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그 이름만으로도 설렘을 안겨주는 곳. 용산역에서 ITX-청춘 열차에 몸을 싣고, 2층 좌석에 앉아 창밖 풍경을 감상하는 동안, 잊고 지냈던 낭만이 서서히 깨어나는 듯했다. 종착역인 남춘천역에 내려, 춘천 여행의 첫 번째 목적지인 닭갈비 식당으로 향했다. 춘천에 왔으니 당연히 닭갈비를 먹어야지!
역에서 150m 남짓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남춘천닭갈비’는, 겉모습부터가 여느 닭갈비집과는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화려한 간판이나 세련된 인테리어 대신,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정겨운 외관이 오히려 편안함을 주었다. 마치 오랜 친구 집에 놀러 온 듯한 기분이랄까.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이었음에도,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무뚝뚝한 듯하지만 친절한 사장님 내외분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테이블은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었고, 밥때를 살짝 비껴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을 보니, 이곳이 남춘천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진정한 맛집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메뉴판은 간결했다. 닭갈비, 치즈 닭갈비, 닭내장, 막국수. 닭갈비 전문점다운 메뉴 구성에 신뢰감이 갔다. 나는 기본 닭갈비 2인분에 우동사리를 추가했다. 잠시 후, 커다란 원형 철판 위에 닭갈비와 채소가 푸짐하게 담겨 나왔다. 붉은 양념이 닭고기와 채소에 골고루 버무려진 모습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게 했다.

사장님은 능숙한 솜씨로 닭갈비를 볶아주셨다. 철판 위에서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매콤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젓가락을 들고 기다리는 동안, 어릴 적 가족들과 함께 닭갈비를 먹으러 갔던 추억이 떠올랐다. 춘천 닭갈비는 단순한 음식을 넘어, 내겐 소중한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존재다.
닭갈비가 어느 정도 익자, 사장님은 우동사리를 넣고 함께 볶아주셨다. 쫄깃한 우동 면발에 매콤한 양념이 배어, 그 맛이 더욱 풍성해졌다. 닭갈비를 한 입 먹어보니,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닭고기는 잡내 없이 부드러웠고, 양념은 짜거나 맵지 않고 딱 적당했다. 인위적인 단맛이나 조미료 맛이 느껴지지 않는,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었다.

특히, 함께 나온 물김치가 닭갈비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시원하고 깔끔한 물김치 국물은, 매콤한 닭갈비의 맛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아삭한 무와 배추를 함께 먹으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나는 물김치를 세 번이나 리필해서 먹었다.
쌈 채소도 신선했다. 특히, 깻잎의 향긋한 향이 닭갈비와 잘 어울렸다. 닭갈비를 깻잎에 싸서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일품이었다. 넉넉하게 주신 상추도 신선함을 자랑했다.
닭갈비를 다 먹고 난 후, 볶음밥을 주문했다. 이곳은 특이하게 흰쌀밥이 아닌 흑미밥으로 볶음밥을 만들어 준다. 흑미 특유의 고소한 향이 닭갈비 양념과 어우러져, 더욱 특별한 볶음밥을 맛볼 수 있었다. 볶음밥을 볶을 때, 남은 닭갈비 양념에 사장님만의 비법 소스를 더해, 그 맛이 더욱 깊고 풍부했다.

볶음밥을 얇게 펴서 철판에 눌어붙게 한 후, 숟가락으로 긁어먹는 맛은, 정말 최고였다. 나는 볶음밥을 두 개나 주문해서 싹싹 긁어먹었다. 배가 불렀지만,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자, 사장님께서 환하게 웃으시며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물으셨다. 나는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춘천에 다시 오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사장님은 “다음에 오실 때는 꼭 닭내장도 한번 드셔보세요. 닭갈비 못지않게 맛있답니다.”라며 인사를 건네셨다. 아, 닭내장!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메뉴였다. 다음 방문 때는 꼭 닭내장을 먹어봐야지. 6시쯤 되니 닭내장이 품절될 정도로 인기 메뉴라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됐다.
식당을 나서, 바로 뒤에 있는 충혼공원 산책길을 따라 걸었다. 배부른 배를 두드리며, 춘천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니, 저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남춘천닭갈비’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기본에 충실한 맛과 푸짐한 인심,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가 돋보이는 곳이었다. 마치 고향에 온 듯한 푸근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남춘천역을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춘천역에서 서울로 향하는 ITX-청춘 열차에 다시 몸을 실었다.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을 바라보며, 오늘 맛보았던 닭갈비의 여운을 곱씹었다. 춘천은 역시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자연이 어우러진, 매력적인 도시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춘천 여행을 와야겠다. 그리고 ‘남춘천닭갈비’에서 닭내장도 꼭 먹어봐야지.
남춘천닭갈비는, 내 기억 속에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춘천 맛집으로 자리 잡았다.

총평
* 맛: ★★★★☆ (기본에 충실한 깔끔하고 담백한 닭갈비 맛. 물김치와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 가격: ★★★☆☆ (1인분에 16,000원으로, 가격은 다소 높은 편이지만, 맛과 양을 고려하면 아깝지 않다.)
* 분위기: ★★★★☆ (정겨운 분위기의 노포.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 서비스: ★★★★★ (사장님 내외분의 친절한 서비스가 인상적이다.)
* 재방문 의사: 100% (춘천에 다시 방문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맛집이다.)
꿀팁
* 닭갈비를 주문할 때, 우동사리를 추가하면 더욱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 닭갈비를 다 먹고 난 후, 볶음밥은 필수 코스다. 특히, 흑미볶음밥은 꼭 먹어봐야 한다.
* 여럿이 방문한다면, 닭갈비와 함께 닭내장을 주문하여 함께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 식당 바로 뒤에 있는 충혼공원 산책길을 따라 걸으며, 춘천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 주차는 주변 골목에 적당히 해야 한다.