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떠나는 강원도 태백 여행.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달리다 보니 어느새 짙푸른 녹음이 눈앞에 가득 펼쳐졌다. 숨을 크게 들이쉬니 맑고 시원한 공기가 폐 속 깊숙이 스며드는 듯했다. 태백은 어린 시절, 탄광촌의 애환과 역동적인 삶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특별한 추억이 깃든 곳이다. 문득, 푸근한 인심과 정겨운 맛이 그리워져 예전에 맛있게 먹었던 쌈밥집을 찾아 나섰다. 티맵에서 ‘인기 맛집’이라고 알려주는 ‘신가네쌈밥’은 여전할까? 설레는 마음을 안고 핸들을 돌렸다.
좁다란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니, 정겨운 분위기의 ‘신가네쌈밥’이 모습을 드러냈다. 가게 앞에 너덧 대 정도 주차할 공간이 있었지만, 이미 차들로 가득했다. 다행히 1분 거리에 무료 주차장이 있다는 안내 덕분에 편안하게 주차할 수 있었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서니, 따뜻한 온돌 바닥이 발을 감쌌다. 테이블마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쌈을 즐기는 가족 단위 손님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활기찬 분위기 덕분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메뉴판을 보니 쌈밥, 생선구이, 된장찌개 등 푸근한 한식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고민 끝에 쌈밥정식과 생선구이를 주문했다. 잠시 후, 상다리가 휘어질 듯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싱싱한 쌈 채소, 구수한 된장찌개, 따끈한 생선구이, 그리고 정갈한 밑반찬들… 보기만 해도 군침이 절로 돌았다. 특히 쌈 채소는 종류도 다양하고 신선해서 만족스러웠다. 깻잎, 상추, 배추 등 기본적인 채소는 물론, 이름 모를 향긋한 채소들까지 푸짐하게 담겨 나왔다.
먼저, 쌈밥정식에 포함된 돼지 주물럭 볶음에 눈길이 갔다. 전골 냄비에 담겨 지글지글 끓는 모습이 어찌나 먹음직스럽던지. 돼지고기는 잡내 없이 부드러웠고, 양념은 살짝 매콤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이 느껴졌다. 쌈 채소에 밥과 주물럭, 쌈장을 듬뿍 올려 크게 한 쌈 싸서 입에 넣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성한 맛에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신선한 채소의 아삭함, 짭짤하면서도 매콤한 주물럭, 구수한 밥의 조화가 완벽했다.
된장찌개도 빼놓을 수 없었다. 시골 된장으로 끓여낸 듯, 깊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다.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두부와 애호박 덕분에 씹는 맛도 좋았다. 뜨끈한 밥에 된장찌개를 슥슥 비벼 먹으니,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그 맛이 떠오르는 듯했다. 된장찌개 한 입, 밥 한 입 번갈아 먹으니, 어느새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워냈다.

생선구이 또한 훌륭했다. 고등어, 가자미, 꽁치 세 종류의 생선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져 나왔다. 특히 솥뚜껑 위에 올려져 나와 따뜻함을 유지하며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생선 살은 담백하면서도 고소했다. 간이 적절하게 배어 있어 밥반찬으로도, 술안주로도 제격이었다. 특히 함께 나온 김치류 밑반찬과의 조합이 환상적이었다. 잘 익은 파김치와 생선구이를 함께 먹으니, 입안에서 풍미가 폭발하는 듯했다.
밑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가득 느껴졌다. 짭짤한 젓갈, 아삭한 콩나물무침, 달콤한 계란조림 등 다채로운 밑반찬들은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특히 볶음김치는 매콤하면서도 감칠맛이 뛰어나, 밥 위에 올려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김치 맛을 보니, 사장님의 손맛이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었다. “역시 전라도 분이 음식을 만드시나 봐”라는 생각이 스쳤다.
정신없이 쌈을 싸 먹고, 된장찌개를 후루룩 들이켜고, 생선구이를 뜯다 보니 어느새 배가 빵빵해졌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숟가락을 놓을 수 없었다. 그만큼 음식 하나하나가 맛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신선한 쌈 채소와 푸짐한 밑반찬 덕분에 더욱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따뜻한 둥굴레차가 나왔다. 은은한 향이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듯했다. 둥굴레차를 마시며 잠시 숨을 고르니, 비로소 주변이 눈에 들어왔다. 가게 내부는 깔끔하고 정돈된 모습이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벽에는 손님들이 남긴 낙서들이 가득했다. 칭찬 일색의 글들을 보니, 이곳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인지 알 수 있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가니, 사장님 부부가 환한 미소로 맞아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사장님의 물음에, 나는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답했다. 사장님은 “다음에 또 오세요!”라며 따뜻하게 인사를 건네주셨다. 푸근한 인심과 정겨운 분위기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돼지 주물럭 볶음은 내 입맛에는 살짝 매웠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일부 손님 응대 방식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가위나 물 같은 것을 요청했을 때, 바로 가져다주지 않거나 귀찮아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그런 점을 느끼지 못했지만, 서비스 측면에서는 조금 더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신가네쌈밥’은 태백에서 맛있는 쌈밥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신선한 쌈 채소, 푸짐한 밑반찬, 구수한 된장찌개, 따끈한 생선구이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것 없이 훌륭했다. 특히 넉넉한 인심과 정겨운 분위기는 덤이다. 태백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들은 미리 덜 맵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서비스 측면에서는 약간의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노을이 산등성이를 감싸 안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나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했다. 탄광 도시 태백의 저녁은 이렇게 아름다웠던가. 맛있는 쌈밥 덕분에 더욱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다시 방문해야겠다. 그때는 쌈밥뿐만 아니라, 물닭갈비도 꼭 먹어봐야지. 태백 맛집 탐험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