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흑돼지 오겹살을 맛보기 위해 들안길로 향했다. ‘봄결 들안길본점’.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싱그러움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수성못 근처에서 저녁을 먹는 건 오랜만이었는데, 은은한 조명이 켜진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렜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넓은 주차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주차 걱정 없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3층짜리 큼지막한 건물 외관은 마치 고급 레스토랑을 연상케 했다. 건물 전체를 감싸고 있는 은은한 조명과 “봄결”이라는 세련된 네온사인 간판이 어우러져 멋스러움을 더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훨씬 넓고 깔끔한 공간이 펼쳐졌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2층과 3층은 단체 손님을 위한 연회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내가 방문했을 때도 2층에서는 50명 이상의 단체 회식이 진행 중이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끄럽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활기찬 분위기가 식사를 더욱 즐겁게 만들어주는 듯했다.
자리에 앉자 직원분께서 메뉴판을 가져다주셨다. 메뉴는 흑돼지 오겹살, 목살, 갈비 등 다양한 돼지고기 부위와 찌개, 냉면, 볶음밥 등 식사 메뉴로 구성되어 있었다. 나는 흑돼지 오겹살 2인분과 흑돼지 생목살 2인분을 먼저 주문했다. 잠시 후, 직원분께서 밑반찬을 세팅해주셨는데, 그 종류가 정말 다양했다. 쌈 채소, 김치, 콩나물무침, 깻잎 장아찌, 샐러드, 계란찜 등 푸짐한 한 상 차림에 입이 떡 벌어졌다. 특히 기본 반찬으로 제공되는 생미나리가 눈에 띄었다.
밑반찬 하나하나 정갈하고 신선했는데, 특히 갓 담근 김장김치는 정말 밥도둑이었다.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깊은 맛에 자꾸만 손이 갔다. 쌈 채소도 시들한 부분 하나 없이 싱싱했고, 콩나물무침은 아삭아삭한 식감이 살아있었다. 짭짤하면서도 향긋한 깻잎 장아찌는 돼지고기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흑돼지 오겹살과 목살이 등장했다. 2cm가 훌쩍 넘는 두툼한 두께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선홍빛 고기 색깔과 촘촘하게 박힌 마블링은 보기만 해도 신선함이 느껴졌다. 마치 식육점에서 갓 꺼내온 듯 라벨지가 붙어있는 점도 신뢰감을 더했다.
불판이 달궈지자 직원분께서 직접 고기를 올려주셨다. ‘봄결’에서는 직원분들이 직접 고기를 구워주는 그릴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덕분에 나는 편안하게 앉아서 맛있는 고기가 익어가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었다. 전문가의 손길로 구워지는 고기는 확실히 달랐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육즙이 살아있었다.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오겹살은 껍데기 부분이 특히 먹음직스러웠다. 쫀득한 식감이 눈에 보이는 듯했다. 직원분께서는 능숙한 솜씨로 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셨다. 덕분에 나는 젓가락만 들고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됐다.

잘 익은 오겹살 한 점을 집어 들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겉바속촉이었다. 입안에 넣는 순간 육즙이 팡팡 터져 나오면서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흑돼지 특유의 잡내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신선한 쌈 채소에 싸서 먹으니 향긋한 채소 향과 어우러져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봄결’의 자랑인 생미나리와 함께 먹으니 향긋함이 배가 되었다. 미나리의 알싸한 맛이 돼지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다.
목살 역시 훌륭했다. 퍽퍽하지 않고 촉촉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은 오겹살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목살은 소금에 살짝 찍어 먹으니 고기 본연의 맛을 더욱 잘 느낄 수 있었다.

고기를 먹는 중간에 된장찌개를 주문했다. ‘봄결’의 된장찌개는 작은 뚝배기가 아니라 넉넉한 크기의 냄비에 제공되었다. 덕분에 4명이서도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이었다. 된장찌개는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이었다. 두부, 호박, 양파 등 다양한 채소가 듬뿍 들어있어서 씹는 맛도 좋았다. 특히 돼지고기를 먹고 난 후 느끼함을 싹 잡아주는 칼칼한 국물은 정말 훌륭했다.
물냉면도 빼놓을 수 없었다. 살얼음이 동동 뜬 육수는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면발은 쫄깃했고, 육수는 새콤달콤하면서도 깔끔했다. 고기로 기름진 입안을 개운하게 마무리해주는 데는 물냉면만 한 게 없었다.
처음 주문했던 오겹살과 목살을 다 먹고 나서, 오겹살 3인분을 추가로 주문했다. 워낙 고기 맛이 훌륭하기도 했지만, 기름이 거의 흐르지 않아 깔끔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보통 오겹살은 기름이 많아서 먹다 보면 느끼해지기 쉬운데, ‘봄결’의 오겹살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마지막 한 점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마무리로 치즈볶음밥을 주문했다. 고기를 구워 먹던 불판에 김치와 밥, 김 가루, 치즈를 넣고 볶아주는 볶음밥은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 고소한 치즈와 아삭아삭한 김치의 조화는 최고의 마무리를 선사했다.
‘봄결’에서는 식사를 마치면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제공한다. 깔끔하게 아이스크림까지 먹으니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봄결 들안길본점’은 맛, 서비스, 분위기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신선한 재료와 최상급 흑돼지, 친절한 직원분들, 넓고 쾌적한 공간은 가족 외식이나 단체 모임 장소로 제격이었다. 특히 직원분들이 직접 구워주는 그릴링 서비스는 정말 편리했고, 고기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덕분에 나는 편안하게 앉아서 맛있는 고기를 즐길 수 있었다.
‘봄결 들안길본점’은 단순히 고기를 먹는 공간이 아니라,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었다. 다음에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대구 들안길에서 삼겹살 맛집을 찾는다면, ‘봄결 들안길본점’을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