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떠나는 드라이브, 고속도로를 달리다 문득 어린 시절 어머니가 구워주시던 따뜻한 생선구이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주변을 두리번거리니, 왠지 모르게 정겨운 분위기를 풍기는 식당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간판에는 소박하게 ‘휴게실’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그 안에서 풍겨져 나오는 진한 생선 굽는 냄새는 발길을 붙잡기에 충분했다. 마치 숨겨진 보석을 발견한 듯한 설렘을 안고 식당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테이블은 40~50개 정도 되어 보였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였다. 테이블 위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생선구이와 정갈한 반찬들이 놓여 있었고, 사람들의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가득했다. 순간, 제대로 찾아왔다는 직감이 들었다.

메뉴는 생선구이와 조림, 찜, 탕으로 단촐했지만, 오히려 그 점이 전문성을 느끼게 했다. 생선구이를 주문하니, 8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과 따뜻한 미역국, 그리고 5~7가지의 다양한 생선구이가 한 접시에 담겨 나왔다. 그날그날 생선의 종류가 조금씩 달라진다고 하는데, 내가 방문한 날에는 갈치, 병어, 고등어, 전어 등이 준비되어 있었다.

젓가락을 들어 가장 먼저 갈치구이를 맛보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조화!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비린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신선한 생선 특유의 풍미가 살아 있었다. 특히 다시마에 젓갈을 올려 전갱이살과 함께 싸 먹으니, 그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쌈 채소와 젓갈의 조화는 생선구이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려 줬다.
고등어구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서 밥반찬으로 제격이었다. 짭짤한 간이 밥맛을 돋우어 끊임없이 젓가락이 향했다. 병어구이는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기름기가 적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고, 깔끔한 맛이 입안을 개운하게 해줬다. 전어구이는 특유의 향긋한 풍미가 매력적이었다. 뼈째 씹어 먹으니, 고소한 맛이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잘 익은 김치는 아삭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고, 짭짤한 젓갈은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특히, 슴슴한 미역국은 생선구이의 짭짤한 맛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밥과 국은 무한리필이라, 부담 없이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밥솥에서 갓 지은 따뜻한 밥을 원하는 만큼 가져다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이 보였다. 아이들과 함께 생선구이를 먹는 모습이 정겹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어르신들도 많이 계셨는데, 다들 맛있게 식사를 하시는 모습이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화장실이 외부에 있다는 점과 주차 공간이 조금 혼잡하다는 점이었다. 화장실은 건물 밖에 위치해 있었고, 관리가 잘 안 되어 냄새가 조금 났다. 주차장은 넓은 편이지만, 주차선이 제대로 표시되어 있지 않아 무분별하게 주차된 차량들 때문에 공간 활용도가 떨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과 저렴한 가격을 생각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한 부분이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판매용 젓갈을 판매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젓갈을 좋아하는 나는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몇 가지를 구입했다. 집으로 돌아와 밥에 젓갈을 올려 먹으니, 식당에서 먹었던 생선구이의 여운이 다시 느껴지는 듯했다.

군북IC 인근을 지나갈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생선구이 맛집이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고 맛있는 생선구이를 즐길 수 있으며, 넉넉한 인심까지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마치 고향에 온 듯한 푸근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갈치조림과 민어매운탕도 꼭 한번 먹어봐야겠다. 특히, 단체 예약도 가능하고 술 지참도 된다고 하니, 다음 하산주 장소는 이곳으로 정해야겠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진 석양을 바라보며, 오늘 맛본 생선구이의 맛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워질 때면, 언제든 다시 찾고 싶은 그런 곳이다. 군북에서 만난 작은 맛집은 내 마음속에 따뜻한 추억으로 자리 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