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엄마 손을 잡고 찾았던 시끌벅적한 시장 풍경은 언제나 설렘으로 가득했다. 알록달록한 과일, 갓 튀겨낸 따끈한 튀김, 그리고 고소한 빵 냄새까지. 그중에서도 특히 빵집은 나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마법 같은 공간이었다. 빵집 쇼케이스 안에는 달콤한 크림빵, 팥앙금이 가득한 단팥빵, 곰보빵 등 지금은 이름도 가물가물한 추억의 빵들이 가득했다.
어른이 된 후, 잊고 지냈던 시장 빵집의 향수를 자극하는 곳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바로 조치원 시장 안에 자리 잡은 오가네빵. 착한 가격에 맛있는 빵을 맛볼 수 있다는 입소문에 이끌려 설레는 마음으로 조치원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기차에서 내려 좁다란 골목길을 따라 시장 안으로 들어섰다. 활기 넘치는 상인들의 목소리, 싱싱한 채소와 과일들이 쌓여있는 모습, 그리고 코를 찌르는 듯한 갓 구운 빵 냄새가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드디어 눈앞에 나타난 오가네빵.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간판과 정겹게 빵을 고르는 사람들의 모습에 제대로 찾아왔다는 확신이 들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갓 구워져 나온 빵들이 진열대 가득 놓여 있었다. 뽀얀 우유 식빵, 달콤한 향이 코를 자극하는 카스테라, 팥앙금이 듬뿍 들어간 단팥빵,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소금빵까지. 종류도 다양했지만,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가격이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천 원짜리 한 장으로 빵을 살 수 있다니! 가성비 끝판왕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쟁반과 집게를 들고 천천히 빵들을 둘러봤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크림빵과 소보로빵, 어른들이 즐겨 먹는 영양찰빵과 찹쌀도넛, 그리고 특별한 날을 위한 케이크와 타르트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다양한 빵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건, 큼지막한 크기의 카스테라였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카스테라 한 조각을 입에 넣으니, 달콤함이 입안 가득 퍼졌다. 어릴 적 할머니가 사다 주시던 카스테라 맛과 똑같아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소보로빵 역시 놓칠 수 없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퐁신퐁신한 식감보다는 쫀득한 식감을 선호하는 나에게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소보로빵은 우유와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아이들 간식으로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가네빵의 또 다른 인기 메뉴는 바로 소금빵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소금빵은 한 입 베어 물면 고소한 버터 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너무 짜지도 않고 딱 적당한 밸런스라 아이와 함께 먹기에도 부담이 없다. 시장에 들를 때마다 꼭 사게 되는 마성의 빵이다.
에그타르트도 빼놓을 수 없었다. 달지 않고 부드러운 에그타르트는 부담 없이 즐기기에 좋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에그타르트는 커피와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영양찰빵은 쫀득하면서 속이 꽉 차 있어 든든한 간식으로 제격이었다.
빵을 고르는 동안, 주인 할머니의 친절함에 감동했다. 환한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빵에 대한 설명도 꼼꼼하게 해주셨다. 마치 오랜 단골손님을 대하는 듯한 따뜻함에 마음이 훈훈해졌다. 할머니의 정겨운 인심 덕분에 빵 맛은 더욱 좋게 느껴졌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빵집 앞에 있는 과일 가게에서 딸기를 판매하고 있었다. 싱싱해 보이는 딸기를 보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딸기를 구매하려고 했지만, 과일 가게에는 카드 리더기가 없었다. 당황하고 있을 때, 빵집 할머니께서 흔쾌히 카드 결제를 도와주셨다. 덕분에 저렴하고 맛있는 딸기까지 득템할 수 있었다.
오가네빵은 맛있는 빵뿐만 아니라, 따뜻한 인심까지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팍팍한 도시 생활에 지쳐있던 나에게, 오가네빵에서의 경험은 따뜻한 위로가 되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빵 봉투에서는 고소한 빵 냄새가 끊이지 않았다. 가족들과 함께 오가네빵을 맛보며, 조치원 시장에서의 즐거웠던 추억을 이야기했다. 아이들은 맛있는 빵을 먹으며 즐거워했고, 아내는 착한 가격에 놀라워했다.

조치원 시장 오가네빵은 단순한 빵집이 아닌, 추억과 정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빵을 맛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지만, 무엇보다 따뜻한 인심이 느껴지는 곳이라 더욱 기억에 남는다. 조치원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오가네빵에 들러 빵도 맛보고, 따뜻한 정도 느껴보시길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맛집 경험이 될 것이다.

돌아오는 길, 나는 다음번 방문을 기약했다. 그땐 늦지 않게 방문해서, 품절되기 전에 햄버거도 꼭 맛봐야지. 그리고 주인 할머니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또 한 아름 빵을 사 와야겠다. 오가네빵은 내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될, 소중한 추억의 장소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