 맘에 들었던 건 직접 담근 듯한 젓갈이었는데, 짭짤하면서도 감칠맛이 돌아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울 기세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구찜이 등장했다. 붉은 양념이 듬뿍 묻은 아구찜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큼지막한 아구 살이 콩나물 더미 위에 푸짐하게 올려져 있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아구 살 위에는 깨가 듬뿍 뿌려져 있어 먹음직스러움을 더했다.

젓가락으로 아구 살을 집어 들었다. 탱글탱글한 식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퍼지는 매콤한 양념과 부드러운 아구 살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특히, 이 집 아구찜에는 독특하게 방아잎이 들어가는데, 특유의 향긋함이 아구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방아잎은 경상도 지역에서 즐겨 먹는 향신채라고 하는데, 고수와 비슷한 향을 가지고 있어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아구찜 양념은 맵기 조절이 가능한데, 나는 보통맛으로 주문했다.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어우러져 자꾸만 손이 가는 맛이었다. 콩나물도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식감이 좋았고, 양념이 잘 배어 있어 밥과 함께 먹으니 꿀맛이었다.

아구찜을 먹다 보니, 술이 절로 생각났다. 시원한 맥주 한 잔을 주문해 아구찜과 함께 마시니, 더위를 싹 잊을 수 있었다. 역시, 맛있는 음식에는 술이 빠질 수 없는 법!
현미식당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푸짐한 인심이다. 아구찜 소자를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2~3명이 먹기에 충분한 양이 나왔다. 특히, 아구 내장을 많이 넣어달라고 부탁드렸더니, 아귀 위와 간을 푸짐하게 챙겨주셨다. 아귀 내장은 신선하지 않으면 냄새가 날 수 있는데, 현미식당의 아귀 내장은 전혀 냄새가 나지 않고 쫄깃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아구찜을 어느 정도 먹고 난 후에는, 볶음밥을 빼놓을 수 없다. 남은 양념에 밥을 볶아 먹으니, 또 다른 별미였다. 김가루와 참기름을 듬뿍 넣어 볶아주신 볶음밥은 정말 꿀맛이었다. 배가 불렀지만, 볶음밥을 남길 수는 없었다. 숟가락을 놓지 못하고 싹싹 긁어먹었다.
현미식당은 아구찜뿐만 아니라 다른 해산물 요리도 유명하다고 한다. 특히, 호래기회와 병어회무침은 꼭 먹어봐야 할 메뉴라고. 다음에는 꼭 호래기회를 먹으러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사실 이번 방문 때 갈치구이도 맛보았는데, 소금 간이 딱 맞게 되어 있어 정말 만족스러웠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갈치구이는 제주도에서 먹던 맛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점심시간에 방문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갈치구이를 먹고 있는 모습을 보니, 이 집의 숨겨진 메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미식당은 맛도 맛이지만, 직원분들의 친절함도 인상적이었다. 손님이 많아 정신없을 텐데도 불구하고, 테이블마다 신경 써주시는 모습이 감사했다. 특히, 서빙을 담당하시던 아주머니는 항상 웃는 얼굴로 손님들을 맞이해주셨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꼼꼼하게 챙겨주셨다. 덕분에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워낙 손님이 많은 곳이라, 식사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넓은 공간이 아니라 다소 소란스러울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주차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골목길에 주차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모두 감수할 만큼 맛있는 아구찜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 현미식당의 가장 큰 매력이다.

현미식당에서는 아구찜 외에도 쭈꾸미 샤브샤브와 낚지볶음도 맛볼 수 있다. 특히, 쭈꾸미 샤브샤브는 시원한 국물과 쫄깃한 쭈꾸미의 조화가 일품이라고 한다. 다음에는 꼭 쭈꾸미 샤브샤브를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현미식당에서 아구찜을 먹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배는 든든했고, 마음은 행복으로 가득 찼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영도에서 맛본 아구찜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영도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현미식당에 들러 아구찜을 맛보시길 추천한다. 푸짐한 양과 맛,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곳이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돌아오는 길, 택시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았다. 붉게 물든 노을이 영도의 바다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고 있었다. 오늘 하루,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음에는 또 어떤 맛집을 찾아 떠나볼까? 벌써부터 다음 여행이 기다려진다.

현미식당은 영도 화원과 CU골목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영업시간은 매일 11:30부터 22:00까지이며, 브레이크 타임은 15:00부터 17:00까지이다. 방문 전에 미리 전화로 예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결론: 영도에 간다면 현미식당 아구찜은 무조건 먹어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