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계사 품은 정겨운 영동 맛집, 삼색 칼국수의 향연

오랜만에 시간을 내어 충북 영동으로 향했다. 난계 박연 선생의 숨결이 느껴지는 고즈넉한 풍경을 만끽하고, 그 여운을 이어갈 맛집 탐방은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영동은 예로부터 맑은 물과 기름진 토지로 유명한 곳, 그만큼 훌륭한 식재료를 바탕으로 한 향토 음식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특히 칼국수로 TV에도 여러 번 소개된 적이 있다는 한 식당은, 싸이클 동호인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자자한 숨은 맛집이라고 했다. 드디어 기대를 안고 그 영동 칼국수 맛집의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푸근한 인상의 여사장님께서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식당 내부는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분위기였다. 테이블 위에는 버너와 냄비가 놓여 있었고, 곧이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배추 겉절이와 겨자 간장이 차려졌다. 겉절이는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붉은 빛깔을 뽐내고 있었다. 칼국수를 맛보기도 전에 이미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올랐다.

갓 담근 듯한 배추 겉절이
갓 담근 듯한 배추 겉절이

주문한 메뉴는 이 집의 대표 메뉴인 버섯샤브샤브칼국수. 잠시 후, 냄비 가득 다채로운 재료들이 담겨 나왔다. 쑥갓,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쫄깃한 다시마가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뚜껑을 열자, 따뜻한 김이 피어오르며 은은한 버섯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스테인리스 냄비 안에는 신선한 재료들이 보기 좋게 정돈되어 있었는데, 마치 잘 그려진 수묵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버섯, 쑥갓, 다시마가 푸짐하게 들어간 버섯샤브샤브칼국수
버섯, 쑥갓, 다시마가 푸짐하게 들어간 버섯샤브샤브칼국수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자, 쑥갓의 향긋함과 버섯의 깊은 풍미가 어우러져 더욱 식욕을 자극했다. 국물은 멸치 육수 베이스에 장맛이 살짝 더해진 듯했는데,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마치 강릉에서 맛보았던 장칼국수의 깊은 풍미가 느껴지는 듯했다.

함께 나온 겉절이는 보기만큼이나 훌륭한 맛을 자랑했다. 아삭아삭한 배추의 신선함과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양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칼국수를 먹는 중간중간 겉절이를 곁들이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젓가락을 멈출 수 없는 마성의 맛이었다.

어느 정도 버섯과 야채를 건져 먹고 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삼색 면이 등장했다. 백년초, 보리, 솔잎으로 색을 낸 면은 쫄깃쫄깃하고 탱글탱글했다.

백년초, 보리, 솔잎으로 색을 낸 삼색 면
백년초, 보리, 솔잎으로 색을 낸 삼색 면

각각의 면은 은은한 향을 품고 있었는데, 특히 솔잎 면은 향긋한 솔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듯했다. 면을 육수에 넣고 끓이니, 국물이 더욱 진하고 풍부해졌다. 면발은 어찌나 쫄깃한지, 입안에서 탱글탱글 춤을 추는 듯했다.

면을 다 먹고 난 후에는 볶음밥을 빼놓을 수 없다. 남은 국물에 밥과 김치, 야채 등을 넣고 볶아주는데, 그 맛이 정말 환상적이다. 참기름 향이 솔솔 풍기는 볶음밥은,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냄비 바닥에 살짝 눌어붙은 밥알은 긁어먹는 재미까지 더했다.

칼국수를 다 먹고 난 후 볶아먹는 볶음밥
칼국수를 다 먹고 난 후 볶아먹는 볶음밥

배가 불렀지만, 볶음밥을 남길 수는 없었다. 숟가락을 놓지 못하고 계속해서 볶음밥을 입으로 가져갔다. 정말이지, 신의 한 수라고 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여사장님께서 직접 담그신 콩으로 만든 콩국수도 인기 메뉴라고 귀띔해주셨다. 겨울에는 직접 농사지은 콩으로 만든 손두부도 맛볼 수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꼭 콩국수와 손두부를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색면의 효능에 대한 안내
삼색면의 효능에 대한 안내

계산을 하려고 하자, 여사장님께서는 환한 미소로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물어보셨다. “네,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답하자, 여사장님께서는 “다음에 또 오세요.”라며 따뜻하게 배웅해주셨다.

식당을 나서면서, 왠지 모를 든든함과 따뜻함이 느껴졌다.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몸과 마음이 모두 풍족해진 기분이었다. 특히, 과식을 부르는 맛은 다이어트를 잠시 잊게 할 정도였다. 박연생가나 육군종합행정학교를 방문하는 길에 들러 식사하기에 좋은 위치인 듯했다.

식당 주변 풍경
식당 주변 풍경

영동 칼국수 맛집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정겨운 고향의 맛과 따뜻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난계사 주변을 여행하다 우연히 들른 식당이었지만, 맛과 정에 흠뻑 취해버렸다. 다음에 영동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다시 들러 이번에 맛보지 못했던 콩국수와 손두부를 맛봐야겠다. 그리고 그 따뜻한 미소와 푸근한 인심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다.

식당 주변에 핀 꽃
식당 주변에 핀 꽃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영동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맛있는 칼국수와 따뜻한 인심 덕분에 더욱 행복했던 하루를 마무리했다. 영동은 맛과 멋, 그리고 정이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고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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